Executive Summary

빅테크를 뺀 미국 기업에 인공지능이 가져다준 재무적 성과는 0이라는 문장이 주말 사이 세계를 돌았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로크가 차트 다섯 장짜리 일일 노트에 적은 첫 문장이다. 그 문장이 틀렸는지부터 짚자면, 슬로크의 수치는 전부 맞다. 어긋나는 자리는 차트가 보여 준 것과 헤드라인이 말한 것 사이에 있고, 그 사이에 네 개의 선택이 들어가 있다.

다섯 장을 원본 이미지로 내려받아 눈금을 읽었다. 널리 인용된 '55만 달러에서 출발'은 선의 출발점이 아니라 3년에 걸친 하락이 끝나는 바닥값이고, S&P 493(S&P 500에서 매그니피센트 7을 뺀 493곳)의 이익률도 팬데믹 이전보다 조금 높다. 지출 집중도 표는 일곱 줄인데 보도는 위 두세 줄만 옮겼다. 아래 세 줄에는 AI가 아닌 항목도 똑같이 집중돼 있다고 적혀 있고, 그 표와 다음 장은 상장 대기업이 아니라 미국 법인카드 회사 램프의 고객사 자료다. 다섯 장은 서로 다른 세 집단을 오가는데, 그 가운데 두 장만 S&P 493을 담는다.

아흐레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제러미 피어스가 같은 이름의 지표를 상장사 공시로 다시 계산해 2010년대의 세 배라는 정반대 결론을 냈다. 두 사람이 쥔 원자료는 같은 성격이었고, 갈린 것은 물가 보정 기준과 모집단과 무엇을 측정하느냐였다. 여기까지가 사실이다. 여기서부터는 해석이다. '효과가 0'이라는 문장과 '전사 손익계산서가 그 크기를 분해하지 못한다'는 문장은 산술이 다르고, 뒤쪽이 지금 자료가 떠받칠 수 있는 전부다. 경영진에게 "우리 회사에서는 되고 있다"고 말하려는 쪽이 먼저 채워야 하는 것은 더 큰 수치가 아니라 네 칸이다. 어느 시점부터 측정하는가, 무엇을 그 이름으로 부르는가, 안 쓴 쪽을 같이 기록했는가, 누구를 측정하는가.

연 1.6% / 연 0.9%

2019년 1분기 이후 1인당 매출 증가율 — 매그니피센트 7과 S&P 493

빅테크가 약 1.8배 빠르다. 그 격차는 사실이고, "하나는 오르고 하나는 0"은 사실이 아니다

9.5% → 10.3%

S&P 493 이익률, 2019년에서 최근까지

약 0.8%p 올라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 그 사이에 6.5%의 골과 11.7%의 봉우리가 있었다

91.8%

AI를 뺀 SaaS 지출에서 상위 10% 기업이 차지한 몫

AI 지출 집중도 99.5%를 실은 바로 그 표의 아래쪽 줄이다. 대조군이 같이 인쇄돼 있었다

연 2.2%

뉴욕 연준이 1인당 매출로 계산한 2019~2025년 증가율

2010년대는 연 0.7%였다. 같은 이름의 지표가 아흐레 차이로 반대 답을 냈다

1

차트 다섯 장이 주말 사이 한 문장이 되기까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데일리 스파크(Daily Spark)는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매일 내는 차트 노트다. 2026년 10월 24일 자는 차트 다섯 장에 짧은 글머리말이 붙은 분량이었다. 성격은 종합 연구 보고서보다 일일 메모에 가깝다. 짧은 메모에 종합 연구의 무게를 얹은 쪽은 슬로크보다 그것을 옮긴 보도였다.

그 노트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나란히 놓는 데서 시작한다. 둘은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첫 문장 — "Despite massive investments and widespread hype around artificial intelligence, the technology has delivered zero financial payoff to corporate America outside of tech."
인공지능을 둘러싼 막대한 투자와 광범위한 기대에도, 이 기술은 기술업계 밖 미국 기업에 재무적 성과를 전혀 가져다주지 않았다.

마지막 문장 — "The bottom line is that the AI story will be decided in the S&P 493, not the Mag 7, and so far, there is no evidence that revenue growth or margins are improving outside the tech sector."
결론은 AI 이야기의 승부가 매그니피센트 7이 아니라 S&P 493에서 난다는 것이고, 지금까지는 기술업계 밖에서 매출 성장이나 이익률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

여기서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메타·테슬라를 가리키고, S&P 493은 S&P 500에서 그 일곱 곳을 뺀 493곳을 가리킨다. 빅테크의 실적이 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걷어내고 보려고 쓰는 구분이다. 두 문장으로 돌아오면, 앞은 효과가 없다는 단정이고 뒤는 개선의 증거가 없다는 관찰이다. 영어로도 'zero payoff'와 'no evidence ... improving'은 다른 문장이다. 세계를 돈 것은 앞 문장이었다. 블룸버그의 기사 제목이 "AI Provides Zero Payoff to S&P 493 Outside Tech"였다. 한국어권에서는 AI타임스가 이 노트를 전하면서 '효과가 0'인 것과 '효과가 안 보이는' 것은 다르다는 점, 그리고 투자 규모와 적용 업무, 절감액 자료가 빠져 있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이 글의 6절이 이어받는 구분이 그것이다. 슬로크 자신도 노트 안에서는 더 신중한 자리로 내려와 있었다.

그리고 다섯 장은 한 집단의 기록이 아니다. 어느 장이 누구를 다루는지를 먼저 정리하면 이후의 모든 이야기가 제자리를 찾는다. 아래 표가 이 글 전체의 지도다.

