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이 글은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2026년 9월 30일 낸 90쪽짜리 차트 모음 State of Markets II에서 그 주에 인터넷을 돈 두 장을 원자료까지 거슬러 읽는다. 한 장은 S&P 500의 69%가 가동 중인 AI를 내세우는데 시계열로 추적하는 지표를 공시하는 곳은 2%뿐이라 적었고, 다른 한 장은 미국 가구의 98%가 아직 AI에 돈을 내지 않는다고 적었다. 두 수 다 틀리지 않았다. 다만 두 차트 모두, 축에 적힌 집단이 그 수를 실제로 센 집단이 아니다.
69%와 2%는 a16z가 센 값이 아니라 아폴로가 인용한 외부 지수의 값이고, 그 지수의 표본은 S&P 500과 FTSE 100을 합쳐 반도체·AI 소프트웨어 회사를 덜어낸 532곳이다. 공시 사다리는 다섯 칸인데 퍼진 것은 넷째 칸이고, 맨 윗칸은 두 분기 연속 비어 있다. 소비자 쪽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미국 가구'라고 적힌 자리의 원문은 PNC가 자기 보고서 본문에 적은 'PNC 고객 가구'이고, 그 이름은 a16z 덱보다 다섯 달 반 앞서 한 신문 기사에서 이미 넓어져 있었다.
여기까지가 공개 문서를 맞대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부터는 이 글의 해석이다. 은행 고객 자료를 '미국 가구'라 부르는 일은 낱말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같은 일을 하려던 한 은행 연구소는 소득 추정 모형을 짓고 국가 분포에 맞춰 가중치를 다시 매긴 뒤 평균절대오차 41%를 자기 기술노트에 적었고, 미국 노동통계국은 올해 1월 같은 종류의 자료를 두고 설문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판정했다. a16z가 건너뛴 것은 낱말이 아니라 그 절차다. 그리고 PNC는 애초에 전국을 말한 적이 없다.
0곳
AI 효과를 별도 항목으로 떼어 매 분기 적은 회사
지수 표본 532곳 기준 · 2026년 1분기·2분기 연속. 공시 사다리의 다섯째 칸이다
12곳
같은 지표를 다음 분기에도 그대로 쟀다고 공시한 회사
같은 532곳의 2%. 퍼진 '2%'의 유일한 산출 근거가 이 나눗셈이다
2.2%
a16z가 '미국 가구'라 적은 자리의 원문 수치
PNC 고객 가구 기준 · 2026년 5월. PNC 본문은 그 수를 'PNC 고객 가구'의 비율이라 적는다
41%
거래 자료를 전국 추정으로 옮길 때 남은 소득 추정 오차
다른 은행 연구소가 같은 일을 하며 자기 기술노트에 공개한 평균절대오차
90쪽 가운데 두 장만 덱 바깥으로 나간다
State of Markets II는 2026년 9월 30일에 공개된 90쪽짜리 슬라이드 묶음이다. 목차가 여덟 부로 나뉘고, 거시 지표부터 반도체 설비 투자, 기업공개 시장, 소비자 AI까지 한 해의 시장을 차트로 훑는다. 2차 보도는 이 자료를 "차트 100여 장"이라고 소개했는데 a16z 자신은 차트 수를 어디에도 적지 않았다. 쪽수를 직접 세면 90쪽이다. 그리고 먼저 밝혀 둘 것이 하나 있다. a16z는 AI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한 벤처캐피털이고, 이 자료는 그 회사가 자기 이름으로 낸 시장 자료다.
90쪽 가운데 두 장이 그 주에 따로 떨어져 나와 돌았다. 27쪽 오른쪽 차트와 38쪽 왼쪽 위 차트다. 두 차트에 실제로 인쇄된 글자는 아래와 같고, 이 글의 나머지는 전부 그 글자 위에 서 있다.
"S&P 500의 69%가 가동 중인 AI 도입을 내세운다. 시계열로 추적하는 지표를 공시하는 곳은 2%뿐이다." 원문(27쪽 차트 제목): "69% of the S&P 500 Point To A Live AI deployment. Only 2% Disclose A Metric They Track Over Time." · 부제 "Share of SP500 companies" · y축 "% of S&P 500 Companies" · 출처 각주 "Apollo Daily Spark (9/11/26)"
"점점 더 많은 가구가 AI에 돈을 낸다." 원문(38쪽 좌상 차트 제목): "More and More Households are Paying for AI" · 부제 "Share of US Households with paid AI subscriptions" · 마지막 막대 2.2% · 출처 각주 "PNC Research, Internal Data (July 13, 2026)"
두 장이 퍼진 경로도 덱 바깥이다. a16z의 공식 요약글은 두 수치를 출처 표기 없이 문장으로 다시 적었고, 10월 1일 저녁에 올라온 공식 소셜 카드는 본문 전체가 "98% of US households aren't paying for AI yet"이라는 한 줄과 덱 링크뿐이다. 여기서 긍정문이 여집합의 부정문으로 뒤집힌다. 아직 결제가 관측되지 않은 집단 전체가 "돈을 내지 않는 사람"으로 다시 분류된다. 이틀 뒤부터 기술 매체들이 그 문장을 받아 썼고, 10월 5일에는 한국어 기사가 "미국 가구 2.2%만 AI 유료 구독"으로 옮겼다.