차트 무엇을 담나 모집단 출처 줄
1 1인당 매출 S&P 500 상장사 (매그니피센트 7과 S&P 493으로 가름) 블룸버그, 매크로본드
2 이익률 위와 같음 블룸버그, 매크로본드
3 총요소생산성(TFP)과 시간당 산출 미국 비농업 부문 전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미 노동통계국
4 AI 지출 집중도 램프 고객사 (8만 5천 개 이상 사업자, 대부분 중소·중견) 램프 수석 이코노미스트
5 자본 조달 형태 위와 같음 램프 AI 인덱스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 2026년 10월 24일 자의 차트 다섯 장을 모집단 기준으로 정리했다. 램프는 미국 법인카드·지출관리 회사이고, 차트 4·5는 그 고객사의 카드 거래 자료다.

지도를 펴 놓고 보면 한 가지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노트의 마지막 문장은 "AI 이야기는 S&P 493에서 판가름 난다"로 끝나는데, 다섯 장 가운데 뒤의 두 장은 S&P 493을 아예 다루지 않는다. 차트 3은 미국 경제 전체이고, 차트 4·5는 미국 중소·중견기업의 법인카드 거래다. 결론 문장이 가리키는 집단을 실제로 측정한 것은 앞의 두 장뿐이다. 이 글의 2절부터 4절까지가 그 세 모집단을 한 장씩 따라간다.

다섯 장 가운데 둘에는 내력이 있다. 확인된 범위에서, 집중도 표는 아폴로가 9월 24일에 낸 다른 노트에, 생산성 차트는 10월 5일에 낸 또 다른 노트에 이미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 아폴로 쪽 1차 확인이 되지 않아 단정하지는 않는다. 차트를 다시 쓰는 것은 애널리스트 노트의 흔한 관행이고 그 자체로 흠잡을 일은 없다. 다만 10월 5일 노트의 마지막 문장이 눈에 남는다. "The productivity payoff from AI remains a forecast rather than an observation." 생산성 측면의 AI 성과는 관찰이 아니라 아직 예측이라는 말이다. 같은 저자가 열아흐레 전에는 그렇게 적었다.

2

출발점을 2019년에 두면 그림이 달라진다

첫 번째 선택은 기준 시점이다. 차트 1은 1인당 매출을 담는다. 매출을 임직원 수로 나눈 값이고, 2019년 4분기 물가 기준으로 보정돼 있다. 보도가 옮긴 문장은 대체로 하나였다. 빅테크 7곳은 2022년 약 55만 달러에서 2026년 약 80만 달러로 올랐고, 나머지 493곳은 2019년부터 약 52만 5천 달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본 이미지를 열어 눈금을 따라가면 두 문장 모두 선의 모양과 어긋난다.

매그니피센트 7의 선은 2022년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2019년 1분기 약 69만 7천 달러에서 출발한다. 55만~56만 달러대는 출발점이 아니라 2023년 1분기의 바닥값(약 56만 5천 달러)이고, 그 자리는 3년에 걸친 하락이 끝나는 맨 밑이다. 그 하락은 AI와 무관하다. 팬데믹 뒤 빅테크가 인력을 크게 늘린 시기의 끝자락이고, 분모가 커지면 1인당 매출은 내려간다. 아래 표가 원본에서 읽은 값이다. 눈금 판독이라 모든 값에 '약'을 붙인다.

시점 매그니피센트 7 S&P 493
2019년 1분기 (선의 출발점) 약 69만 7천 달러 약 49만 3천 달러
2020년 1분기 (팬데믹 급등) — 약 52만 8천 달러
2021년 (S&P 493 바닥) — 약 46만 4천 달러
2022년 4분기 (S&P 493 고점) — 약 54만 8천 달러
2023년 1분기 (매그니피센트 7 바닥) 약 56만 5천 달러 —
최근 약 78만 5천 달러 약 52만 7천 달러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 2026년 10월 24일 자 차트 1의 원본 이미지에서 눈금을 읽은 값이다. 가로축 마지막 라벨은 2026년 1분기인데 선은 그보다 더 이어져 있어, 마지막 점의 분기를 특정하지 않고 '최근'으로 적는다. 세 리서치 트랙이 따로 읽은 값이 5 이내에서 일치했다.

같은 값을 선으로 그리면 두 집단의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아래 도식은 세로축을 0에서 시작하게 그렸다. 아폴로 원본 차트의 세로축은 45만 달러에서 시작하는데, 그렇게 자르면 두 선 사이의 간격이 실제 비율보다 커 보인다. 어느 쪽이 옳다고 가릴 일은 없다. 금융 차트에서 축을 자르는 것은 흔한 선택이고, 다만 그 선택이 그림의 인상을 바꾼다는 사실은 적어 둘 만하다.

0 45만 80만 2019 2023 최근 1인당 매출 (2019년 4분기 물가 기준, 달러) 선의 출발점 약 69.7만 보도가 출발점으로 쓴 바닥 약 56.5만 매그니피센트 7 S&P 493 아폴로 원본 차트의 세로축은 이 점선(45만)에서 시작한다

표의 판독값을 이은 개략도다. 중간 분기의 모든 값을 담지는 않았고, 세로축은 비율을 그대로 보이려고 0부터 그렸다.

선 전체를 보면 산술이 달라진다. 매그니피센트 7은 2019년 1분기에서 최근까지 약 12.6% 올랐고, 햇수로 나누면 연 1.6% 안팎이다. 2023년 1분기 바닥에서 재면 같은 선이 약 38.9% 오른 것이 된다. 같은 선, 같은 끝점, 두 배 넘게 다른 숫자다. 널리 인용된 "55만에서 80만"은 뒤쪽 기준이다.

S&P 493 쪽도 마찬가지다. "2019년부터 움직이지 않았다"는 서술은 그 사이의 진폭을 지운다. 선은 2020년 1분기에 팬데믹 급등으로 한 번 뛰었다가 2021년에 약 46만 4천 달러까지 내려갔고, 2022년 4분기에 약 54만 8천 달러로 올랐다. 바닥에서 고점까지가 약 18.1%다. 그 구간은 팬데믹 재개와 물가 전가가 겹친 시기다. 끝에서 끝까지는 약 6.9%, 연 0.9% 안팎이다. 평평한 것이 아니라 올라갔다 내려온 뒤 조금 위에 있다.

공정하게 적어 둔다. 매그니피센트 7이 더 빨리 오른 것은 사실이다. 연 1.6% 대 연 0.9%로 약 1.8배다. 이 글은 그 격차를 부인하지 않는다. 부인하는 것은 "하나는 오르고 하나는 0"이라는 이분법이다. 1.8배의 격차와 "한쪽은 0"은 서로 다른 주장이고, 차트가 떠받치는 것은 앞쪽이다.

2.1선이 평평하다는 것이 담은 정보는 생각보다 좁다

슬로크의 노트에 없는 이야기를 하나 덧붙인다. 1인당 매출은 분자가 매출이고 분모가 사람 수다. 이 값이 올라가려면 매출이 늘거나 사람이 줄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기업 손익에 가장 먼저 닿는 경로가 인력 절감이라면, 1인당 매출은 그 효과가 가장 먼저 올라오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분모 쪽이 아직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AI를 도입한 기업의 66%는 도입 목적이 인력 보강이라고 답했고 고용 감축이 목적이라고 답한 곳은 2%였다. 사람 수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선이 평평하다면, 그 평평함이 담은 정보는 "매출 쪽에서도 아직 안 보인다"로 좁혀진다. "AI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와는 다른 문장이다. 지표가 담을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넘어서까지 읽으면, 그 순간부터는 차트가 아니라 독자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3

'그대로'는 눈으로 본 낱말이다

두 번째 선택은 정의다. 차트 2는 두 집단의 이익률을 분기마다 찍은 선이고, 보도는 그 선을 "30% 대 10%로 벌어진 채 그대로"라고 옮겼다. 두 숫자는 끝점에서 대체로 맞다. 문제는 '그대로'다. 그 말은 차트에 인쇄된 값이 아니라 선의 기울기를 눈으로 본 뒤 고른 낱말이다. 눈금을 따라가면 다른 숫자가 나온다.

시점 매그니피센트 7 S&P 493
2015년 (선의 출발점) 약 11% 약 8.4%
2019년 — 약 9.5%
2020년 2분기 (팬데믹 바닥) — 약 6.5%
2022년 1분기 약 22.4% 약 11.7% (이 시리즈 최고)
2023년 약 13.9% (3분기) 약 9.3%
최근 약 29.8% 약 10.3%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 2026년 10월 24일 자 차트 2의 원본 이미지 판독값이다. 매그니피센트 7의 2019년 값은 트랙마다 읽은 값이 크게 갈려 싣지 않았다.

S&P 493의 이익률은 2019년 약 9.5%에서 최근 약 10.3%다. 약 0.8%p 올랐고,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 중간에는 2020년 2분기 약 6.5%까지 떨어졌다가 2022년 1분기에 약 11.7%로 이 시리즈의 최고점을 찍었다. 그 뒤 2023년에 약 9.3%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와 있는 것이 지금 자리다. 선이 그리는 모양은 깊은 골짜기와 높은 봉우리에 가깝다.

아래 도식에는 매그니피센트 7의 선을 같이 올렸다. 두 선의 높이 차이는 한눈에 들어오지만, 정작 눈여겨볼 곳은 높이가 아니라 가운데 음영 구간이다. 두 집단 모두 선이 가장 크게 움직인 자리가 거기에 몰려 있다.

0% 10% 20% 30% 2015 2019 2022 최근 음영 구간이 챗GPT 공개 이전의 큰 계단이다 2019년 약 9.5% 최근 약 10.3% 매그니피센트 7 S&P 493

위와 같은 방식으로 그린 개략도다. 매그니피센트 7의 선은 값이 확정된 지점만 이었고, 가운데 음영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를 가리킨다.

매그니피센트 7 쪽에서는 더 중요한 사실이 나온다. 이 집단의 이익률이 크게 올라간 계단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다. 약 11%에서 약 22.4%로 두 배가 된 구간이고, 챗GPT가 공개되기 전이며 기업용 AI 도입이 시작되기 전이다. 그 뒤 2023년 3분기에는 약 13.9%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 최근 약 29.8%가 됐다. 두 집단 모두 큰 움직임은 AI 이전에 먼저 일어났다. 차트 2는 AI 효과의 증거로도, 반증으로도 쓰기 어렵다.

한 가지가 더 있다. 차트 1은 2019년 1분기부터 시작하고 차트 2는 2015년 1분기부터 시작한다. 같은 노트 안에서 두 장의 비교 기준 연도가 다르다. 나란히 놓인 두 장을 같은 잣대로 읽고 있다고 가정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차트 2의 '이익률'이 순이익률인지 영업이익률인지 매출총이익률인지는 차트에 적혀 있지 않다. 이 공백은 5절에서 다시 걸린다. 뉴욕 연준이 같은 기간에 계산한 이익률은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고, 정의가 다르면 같은 기업의 같은 분기도 다른 숫자가 된다.