이 두 장이 예외였는지도 확인해 둔다. 90쪽을 저해상도 축소판 열 장으로 묶어 차트마다 출처 각주를 분류해 보면, 가장 많은 것은 상업 데이터 제공사다. 그 다음이 패널·내부 데이터인데 약 스무 쪽으로 두 군데에 몰려 있다. 하나는 AI 지표를 다루는 앞부분 묶음이고, 다른 하나는 덱의 마지막 아홉 쪽이다. 82쪽부터 90쪽까지는 예외 없이 a16z 포트폴리오 기업의 자체 데이터이고, 거의 매 쪽에 투자 목록을 안내하는 각주가 붙는다. 세는 규칙은 축소판 훑기라서 "약 스무 쪽"은 반올림한 값이지만, 마지막 아홉 쪽의 범위는 쪽 단위로 확정된다. 이 회사의 자료를 읽는 법은 하드웨어만 담은 a16z의 펀드를 읽을 때도 똑같이 필요했다.
그 수를 센 사람은 a16z가 아니다
27쪽 차트의 각주를 한 번 따라 올라가면 아폴로가 나온다. 자산운용사 아폴로의 수석이코노미스트가 2026년 9월 11일에 올린 짧은 글 Daily Spark다. 그 글의 차트 제목은 a16z가 슬라이드에 올린 문장과 거의 글자까지 같다. 즉 "S&P 500"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것은 a16z가 아니라 아폴로이고, a16z는 그 문장을 그대로 승계했다. 한 칸 더 올라가면 아폴로가 인용한 외부 지수가 나온다. The AI Value Gap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AI 가치실현 지수다.
이 지수는 1인 운영에 가까운 신생 지표다. 제작자 이름과 방법론 자문의 이름이 공개돼 있고, 증거로 삼는 자료를 실적 발표·8-K 공시·주요 언론·증권 공시로 밝히며, 회사별 판정 쪽을 종목 코드 단위로 연다. 방법론을 열어 두고 개별 판정까지 보여 주는 자료를 무명이라는 이유로 깎을 근거는 없다. 다만 하나는 분명히 적어 둔다. 이것은 S&P 500의 공식 통계가 아니다. 지수 운영자가 자기 표본을 어떻게 짰는지는 다음 절에서 따로 본다.
날짜를 늘어놓으면 이 숫자가 덱에 실리기 전에 이미 언론을 한 바퀴 돌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포브스는 아폴로 글이 올라온 당일에 같은 수치를 기사로 냈다. a16z 덱보다 19일 빠르다. 그리고 덱이 공개된 뒤에는 방향이 반대로 간다. 손을 거칠수록 숫자는 그대로인데 출처가 한 겹씩 벗겨진다.
| 날짜 | 누가 | 그 자리에 적힌 말 |
|---|---|---|
| 2026-09-11 | 아폴로 Daily Spark | "69% of the S&P 500 point to a live AI deployment." 표본 수도 FTSE 100도 적지 않는다. 출처는 The AI Value Gap |
| 2026-09-11 | 포브스 | "Nearly 70% Of S&P 500 Companies Deploy AI—But Few Track Metrics Over Time". 덱보다 19일 먼저다 |
| 2026-09-28 | 지수 운영자 Q2 갱신 | "532 companies across the S&P 500 and FTSE 100" · "twelve, still just 2% of the sample" |
| 2026-09-30 | a16z 덱 27쪽 | 축 "% of S&P 500 Companies", 각주 "Apollo Daily Spark (9/11/26)" — 출처가 실명으로 달려 있다 |
| 2026-09-30 | a16z 공식 요약글 | "nearly 30% of SP500 companies report some 'quantifiable impact' of AI, only ~2% are reporting any tracked metric" — 출처 표기 없음 |
| 2026-10-01 | a16z 공식 소셜 카드 | "98% of US households aren't paying for AI yet" — 출처 표기 없음 |
각 자리에 실제로 인쇄된 문장을 옮겼다. 09-28 갱신은 같은 분기를 두고 칸마다 2~3%p 높은 값을 적는다(4절 참조).
그래서 여기서 내릴 결론은 "a16z가 숨겼다"가 아니다. 반대에 가깝다. 덱은 27쪽과 38쪽 두 곳 모두에 출처를 실명으로 달아 두었고, 그 각주 덕분에 이 글이 원자료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다. 라벨이 가장 넓어지고 출처가 사라지는 자리는 덱이 아니라 덱에서 떨어져 나온 포맷이다. 요약글과 소셜 카드는 한정어와 각주를 동시에 떨어뜨린다. 분량이 줄어들 때 가장 먼저 잘리는 것이 하필 그 수를 읽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공시 사다리의 맨 윗칸은 두 분기 연속 0이다
퍼진 제목은 두 수만 말하지만 그 차트에 선 막대는 다섯 쌍이다. 지수가 회사를 올려놓는 칸이 다섯이고, 칸마다 정의가 한 문장씩 달려 있다. 아래 표에 그 정의를 먼저 적고 2026년 1분기와 2분기 값을 붙인다. 정의를 먼저 보는 이유는, 이 사다리가 재는 것이 AI 도입이 아니라 회사가 실적 발표와 공시에 적은 말이기 때문이다.