4

같은 표 아래 세 줄이 대조군이다

세 번째 선택은 대조군이다. 노트의 네 번째 장은 지출 항목별로 상위 10% 기업이 얼마나 많은 몫을 차지하는지 보여 주는 표다. 보도가 옮긴 것은 위의 두세 줄이었다. 모델 서빙·추론 지출의 99.5%, 오픈AI와 앤트로픽에 쓴 돈의 95.6%를 상위 10%가 가져갔다는 숫자다. 두 값 모두 표에 그대로 인쇄돼 있고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표는 일곱 줄이다.

지출 항목 상위 10% 기업 하위 90% 기업
모델 서빙·추론 99.5 0.5
네오클라우드 99.0 1.0
클라우드 컴퓨팅 95.7 4.3
오픈AI + 앤트로픽 95.6 4.4
SaaS (AI 제외) 91.8 8.2
유료 광고 91.9 8.1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84.2 15.8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 2026년 10월 24일 자 차트 4의 일곱 줄 전부. 오렌지로 표시한 세 줄이 보도에 주로 인용된 AI 항목이고, 굵게 표시한 아래 세 줄이 AI가 아닌 항목이다. 네오클라우드는 GPU를 빌려주는 신흥 클라우드를 가리킨다.

AI와 무관한 기업 소프트웨어 지출도 상위 10%가 84%에서 92%를 가져간다. AI 세 항목(모델 서빙·추론, 네오클라우드, 오픈AI+앤트로픽)의 단순 평균은 98.0%, 비-AI 세 항목(SaaS·유료 광고·고객관리 소프트웨어)의 단순 평균은 89.3%다. 격차는 8.7%p다. 가중치 없이 세 줄씩 단순 평균한 값이라고 밝혀 둔다.

99.5%가 91.8%보다 높은 것은 맞다. 다만 그 차이는 한 자릿수 퍼센트포인트이고, 같은 표가 말하는 더 큰 사실은 따로 있다. 지출 집중은 AI의 특징이 아니라 기업 소프트웨어 지출의 평상시 분포다. "AI는 극소수 기업만 쓴다"를 이 표로 입증하려면, 같은 논리로 "고객관리 소프트웨어도 극소수만 쓴다"가 따라 나와야 한다. 대조군을 같은 표에 인쇄해 둔 쪽은 아폴로다. 그래서 바깥에서 이 재검증이 가능했다.

이 표에 없는 것이 셋 더 있다. 단위가 적혀 있지 않고, 집계 기간도 적혀 있지 않으며, '상위 10%'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진 상위인지도 적혀 있지 않다. 총지출 규모인지, 항목별 지출인지, 기업 규모인지에 따라 같은 자리에 다른 기업들이 들어온다. 문제는 숫자의 크기보다 그 숫자가 무엇의 몫인지 재구성할 수 없다는 데 있다.

4.1큰손은 S&P 493 밖에 있다고 노트 자신이 적는다

다섯 번째 장은 AI 지출 강도별로 기업의 자본 조달 형태를 나눈 그림이다. AI에 가장 많이 쓰는 상위 1% 기업의 80.4%가 벤처 투자를 받은 회사다. 중앙값 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13.1%다. 열에 여덟이 벤처 투자를 받았다는 것은, AI 지출을 끌고 가는 쪽이 상장 대기업이 아니라는 뜻이다.

금액 쪽도 같은 방향이다. 램프가 집계한 2026년 9월 1인당 월 AI 지출은 중앙값 기업이 15.70달러, 상위 10%가 813.43달러, 상위 1%가 9,567.53달러다. 중앙값과 상위 1%의 차이가 약 609배다. 같은 나라, 같은 달, 같은 집계 안에서 세 자릿수 배의 거리가 벌어져 있다.

여기서 한 줄이 나온다. 쓰지 않은 돈의 수익률은 0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는다. S&P 493의 재무제표에서 AI 효과가 보이지 않는 것은 결론이라기보다 전제에 가깝다. 분자에 해당할 지출이 그 집단 밖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슬로크가 이 차트를 쓴 의도는 다른 쪽이었을 것이다. AI가 아직 경제의 아주 작은 부분에 갇혀 있다는 뜻으로 읽으면 이 차트의 해석은 타당하다. 다만 그 사실이 앞 문장의 '0'을 떠받치지는 못한다.

이 절의 수치를 쓸 때 반드시 함께 적어야 할 조건이 셋이다. 첫째, 차트 4·5의 자료는 램프 고객사 거래다. 램프는 미국 법인카드·지출관리 회사이고, 공개 기준 8만 5천 개 이상 사업자가 고객이며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이다. 상장 대기업 집계가 아니므로 "미국 기업의 99.5%"처럼 옮기면 그 순간 이 글이 비판하는 일을 하게 된다. 둘째, "벤처 투자를 받았다"는 그 돈이 AI 지출에 쓰였다는 뜻까지 담지는 않는다. 자금 조달 형태를 보여 줄 뿐이다. 셋째, 램프는 무료 도구나 개인 계정으로 결제되는 지출을 집계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그 몫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됐다. 1차 확인은 되지 않아 보도를 인용하는 선에서 적는다.

5

아흐레 전, 뉴욕 연준은 같은 지표를 반대로 읽었다

네 번째 선택은 모집단이다. 그리고 이 선택이 무엇을 하는지 보여 주는 실험이 마침 공개돼 있다. 슬로크의 노트보다 아흐레 앞선 2026년 10월 15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블로그 리버티 스트리트 이코노믹스에 제러미 피어스의 글이 올라왔다. 다룬 지표의 이름이 같다. 1인당 매출이다. 원자료의 성격도 같다. 상장사 공시다. 결론은 반대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건물 — 33 리버티 스트리트, 맨해튼 금융지구
▲ 피어스가 이 글을 올린 리버티 스트리트 이코노믹스를 운영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33 리버티 스트리트. | Source: Beyond My Ken,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지표 2010~2019년 2019~2025년
실질 1인당 매출 (컴퓨스탯 상장사) 연 0.7% 연 2.2%
매출총이익률 34% 37%
영업이익률 16% 18%

제러미 피어스, 리버티 스트리트 이코노믹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2026년 10월 15일. 컴퓨스탯은 상장사 재무 데이터베이스를 가리킨다. 이익률 두 줄은 기간 양 끝의 수준이다.

같은 이름의 지표가 한쪽에서는 "7년 동안 사실상 제자리"가 되고 다른 쪽에서는 "2010년대의 세 배로 가속"이 된다. 1인당 매출 증가율이 연 0.7%에서 연 2.2%로 올랐다는 것이 피어스의 계산이고, 그 배수가 3.1배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반박하지도 않았고, 어느 한쪽이 자료를 잘못 보지도 않았다. 갈린 자리는 세 군데다.

갈린 자리 슬로크 (아폴로) 피어스 (뉴욕 연준)
물가 보정 기준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일괄 보정 산업별 산출물 가격으로 보정
모집단 S&P 500 (금융 포함) 컴퓨스탯 제조·서비스업 (금융·부동산·유틸리티·농업·공공 제외)
무엇을 계산하나 차트 위 수준(달러)의 기울기 연 증가율(%)
이익률 정의 차트에 적혀 있지 않음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

네 번째 줄은 3절에서 적은 공백이다. 슬로크 쪽 이익률의 정의가 차트에 없어 두 분석을 같은 자리에서 맞댈 수 없다.

물가 보정 기준부터 보자. 산업별 산출물 가격으로 보정하면 가격이 많이 오른 산업의 매출 증가가 깎이고,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일괄 보정하면 전 산업에 같은 잣대가 적용된다. 모집단도 결정적이다. 금융·부동산·유틸리티를 빼느냐 넣느냐에 따라 '미국 상장사의 평균'이라는 말이 전혀 다른 기업 묶음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증가율을 계산하는 것과 차트 위 수준의 기울기를 보는 것은 다른 작업이다. 앞쪽은 숫자가 나오고 뒤쪽은 낱말이 나온다. 3절에서 본 '그대로'가 바로 뒤쪽에서 나온 낱말이었다.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적어야 한다. 첫째, 피어스는 이 가속을 AI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보고한 것은 연구개발 집약도와의 상관이다. 2019년에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10%p 높았던 기업이 2019~2025년에 영업마크업 성장률이 약 0.7%p 높았다는 식이다. 인과는 후속 과제로 남겨 두었다. 피어스를 '슬로크 반박'으로 내세우면 이 글이 피하려는 바로 그 오류를 저지르게 된다. 둘째, 피어스의 표본도 매그니피센트 7을 따로 떼어 내지 않는다. 그의 연 2.2%에는 빅테크가 섞여 있다. 모집단 문제는 한쪽만의 결함이 아니고, 그래서 이 글은 "누가 이겼나"로 끝나지 않는다.

숫자를 옮길 때 한 가지 함정이 있다. '2.2%'라는 값이 이 논쟁에 두 번 나오는데 서로 다른 지표다. 하나는 피어스의 1인당 매출 2019~2025년 연 2.2%이고, 2010년대 0.7%의 3.1배라는 맥락에서 나온다. 다른 하나는 미 노동통계국의 시간당 산출이 2026년 2분기에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2% 올랐다는 값이고, 2010년대 평균 약 1%의 두 배라는 맥락에서 나온다. 종착 숫자가 우연히 같을 뿐이다. 둘을 섞으면 같은 수치가 두 지표를 동시에 가리키는 것처럼 읽히므로, 이 글은 2.2%를 쓸 때마다 지표 이름을 앞에 붙였다.

6

효과가 0인 것과 안 보이는 것은 다르다

네 개의 선택을 다 따라왔으니 남은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지금 자료로 무엇까지 말할 수 있는가. 이 절은 그 상한을 숫자로 받아 본다. 결론을 먼저 적자면, 분기마다 나오는 거시 지표는 지금 크기의 AI 신호를 분해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6.1신호의 크기를 거칠게 측정해 본다

세 숫자에서 출발한다. 첫째, 미국 인구조사국 조사에서 AI를 쓴다고 답한 기업은 23.8%다(2026년 10월 4일 기준 2주). 고용 규모로 가중하면 32%, 250인 이상 기업만 보면 약 37%다. 둘째, 도입한 기업 가운데 57%는 세 개 이하의 업무 기능에서만 쓴다. 셋째, 램프 고객사 중앙값 기업의 1인당 AI 지출은 월 약 16달러, 연으로 환산하면 약 188달러다. 세 숫자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AI를 쓰는 기업의 수도, 한 기업 안에서 AI가 닿은 업무의 수도, 거기에 들어간 돈의 크기도 아직 작다. 전사 손익계산서가 받아 적을 면적이 그만큼 좁다.