| 칸 | 지수가 적은 정의 | 1분기 | 2분기 |
|---|---|---|---|
| 1. 계획 | 포부·목표·투자 계획을 말했고 아직 결과는 없다 ("an ambition, target or planned investment, with no result yet") | 68% | 74% |
| 2. 가동 | 가동 중인 시스템과 사용·도입·지출 수치는 있고 결과는 없다 ("a live deployment with usage, adoption or spend to show for it, but no result") | 64% | 69% |
| 3. 수치 한 번 | 처음으로 결과를 수치로 적었다 ("the first real, quantified result") | 26% | 29% |
| 4. 추적 | 정의된 지표를 시간에 걸쳐 따라간다 ("a result tracked over time — a defined metric, such as cost or margin, that can be followed") | 1% | 2% |
| 5. 분리 | AI 가치를 별도 지표나 손익 항목으로 떼어 매 분기 같은 자리에 적어, 바깥 사람이 같은 수치를 시간에 걸쳐 따라갈 수 있다 ("so an outsider can track the same figure over time") | 0% | 0% |
정의는 지수 원문, 수치는 a16z 27쪽 차트를 600dpi로 다시 떠서 각주 글자까지 대조했다. 지수는 파일럿을 2번 칸으로 상한 지어 "증거로 세지 않는다"고 밝힌다.
아폴로는 맨 윗칸을 한 문장으로 적는다 — "none break AI value out as its own KPI or P&L line". AI 가치를 자기 지표나 손익 항목으로 떼어 낸 곳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2%만 AI 효과를 측정한다"는 요약은 정확하지 않다. 결과를 수치로 적은 곳은 29%다. 2%와 29%를 가르는 것은 측정 여부가 아니라 같은 잣대를 다음 분기에도 댔는가다. 그 위에 아무도 올라가지 않은 칸이 하나 더 있다. 제목에 오른 것은 넷째 칸이고, 놀랄 칸은 그 위에 있었다. 무엇을 셀지 정하는 일이 숫자보다 먼저라는 이야기는 토큰을 GDP처럼 세는 나라에서도 한 번 다뤘다.
같은 자료에서 또 다른 비율이 나온다. 세는 단위를 회사가 아니라 주장으로 바꾼 값이다. 공시에서 추려 낸 AI 주장 하나하나에 근거가 붙어 있는지 세면 2026년 1분기 기준 8%다. 회사별로도 낸다. 블록은 주장 219건 가운데 12건, 5%다. 가장 잘 증명한다고 꼽힌 회사가 자기 말의 스무 분의 일을 받친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수는 이 수치를 자기 점수에 넣지 않는다고 따로 밝힌다 — "동반 수치이고, 지수의 일부가 아니며, 곱하는 값도 아니다." 회사를 세는 비율과 주장을 세는 비율이 나란히 실리는데 점수가 되는 것은 앞의 것뿐이다. 둘 중 어느 것도 틀리지 않았고, 세는 단위가 다르다. 덧붙이면 지수 자신의 머릿수는 100점 만점에 2분기 15.7점이고 1분기는 13.5점이었는데, 퍼져 나간 두 장에는 그 수가 없다.
증거가 어느 쪽에 몰리는지도 아폴로가 같이 밝혔다. 공시된 효과 증거 가운데 비용 쪽이 70%, 매출 쪽이 22%다. 나머지 8%가 무엇인지는 원문 어디에도 없어서 이 글도 추정하지 않는다. 비용 쪽이 많다는 사실 자체는 AI가 매출을 못 올린다는 뜻이 아니다. 아폴로 자신이 같은 문단에 시차 가능성을 적어 두었고, 비용 절감은 애초에 측정하기 쉬운 쪽이다.
"측정하기 쉬운 쪽"이라는 말은 느슨하게 들리지만 지수가 그것도 재 두었다. 지수는 공시된 도입 사례를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통째로 맡는 쪽과 사람을 돕는 쪽으로 갈라 꼬리표를 붙이는데, 2년치 1,410건에서 돕는 쪽이 55%다. 그런데 셋째 칸까지 올라간 사례만 추리면 돕는 쪽이 52%로 내려가고, 거기까지 못 간 나머지에서는 61%다. 9%p가 벌어진다. 지수가 그 간격에 붙인 설명이 이 글에서 가장 눈여겨볼 한 줄이다 — "증명된 가치는 잴 수 있는 것에 상을 준다". 사람을 돕는 쪽은 수치로 만들기 어려워서 이 분류가 실제 비중을 그대로 비추지 못할 수 있다고 지수 스스로 적는다. 업종으로 갈라도 같은 쏠림이 보인다. 정보 서비스는 열한 곳 중 열 곳이 정량 결과를 냈는데 유틸리티·생활필수품·소재는 다섯에 하나를 넘지 못하고, 지수가 든 이유는 업종의 AI 실력 차이가 아니라 데이터 상품과 거래에서는 AI 몫을 떼어 내기가 쉽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다리에서 높이 오른다는 것은 AI를 잘 썼다는 뜻에 더해, 그 일이 수치로 떨어지는 자리에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3.1상위권 표는 넷째 칸을 재지 않는다
그 열두 곳이 어디인지 보려고 지수의 순위표를 열면, 먼저 알아 둘 것이 하나 있다. 그 표의 점수는 넷째 칸으로 매기지 않는다. 지수가 사이트에 산식을 걸어 두었다. 비용·매출·고객 세 영역에서 각각 도달한 가장 높은 칸을 더해 100점으로 환산하고, 셋째 칸부터만 점수로 친다. 사이트에 올라온 계산 예시가 그대로다.