이 가운데 마지막 숫자를 S&P 493의 1인당 매출(약 52만 7천 달러)에 대 보면 연 188달러는 0.04%에도 못 미친다. 다만 이 대조는 서로 다른 두 모집단을 맞댄 것이라 정확한 비율이 아니다. 램프 고객사는 중소·중견기업이고 S&P 493은 상장 대기업이다. 그래서 이 값은 비율이 아니라 자릿수로만 쓴다. 이렇게 적어 두는 일이 이 글이 내내 말해 온 방법 그 자체다. 모집단이 다른 두 수를 나눠 놓고 조건을 적지 않으면, 그 순간 이 글은 1절에서 지적한 일을 스스로 하게 된다.

거시 추정치 쪽에서도 같은 자릿수가 나온다. 대런 아세모글루의 수정판 추정에서 AI의 10년 누적 총요소생산성 효과는 0.53~0.66%다. 연율로 바꾸면 연 0.05~0.07%p다. 그런데 가동률을 조정한 총요소생산성은 한 해 사이에 플러스 2%대와 마이너스 2%대 사이를 오간다. 폭으로 치면 4%p 안팎이다. 그 폭을 연 0.05~0.07%p로 나누면, 찾으려는 신호는 진폭의 대략 60분의 1에서 80분의 1에 해당한다. 가정을 전부 적어 둔 거친 상한 추정이다. 정밀하게 쓸 값은 못 된다. 다만 자릿수는 바뀌지 않는다. 이 크기의 신호를 분기 지표로 찾겠다는 것은, 파도가 치는 수면에서 몇 밀리미터의 수위 변화를 읽겠다는 말과 같다.

6.2생산성에 신호가 있는지는 어느 지표를 고르느냐에 달려 있다

노트의 세 번째 장은 미국 비농업 부문 전체의 생산성이다. 여기서도 '정의'라는 두 번째 선택이 다시 걸린다. 생산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지표가 셋인데, 셋이 서로 다른 답을 준다.

  • 가동률 조정 총요소생산성은 2026년 1분기와 2분기 모두 마이너스다. 이 계열은 소급 수정이 잦아 소수점 값은 적지 않는다.
  • 조정하지 않은 총요소생산성은 최근 4분기 누적으로 약 +1.1%다.
  • 노동통계국의 시간당 산출은 2026년 2분기에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2%로, 2010년대 평균 약 1%의 두 배다.

차트 3이 이 가운데 어느 계열을 썼는지는 노트에 적혀 있지 않다. 리서치 세 트랙이 각각 다르게 추정했고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글도 단정하지 않는다. 적어 둘 수 있는 것은 공백 자체다. 생산성 통계에 AI 신호가 있느냐는 질문의 답이, 질문에 들어간 지표 이름에 따라 뒤집힌다.

6.3정의 하나가 숫자를 두 배로 만든 사례

정의가 숫자를 움직인다는 말을 추상적으로 둘 필요는 없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기업동향전망조사(BTOS)는 2025년 11월 17일에 AI 문항을 바꿨다. 그전까지는 "재화·서비스 생산에 AI를 사용하는가"를 물었고, 그 뒤로는 "어떤 업무 기능에서든 AI를 사용하는가"를 묻는다. 그러자 보고된 사용률이 사실상 두 배가 됐다. 같은 조사, 같은 기업, 다른 정의다.

그래서 이 글은 2025년 11월 이전 수치와 이후 수치를 직접 비교하지 않는다. "1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고 적으면 방법론이 끊긴 자리를 숨기는 일이 된다. 조사 기관 스스로 문항 변경을 공지해 두었으니 이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다. 사내 지표에서는 보통 그런 공지가 남지 않는다.

6.4J-커브를 무한 유예로 쓰지 않으려면

"아직 이르다"는 반론에는 역사적 근거가 있다. 전기 모터는 등장 후 약 40년, 컴퓨터 자본은 집적회로 이후 25년 이상 지나서야 생산성 통계에 나타났다. 에릭 브리뇰프슨과 대니얼 록, 채드 시버슨이 정리한 생산성 J-커브는 범용기술이 도입 초기에 오히려 측정된 생산성을 끌어내린다고 설명한다. 보완적 무형자산을 쌓는 비용이 먼저 들어가고 산출은 나중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 선례대로면 2026년은 아직 이르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웨스팅하우스 M7 테슬라 교류 전동기, 1900년경 — 전기 모터가 공장 생산성에 반영되기까지 약 40년이 걸렸다
▲ 1900년 무렵의 웨스팅하우스 M7 표준 테슬라 교류 전동기. 이 세대의 전동기가 공장 생산성 통계에 나타나기까지 약 40년이 걸렸다. | Source: Daderot, Wikimedia Commons (CC0)

다만 이 가설에는 반증 조건이 같이 붙어 있어야 한다. J-커브를 세운 쪽의 기준은 이렇다. 투자가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무형자산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범용기술이 아니다. 가설을 떠받치는 것은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보완적 무형자산 투자의 증거라는 뜻이다. 새 업무 프로세스, 재훈련, 조직 재설계 같은 흔적이 길게 측정되지 않는데 투자만 이어진다면, 그때는 "아직 이르다"가 아니라 가설 쪽이 기각될 차례다.

6.5네 칸 점검표

이 논쟁에서 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실물은 결론이 아니라 점검표다. 슬로크와 피어스가 다르게 채운 칸들을 그대로 옮기면 네 개가 나온다. 어떤 AI 성과 수치를 받아 들든 이 네 칸이 채워져 있는지부터 보면, 그 수치가 무엇을 떠받칠 수 있는지 금방 가늠이 된다.