"세 영역 모두에서 3번 칸의 수치를 공시하면 3+3+3=9, 만점 15점 가운데 9점이다. 100으로 환산하면 60점이고, 그게 오늘 최고점이다." 원문(지수 사이트 "How the index is built" 중 워크드 예시): "Block discloses a quantified result in all three areas, each at Level 3… 3 + 3 + 3 = 9, out of a maximum of 15. Scaled to 100, that is 9 ÷ 15 × 100 = 60. Block scores 60, the highest today." · 같은 쪽: "Only Level 3 and above counts."
그러니 60점 칸에 선 일곱 회사는 "넷째 칸에 든 회사"가 아니라 셋째 칸을 세 영역에서 다 채운 회사다. 지수 자신이 회사별 쪽에 그렇게 적는다. S&P 글로벌은 "세 영역에 걸친 넓은 증거이긴 하나 각각이 추적된 수치가 아니라 일회성 수치에 기댄다"이고, 트레이드 데스크는 "셋 다 일회성 정량 수치", 아이언 마운틴도 "일회성 결과"다. 블록에 대해서는 Q2 갱신이 더 분명히 적는다 — "레벨 3에 머물러 있고, 시간에 걸친 AI 연동 경제 지표는 아직 내지 않았다."
그 쪽들을 열면 각 회사의 근거 수치도 같이 적혀 있다. 아이언 마운틴은 FY2025 디지털 매출 5억 4,000만 달러이고, 분기가 아니라 연간 수치다. 이 대목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상위권 표를 넷째 칸 명단으로 읽고 그 회사의 2026년 분기 발표를 뒤지면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없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다른 주기의 수치이기 때문이다. 표 하나를 엉뚱한 기준으로 읽으면 바로 거짓 부재가 만들어진다. 이 글이 내내 말하는 것과 같은 일이 검산하는 쪽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면 넷째 칸 열두 곳의 명단은 어디 있는가. 한데 모아 적은 공개 문서는 없다. 다만 Q2 갱신이 세 이름을 지나가듯 적는다 — RELX, 오토트레이더, 팩트셋이 "되풀이되는 KPI로 결과를 추적한다". 앞의 둘은 FTSE 100 회사다. 4절에서 이 사실을 다시 쓴다.
같은 갱신이 공시의 질이 어떻게 갈리는지를 사례로 보여 준다. 셋째 칸과 넷째 칸을 가르는 것이 데이터 양이 아니라는 점이 여기서 가장 잘 보인다.
- 부킹 홀딩스 — 지수가 모범으로 든 사례다. 예약 한 건당 고객지원 비용이라는 되풀이되는 비용 지표를 내놓고, 예약이 약 10% 늘고 만족도가 유지되는 동안 그 비용이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고 적는다. 동시에 아직 말할 수 없는 자리를 스스로 표시한다. 시험 중인 AI 다섯 건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아주 작은 표본"이라고 못 박았고, 전사 전환 절감 목표를 연 6억 5,000만 달러로 올리면서 AI 기여분은 따로 떼지 않았다. 덤으로 같은 발표에 "거대언어모델 경유 유입은 아직 객실 판매의 1%에 못 미친다"는 수치도 있다.
- 블록 — 반대쪽 사례이고, 하필 이 글의 주제와 같은 모양이다. 직원 1인당 총이익이 올해 약 200만 달러로 작년 100만 달러에서 두 배가 된다는 전망을 경영진이 AI 덕으로 돌렸는데, 같은 기간 인력을 약 4,000명(약 40%) 줄였다. 분모가 줄면 그 비율은 기계적으로 오른다. 게다가 그 전망이 나온 자리는 실적 발표가 아니라 한 잡지 인터뷰였고, 직전 세 번의 실적 발표는 총이익 증가를 결제액과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설명한다. 지수 운영자는 이 어긋남을 "적신호"라 적었다.
- S&P 글로벌과 이베이 — 앞의 둘 사이에 있다. S&P 글로벌은 전사 데이터 조직이 목표한 연환산 1억 달러 비용 절감의 약 60%를 달성했다고 2026년 2분기에 밝혔지만 전사가 아니라 한 부서의 수치이고, 같은 발표에서 다른 사업부의 AI 기여를 연환산으로 내 달라는 요청에는 수치를 주지 않았다. 이베이는 "출품자 한 명당 등록 건수가 50% 늘었다"를 2026년 1분기에 적었고 직전 분기에도 같은 계열의 수치를 냈다. 이 글이 열어 본 다섯 쪽 가운데 지수가 근거 문장에 "분기를 가로질러 추적됨"이라고 쓴 곳은 이베이뿐이다.
이 사례들을 근거로 지수를 깎을 일은 아니다. 지수는 스스로 "공시 문장을 센다"고 적고, 산식도 예시도 공개해 두었다. 여기서 쓸 수 있는 문장은 하나다. 같은 지수 안에 잣대가 둘 있고, 퍼져 나간 2%와 공개된 순위표는 그 둘로 각각 잰 값이다. 문서에 적힌 말만 보고 값을 매기는 지표가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는 앤트로픽의 로봇 자동화 전망에서 다룬 적이 있다.
2%를 공표한 유일한 근거에는 영국 상장사가 들어 있다
상장사의 AI 공시를 전수로 긁어 분류한 작업은 이 글이 처음 다루는 주제가 아니다. 이틀 전에는 영국 상장사 연차보고서 9,821건을 분류한 연구를 읽었다. 그 글은 위험을 적는 말의 구체성을 재는 작업이고, 여기서는 성과를 적는 말을 센 지수가 그 수를 어느 집단에서 뽑았는지를 본다. 세는 대상도 나라도 다르다.
지수가 자기 표본을 적은 문장은 분명하다. S&P 500과 FTSE 100을 합치고, 거기서 "AI 가치 사슬", 즉 반도체 제조사와 AI 모델·플랫폼·소프트웨어를 파는 회사를 덜어낸다. 남은 수가 532곳이다.
그 수부터가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지수 홈페이지에는 536곳, 1분기 보고서도 536곳, 중간에 낸 분석 글은 535곳, 9월 28일 2분기 갱신은 532곳이다. 네 문서에 세 값이 있다. 사이트가 이유를 적어 두긴 했다. S&P 500은 분기마다, FTSE 100은 반년마다 갱신하고 각각 보고 기간을 따로 붙인다는 것이다. 두 명부를 다른 주기로 새로 받아 합치니 합계가 갱신 시점마다 달라진다. 그러니 어느 쪽도 오기가 아니고, 다만 분모가 움직이는 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 글은 2026년 9월 28일 발표의 532곳을 쓴다. 그 글이 "361 of the 532 (68%)"처럼 분모를 문장 안에 박아 두어 가장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같은 지수가 서로 다른 문서에 적은 표본 수. 분모 자체가 '움직이는 수'다.
여기서 차트와 수가 어긋난다. a16z 27쪽의 y축은 "% of S&P 500 Companies"라 적혀 있고 부제도 "Share of SP500 companies"다. 그런데 지수가 공표한 "2%"의 산출 근거는 하나뿐이고, 그 하나가 영국 기업을 포함한 532곳을 분모로 쓴다.
"세 곳이 더 4번 칸에 올라 모두 열두 곳이 됐고, 여전히 표본의 2%에 그친다." 원문: "Three more companies reached L4… That brings the total to twelve, still just 2% of the sample" — 지수 Q2 갱신, 2026-09-28. 같은 글이 표본을 "532 companies across the S&P 500 and FTSE 100"이라 적는다
더 묘한 것은 지수가 다른 칸에서는 두 나라를 나눠 적는다는 점이다. 같은 글에 "결과를 수치로 적은 비율이 FTSE는 43%, S&P는 30%"라고 따로 쓴다. 나눠 적을 수 있는 자료를 가진 쪽이, 넷째 칸만큼은 합친 분모로 발표한 셈이다. 반대로 아폴로는 자기 분석 자료를 "Data from the S&P 500 second quarter earnings season"이라 적는다. 한쪽 문서는 미국만이라 읽히고, 다른 쪽 문서는 영국까지 합쳐 센다.
여기서 확정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것을 갈라 둔다. 확정되는 것은 차트에 적힌 이름과 차트에 적힌 수가 같은 공개 문서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둘 중 하나는 양보해야 하는데, 양보시킬 근거가 공개 자료 어디에도 없다. 확정되지 않는 것은 그 다음이다.
- "2%는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어느 쪽도 틀렸다는 근거가 없다.
- "열두 곳이 전부 미국 상장사이니 실제로는 2.7%"라고도 쓸 수 없다. 그 나눗셈은 공표치가 아니라 추론인데, 이번에는 추론이 아니라 반증이 있다. 같은 2분기 갱신이 "되풀이되는 KPI로 결과를 추적한다"며 RELX와 오토트레이더를 이름으로 적는데, 둘 다 FTSE 100 회사다. 넷째 칸은 미국만의 칸이 아니다. 60점 상위 일곱 곳이 전부 미국 상장사인 것은 맞지만, 3.1절에서 봤듯 그 표는 넷째 칸을 재는 표가 아니다.
- "지수가 부실하다"도 아니다. 방법론을 공개하고 회사별 판정 쪽까지 연다. 쓸 수 있는 사실은 "S&P 500의 공식 통계가 아니다"까지다.
마지막으로 판본 문제가 남는다. 아폴로가 9월 11일에 찍은 값은 74·69·29·2·0이고, 지수 운영자가 9월 28일에 올린 같은 분기 갱신은 76·71·32로 칸마다 2~3%p 높다. a16z는 9월 30일에 9월 11일 판을 실었다. 세 주 사이에 실적 발표가 더 들어왔기 때문인지, 표본이 재조정됐기 때문인지, 두 글이 애초에 다른 분모를 쓰기 때문인지는 공개 자료로 갈라지지 않는다. 인쇄되는 순간 이미 다른 값이 나와 있었다는 사실만 남는다. 분기 확정치가 아니라 움직이는 스냅숏이라는 뜻이다.
움직인 것은 값만이 아니다. 지수는 사다리 자체를 한 번 갈아 끼웠다. 처음에는 공시된 지표의 종류로 등급을 매겼는데, 지금은 바깥 사람이 분기마다 같은 수치를 따라갈 수 있는지를 함께 섞어서 매기고 목표치·파일럿·일회성 자랑은 걸러 낸다. 바꾼 사실은 자기 글에 밝히고, 사이트에 변경 기록도 따로 열어 두었다. 7절에서 보겠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지표를 공시하는 회사에 요구하는 것이 정확히 그 일이다. 잣대를 바꿨으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적으라는 것. 같은 잣대를 유지했는가로 회사에 점수를 매기는 지표가, 정작 제 것을 바꾸면서 바꿨다고 적었다. 이건 흠이 아니라 오히려 이 글이 그 수를 쓸 수 있게 해 준 조건이다.