칸 묻는 것 이 논쟁에서 본 사례
기준 시점 어느 시점부터 측정하는가 2019년의 약 69만 7천 달러와 2023년 바닥의 약 56만 5천 달러
정의 무엇을 그 이름으로 부르는가 '그대로'와 +0.8%p · 조사 문항 변경 · 생산성 지표 세 가지
대조군 안 쓴 쪽을 같이 기록했는가 집중도 표의 아래 세 줄
모집단 누구를 측정하는가 S&P 500 · 미국 경제 전체 · 램프 고객사
분모 (덧붙이는 칸) 사람 수인가, 처리 건수인가, 작업 시간인가 1인당 매출의 분모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2.1절

앞의 네 칸이 이 글의 2절부터 5절에 각각 대응한다. 다섯 번째 칸은 덧붙이는 자리다.

실무로 옮기면 한 문장이다. 보고 단위를 일이 바뀐 자리로 내린다. 전사 손익계산서는 이 네 칸 가운데 어느 것도 통제하지 못한다. 기준 시점은 회계연도가 정하고, 정의는 회계 기준이 정하고, 대조군은 애초에 없고, 모집단은 법인 전체다. 한 팀, 한 업무, 그리고 아직 쓰지 않는 팀 하나를 같이 기록하는 쪽이 훨씬 작고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준다. 페블러스가 AI 지출 옆에 재작업률을 놓은 점수표에서 제안한 측정 단위를 여기서 이어받는다.

6.6반대편 증거는 아직 없다

공정하려면 반대 방향도 확인해야 한다. 슬로크의 결론을 뒤집으려면 S&P 493에 속한 비(非)빅테크 상장사가 AI 효과를 비용 절감액이나 인원, 처리 건수로 공시한 사례가 있어야 한다. 조사 범위에서 그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것은 자기보고 설문뿐이다. 매킨지 조사에서 37%가 AI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고, 딜로이트 조사에서는 3분의 2가 효율 개선을 보고했으나 매출 증가를 보고한 곳은 20%였다. 둘 다 응답이고, 측정은 아직 없다.

'없음'도 결론이다. 억지로 사례를 만들어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 다만 이 없음이 말해 주는 것은 "AI가 효과가 없다"가 아니라 "공개 공시에 그 자리가 아직 없다"는 쪽이다. 회사가 측정하지 않은 것은 공시될 수 없고, 측정하려면 그 전에 네 칸이 채워져 있어야 한다.

같은 표를 끝까지 읽은 분석은 영어권에 이미 있다. 'The Writing King'에 실린 글이 집중도 표 일곱 줄을 모두 인용하며 비슷한 논지를 폈다. 다만 그 글의 제목은 "토르스텐 슬로크가 틀렸다"이고, 이 글은 틀렸다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 다룬 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네 개의 선택이다.

7

페블러스 관심의 이유

같은 이름의 지표, 같은 성격의 원자료, 아흐레 간격, 정반대 결론. 5절의 그 장면에서 두 분석가 가운데 누구도 실수하지 않았고, 갈린 것은 세 개의 설정값이었다.

7.1진단 결과보다 진단 조건이 먼저 공개되어야 재현된다

데이터클리닉이 데이터셋을 진단할 때 하는 일이 정확히 그 설정값을 명시하는 일이다. 무엇을 모집단으로 잡았는지, 무엇으로 정규화했는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점수 하나를 내놓는 것보다 그 점수가 어떤 조건 아래서 나왔는지를 같이 내놓는 쪽이 어렵고, 그쪽이 재현 가능한 진단과 그렇지 않은 진단을 가른다. 2026년 10월의 이 논쟁은 그 차이를 공개 실험처럼 보여 줬다. 조건이 다르면 같은 원자료에서 반대 결론이 나온다.

7.2대조군은 분석 기법이 아니라 수집 단계의 설계다

4절에서 본 집중도 표가 바깥에서 재검증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AI 세 줄과 비-AI 세 줄이 같은 표에 담겨 있었다. 대조군이 기록돼 있으면 표를 만든 쪽이 의도하지 않은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사내에서 AI 성과를 측정하는 데이터가 "AI를 쓴 쪽"만 남기고 안 쓴 쪽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분석 기법을 들고 와도 그 데이터로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대조군은 분석 단계에서 만들어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집을 설계할 때 같이 남겨 두어야 하는 열이다.

7.3효과를 측정하는 조건을 정의하고 기록하는 자리

"AI가 효과가 있나"는 겉보기에 모델 질문이지만 실제로는 측정 설계 질문이다. 어떤 모델을 쓰느냐가 아니라, 성과를 어느 모집단에서 어떤 정의로 어느 시점부터 어떤 대조군과 함께 기록하느냐가 답을 결정한다. 모델을 고르는 시장은 이미 붐빈다. 그 조건을 정의하고 남기는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페블러스가 AI-Ready Data라는 말로 가리켜 온 것이 그 자리다.

이 글이 다룬 틀과 가까운 선행 사례가 둘 있다. 지표가 측정하는 대상과 라벨이 어긋난 경우는 a16z 시장 보고서를 다룬 글에서 따로 살폈고, 비율만 있고 분모가 없는 경우는 앤트로픽 신입 채용 수치를 다룬 글에서 다뤘다. 이번 경우는 결이 다르다. 차트에 찍힌 값은 전부 맞고, 어긋난 것은 그 위에 얹힌 낱말과 그 낱말이 건너뛴 네 개의 선택이다.