'미국 가구'라고 적힌 자리의 원문은 'PNC 고객 가구'다
소비자 쪽 차트도 각주가 달려 있다. "PNC Research, Internal Data"다. PNC는 미국의 큰 지역 은행이고, 경제조사팀이 자기 고객의 카드·계좌 거래를 모아 매달 Consumer Health Check라는 짧은 보고서를 낸다. 그 보고서 원문을 열면 a16z 차트의 2.2%가 그대로 있다. 다른 것은 그 수 앞에 붙은 이름이다.
"생성형 AI 구독에 돈을 내는 PNC 고객 가구의 비율이 5월에 2.2%에 이르렀다." 원문: "The share of PNC households paying for a Gen AI subscription reached 2.2% in May" — PNC Economics Research, Consumer Health Check, 2026-06-15, 4쪽. 같은 보고서 본문은 "PNC households"를 두 번 적는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 안에서 이미 한정어가 떨어진다. 그 수를 그린 그림의 제목은 "Share of households paying for Gen AI subscriptions"다. "PNC"가 없다. 그 그림 하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6월판에서 생성형 AI를 다룬 그림 다섯 가운데 가구를 세는 것이 넷인데(구독 가구 비율, 전년 대비 증가율, 세대별, 소득 3분위별), 넷 다 제목에 "households"라고만 적고 "PNC"를 붙이지 않는다. 본문은 두 번 붙이고 그림 제목은 네 번 떼는 셈이다. 4월판에서도 같은 그림의 제목이 같았으니 6월에 한 번 그런 것도 아니다. 라벨이 넓어지는 첫 자리는 a16z도 아폴로도 아니고, 원 보고서의 본문과 그 보고서 자신의 그림 제목 사이다.
그리고 이 글이 바깥에서 들이댈 잣대를 PNC는 이미 자기 보고서 안에 써 두었다. 7쪽 방법론 난의 첫 두 문장이다.
"이 자료는 PNC 데이터를 집계하고 익명화해 선별한 것이다. 선별된 모집단과 자료 가용성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선택 편의가 있을 수 있다." 원문: "The data is based on aggregated and anonymized selections of PNC data. The data may have a degree of selection bias due to selected populations and data availability." — 같은 보고서 7쪽 Methodology. 이어지는 항목은 카드 지출이 "소매 고객의 고정 코호트" 기준이고, 업종 분류가 금융사 공통의 가맹점 분류 코드(MCC)를 따른다고 적는다
한 줄짜리 상투 문구로 읽을 수도 있다. 다만 이 글의 맥락에서는 그렇게 읽기 어렵다. 뒤에 나올 비교 대상들이 똑같은 문장을 출발점 삼아 모형과 재가중 절차를 지었기 때문이다. PNC는 그 문장을 적고 거기서 멈췄는데, 멈춘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PNC가 말하려던 것은 자기 고객이었다.
5.1그 이름이 넓어진 자리
다음 단계는 언론이다. 그리고 그 단계가 a16z 덱보다 다섯 달 반 앞선다. 2026년 4월 17일 CBS 기사는 같은 수치를 "미국 전체 가구의 약 2%"로 넓혔다. 덱은 9월 30일에 나왔다. 아래 표는 같은 수 하나가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이름을 달았는지를 순서대로 옮긴 것이다.
| 자리 | 그 자리에 적힌 이름 |
|---|---|
| PNC 보고서 본문 | PNC 고객 가구 ("the share of PNC households…") — 본문에서 두 번 |
| PNC 자신의 그림 제목 | 가구 ("Share of households…") — 생성형 AI 그림 넷 모두에서 한정어가 떨어진다. 4월판부터 그렇다 |
| CBS, 2026-04-17 | 미국 전체 가구 ("only about 2% of all U.S. households") — a16z 덱보다 5.5개월 앞 |
| a16z 덱 38쪽, 09-30 | 미국 가구 ("Share of US Households with paid AI subscriptions") — 각주에 PNC 실명 |
| a16z 공식 소셜 카드, 10-01 | "98% of US households aren't paying for AI yet" — 출처 없음. 긍정문이 여집합의 부정문으로 뒤집힌다 |
| 한국어 기사, 10-05 | "미국 가구 2.2%만 AI 유료 구독" — PNC 출처는 밝히되 "PNC 고객"이라는 한정어는 없다 |
각 자리의 원문을 직접 열어 대조했다. 바뀐 것은 수가 아니라 그 수 앞에 붙은 집단의 이름이다.
이 사슬에서 가장 눈여겨볼 문장은 뜻밖에도 CBS 기사 안에 있다. 그 기사는 AI 구독 비율이 아직 낮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스트리밍과 비교하는데, 한 문장 안에서 분모가 갈아탄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독하는 가구 2%는, 월 구독료를 내는 미국 소비자 약 25%보다 훨씬 낮다." 원문: "The 2% of households that subscribe to generative AI services is far lower than the roughly 25% of U.S. consumers who pay for monthly streaming subscriptions" — CBS News, 2026-04-17. 앞은 가구, 뒤는 소비자다
앞의 2%는 가구 비율이고 뒤의 25%는 사람 비율이다. 단위가 다른 두 수를 "훨씬 낮다"로 이어 붙였다. 그 비교를 말한 사람은 그 패널을 가진 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다. 이건 고발할 일이 아니다. 사람이 숫자를 말할 때 늘 하는 일이고,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하다. 자기 자료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한 문장 안에서 분모를 바꾼다.
5.2'98%'가 지우는 기울기
떨어지는 것은 한정어만이 아니다. 98%라는 평평한 한 문장은 그 안의 기울기를 통째로 지운다. PNC 원문 5쪽은 같은 자료를 소득과 세대로 갈라 적는다. 고소득 가구는 4%가 넘게 내고, 중간 소득은 약 2%, 저소득 가구는 1%에 못 미친다. 세대로 가르면 Z세대·밀레니얼·X세대가 3~3.5%인데 베이비부머는 약 1%다. 구독 가구가 한 달에 쓰는 돈도 2년 전 약 22달러에서 약 31달러로 올랐다. 돈을 내는 쪽이 누구인지가 이미 갈려 있다는 뜻이고, "열에 아홉 넘게 안 낸다"는 문장은 그 분포를 한 겹으로 눌러 버린다.
98%가 덮는 것이 또 있다. PNC의 두 그림은 2025년 5월과 2026년 5월을 나란히 세우는데, 1년 사이에 모든 칸이 대략 두 배가 됐다. 세대로는 1.5→2.9, 1.4→3.2, 1.4→3.4, 0.4→1.0이고 소득으로는 0.4→0.8, 0.9→1.7, 2.0→4.1이다. 비율로 보면 고르게 두 배지만 간격으로 보면 고르지 않다. 고소득 쪽은 2.1%p 늘었고 저소득 쪽은 0.4%p 늘었다. 이 자료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아직 안 쓴다"가 아니라 "빠르게 늘고 있고 늘어나는 폭이 한쪽에 몰려 있다"에 가깝다. 98%라는 한 수는 두 문장 다 지운다. 같은 자리에서 PNC는 전년 대비 증가율을 따로 그려 두기까지 했는데, 그 그림의 세로축은 200%까지 올라간다.
같은 슬라이드에 올라간 다른 차트들도 같은 성질을 공유한다. 38쪽에는 PNC 거래 패널 두 장 말고도 전자영수증과 데스크톱 접속 기록에서 뽑은 차트가 있고, 그중 하나의 y축에는 "Total Observable Subs"라고 적혀 있다. 관측된 구독 수라는 뜻이다. 자료를 낸 곳은 자기가 무엇을 보는지 축에 솔직하게 적어 두었다. 넓어진 것은 축이 아니라 제목이다. 그리고 그 슬라이드에 설문으로 잰 수는 한 장도 없다.
5.3산문이 자기 차트의 눈금을 잘못 읽었다
성격이 다른 어긋남이 하나 더 있어서 따로 적는다. a16z 공식 요약글은 "As of April"이라 쓰는데 PNC 원문은 "in May"다. 두 차트를 고해상도로 떠서 막대 위치를 픽셀 단위로 맞대 보면 설명이 나온다. 두 차트 모두 x축 눈금은 분기 간격으로 찍히고 막대는 월별이라, 강조된 마지막 막대가 마지막 눈금 "Apr '26" 바로 다음 칸에 라벨 없이 선다. 즉 두 차트가 그린 것은 둘 다 5월 값이고, PNC 본문과 정확히 맞는다. 어긋난 것은 차트가 아니라 그 차트를 설명한 산문의 눈금 읽기다. 앞의 세 가지가 "누구를 셌는가"의 문제라면 이건 "자기 그림을 어떻게 읽었는가"의 문제라, 한 덩어리로 묶으면 둘 다 흐려진다.
여기까지 보면 두 차트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 도식은 두 사슬을 나란히 놓은 것이다. 윗줄은 기업 쪽, 아랫줄은 소비자 쪽이고, 각 칸 아래에 그 단계에서 바뀐 말만 달았다.
두 사슬의 각 칸은 공개 문서다. 각 단계에서 바뀐 것은 수가 아니라 그 수가 가리키는 집단의 이름이고, 마지막 칸에서 출처 표기가 함께 떨어진다.
같은 질문에 나온 네 수는 서로 다른 것을 센다
"미국에서 AI에 돈을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는 한 문장짜리 질문에, 2026년에 공개된 큰 자료 넷이 서로 다른 답을 준다. 2.2%, 약 3%, 55%, 41%다. 네 수를 나란히 놓기 전에 각자의 분모부터 적는다. 같은 지표 이름 아래에서 분모가 갈리는 문제는 AI 사용 통계를 독립 코퍼스로 다시 센 작업에서도 그대로 나왔다.
| 출처 | 무엇을 셌나 | 분모 | 값 | 기준 시점 |
|---|---|---|---|---|
| PNC 경제조사팀 | 카드·계좌 거래에서 잡히는 AI 구독 결제 | PNC 고객 가구 | 2.2% | 2026-05 |
|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 | 결제 데이터에서 잡히는 AI 서비스 결제 | BofA 활성 고객 가구 | 약 3% | 2026-02까지 |
| 멘로벤처스 설문 | 스스로 답한 "AI 제품 하나 이상에 돈을 낸다" | 미국 AI 이용자 | 55% | 2026-07 조사 |
| 연방준비제도 조사 | 스스로 답한 "업무에 생성형 AI를 쓴다" — 결제가 아니다 | 18~64세 개인 | 41% | 2025-11 조사 |
단위가 섞여 있다. 위 둘은 가구, 아래 둘은 사람이다. 맨 아래 수는 결제가 아니라 사용을 묻는다.