1절부터 6절까지는 아폴로 데일리 스파크의 차트 원본, 뉴욕 연준과 인구조사국·노동통계국의 공개 자료, 그리고 보도에서 확인한 것을 옮겼다. 그 안에서 페블러스가 셈을 더하거나 뜻을 붙인 자리는 2.1절과 6.1절처럼 그때마다 밝혔고, 7절은 전체가 해석이다. 나눠서 읽어 주시기 바란다. 차트 판독값에 '약'을 붙이고, 마지막 데이터 점의 분기를 특정하지 않고, 램프 수치마다 모집단을 다시 적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숫자를 하나 옮길 때마다 그 숫자가 무엇의 숫자인지 적는 일은 번거롭지만, 그 번거로움을 건너뛴 자리에서 '0'이 나왔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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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본문 수치의 출처를 성격별로 나눠 적는다. 1번부터 6번까지가 이 글이 다룬 노트와 그것을 옮긴 보도이고, 차트 판독값은 전부 1번의 원본 이미지에서 나왔다. 7번부터 13번까지는 비교 대상이 된 공공 통계와 학술 문헌이다. 14번은 벤더 자료임을 명기해 둔다.

1차 — 아폴로 노트와 보도

  • 1.Apollo Global Management, "No Signs of AI Payoff Outside the Tech Sector", Daily Spark, 2026년 10월 24일. apollo.com — 이 글의 1차 오라클이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차트 다섯 장, 집중도 표 일곱 줄, 자본 조달 형태 수치가 모두 여기서 나왔다. 2절과 3절의 판독값은 이 페이지에 실린 차트 원본 이미지를 내려받아 눈금을 읽은 것이다.
  • 2.Apollo Global Management, "No Signs of AI in the Productivity Data", Daily Spark, 2026년 10월 5일. 1절에 인용한 "The productivity payoff from AI remains a forecast rather than an observation"이 이 판의 마지막 문장이다. 생산성 차트의 출처로 추정되나 아폴로 쪽 1차 확인은 되지 않았다.
  • 3.Apollo Global Management, "AI Adoption Is Spreading, AI Spending Is Concentrating", Daily Spark, 2026년 9월 24일. 집중도 표의 최초 게재 판으로 추정되며, 마찬가지로 1차 확인은 되지 않았다.
  • 4.Bloomberg, "AI Provides Zero Payoff to S&P 493 Outside Tech, Apollo Economist Says", 2026년 10월 25일. bloomberg.com — 1절에서 적은 '첫 문장이 세계를 돌았다'의 경로다.
  • 5.AI타임스, 2026년 10월. aitimes.com — 한국어권 보도이고, '효과가 0'과 '효과가 안 보인다'가 다르다는 지적을 같은 기사에서 함께 실었다.
  • 6.The Writing King, "Apollo's Zero AI Payoff Claim: Why Torsten Slok Is Wrong", 2026년 10월. 집중도 표 일곱 줄을 모두 인용한 영어권 선행 분석이다. 6.6절에서 밝힌 대로 논지는 겹치지만 결론의 성격이 다르다.

공공 통계와 학술 문헌

  • 7.Jeremy Pearce, "Revenue per Worker Is Up. Are Firms Getting a Larger Share?", Liberty Street Economics, 뉴욕 연방준비은행, 2026년 10월 15일 (SSRN 7616958). 5절의 표 전부와 연구개발 집약도 상관의 출처이고, 인과를 유보한 대목도 같은 글에 있다.
  • 8.Daron Acemoglu, "The Simple Macroeconomics of AI", NBER Working Paper 32487 (수정판). 6.1절의 10년 누적 총요소생산성 효과 0.53~0.66%는 수정판 값이다. 초판의 0.55·0.71은 쓰지 않았다.
  • 9.Erik Brynjolfsson · Daniel Rock · Chad Syverson, "The Productivity J-Curve: How Intangibles Complement General Purpose Technologies", American Economic Journal: Macroeconomics, 2021. 6.4절의 전기 모터·컴퓨터 자본 선례와 반증 조건을 이 논문에서 가져왔다.
  • 10.Kathryn Bonney 외, "The Microstructure of AI Diffusion: Evidence from Firms, Business Functions, and Worker Tasks", CES-WP-26-25 / NBER Working Paper 35141. 2.1절의 도입 목적 66%와 2%, 6.1절의 '세 개 이하 업무' 57%가 여기서 나왔다.
  • 11.U.S. Census Bureau, Business Trends and Outlook Survey (BTOS). 6.1절의 사용률 23.8%(2026년 10월 4일 기준 2주)와 고용 가중 32%, 250인 이상 약 37%, 그리고 6.3절의 2025년 11월 17일 문항 변경 고지가 모두 이 조사에 실려 있다.
  • 12.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 Total Factor Productivity (Fernald) 시계열. 6.2절의 가동률 조정 총요소생산성과 조정 전 계열이 여기서 나왔다. 소급 수정이 잦은 계열이라 본문에 소수점 값을 싣지 않았다.
  • 13.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Productivity and Costs, 2026년 2분기. 시간당 산출 전년 동기 대비 +2.2%와 2010년대 평균 약 1%를 이 통계에서 읽었다.

벤더 자료

  • 14.Ramp, AI Index (2026년 9월). 4.1절의 1인당 월 AI 지출(중앙값 15.70달러, 상위 10% 813.43달러, 상위 1% 9,567.53달러)과 차트 4·5의 원자료다. 미국 법인카드·지출관리 회사의 고객사 거래 자료이며 상장 대기업 집계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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