먼저 좋은 소식부터. 두 은행 패널은 서로 맞는다. 2.2%와 약 3%는 다른 은행의 다른 고객에서 독립적으로 나온 값인데 같은 자리에 떨어진다. 패널에서 나온 수를 의심할 이유가 적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렴에는 단서가 하나 붙는다. 연준 이사회가 감독 수집 카드 자료를 다룬 연구에서 "은행 한 곳 단위의 지출 계열은 총계가 잘 맞을 때조차 흔들릴 수 있다"고 적었다. PNC 하나와 BofA 하나가 바로 그 "은행 한 곳"이다. 두 수가 맞았다는 사실이 그 수에 "미국 가구"라는 이름을 붙여도 된다는 허락이 되지는 않는다.
분모의 크기는 한쪽만 적혀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패널 가구 수를 공개하지 않고 포함·제외 규칙만 내놓는다. 월 5건 이상 거래, 2019년 1월 이후 계좌 보유, 법인카드 제외, 고정 코호트. PNC 쪽은 숫자가 한 번 나온다. 같은 6월 보고서가 실업급여 수급 가구를 설명하면서 "PNC가 추적하는 400만 가구 코호트"라고 적는다. 다만 그 400만이 생성형 AI 비율을 낸 그 코호트인지는 보고서가 말하지 않는다. 방법론 난은 카드 지출과 잔액을 서로 다른 고정 코호트로 나눠 적지, 어느 수치가 어느 코호트에서 나왔는지까지 짝지어 주지는 않는다. 어느 쪽이든 그 규칙 자체가 분모가 미국 전체 가구가 아니라는 것을 은행 스스로 적어 둔 것이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네 수를 분모(가구/사람)로 묶어 다시 배치했다. 가운데 점선이 이 글이 배수를 계산하지 않는 이유다.
6.1네 수 사이에서 배수를 내면 단위가 섞인다
표를 보면 2.2%와 55% 사이에 몇 배냐고 묻고 싶어진다. 이 글은 그 나눗셈을 하지 않는다. 2.2%의 분모는 가구이고 55%의 분모는 사람이라, 나누면 단위가 섞인 수가 나온다. 방향까지 꼬인다. 가구 안의 누구 하나라도 내면 그 가구가 세어지므로 가구 비율은 개인 비율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서는 반대다. 그러니 그 배수는 격차의 크기가 아니라 두 수가 같은 축에 없다는 증거다. 분모를 따지자는 글이 자기 본문에서 분모를 섞으면 거기서 끝난다.
격차의 방향 자체는 짚어 둘 만하다. 소비 측정 문헌의 통상적 결과는 설문이 거래 기록보다 낮게 잡는 쪽이다. 사람들은 쓴 돈을 덜 기억하고 덜 답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설문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문헌이 잰 것은 지출 금액이고 이 사례에서 어긋나는 것은 지불 여부라 바로 포갤 수는 없지만, 적어도 통상적인 과소보고로는 이 간격의 방향이 설명되지 않는다. 설문과 평균과 개인 사이의 거리는 설문을 대신 답하게 한 모델을 검증한 작업에서 따로 다룬 적이 있다.
간격의 상당 부분은 설문 쪽이 스스로 설명한다. 멘로 집계에서 돈을 낸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48%만 전액 본인이 내고, 34%는 가족이나 친구가 대신 내며, 약 20%는 회사나 학교가 낸다(복수 응답). 은행 패널이 보는 것은 "그 집 카드에서 AI 회사로 나간 돈"이지 "그 집 사람이 AI에 돈을 내는가"가 아니다. 같은 질문이 아니다. 여기에 통로 문제가 더해진다. 앱스토어 결제와 번들 구독은 카드 내역에 AI 회사 이름이 아니라 'Apple'·'Google'로 찍힌다. 이건 추측이 아니라 PNC가 자기 방법론 난에 적어 둔 규칙에서 바로 따라 나온다. 지출 분류를 금융사 공통의 가맹점 분류 코드로 한다고 쓰여 있다. 가맹점을 기준으로 묶으면 애플 결제로 산 것은 애플이 된다. 미국 노동통계국도 같은 점을 거래 자료의 한계로 들었다. 다만 그 몫이 전체에서 얼마인지를 수치로 잰 자료는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찾지 못했다고 적어 두고 넘어간다.
6.2멘로의 두 수는 애초에 같은 종류가 아니다
멘로벤처스의 2026년 보고서는 올해 55%를 적으면서 작년을 이렇게 되부른다. "Last year, AI looked no different: Just 3% of AI users paid." 그런데 2025년판을 열어 보면 그 3%는 설문으로 잰 값이 아니다.
"이용자 18억 명이 월 20달러씩 낸다면 연 4,320억 달러인데, 오늘의 시장은 120억 달러다. 즉 약 3%만 유료 서비스에 돈을 낸다." 원문: "1.8 billion users at an average monthly subscription cost of $20 per month equals $432 billion a year; today's $12 billion market indicates that only about 3% pay for premium services" — Menlo Ventures, 2025: The State of Consumer AI
매출을 가상의 천장으로 나눈 값이고, 분모는 전 세계 이용자다. 2026년의 55%는 미국 성인 5,067명을 상대로 한 설문값이고 분모는 미국 AI 이용자다. 그러니 3%에서 55%로 갔다는 서술은 같은 것을 두 번 잰 결과가 아니다. 이건 앞 절들의 어긋남과도 종류가 다르다. 앞의 것들은 누구를 셌는가가 바뀐 경우고, 이건 무엇을 셌는가가 바뀐 경우다. 같은 이름으로 묶으면 둘 다 흐려진다. 그리고 두 수는 한쪽이 전 세계 지출, 다른 쪽이 미국 설문이라 직접 나눌 수도 없다. 모순이라는 말로 닫을 자리가 아니라, 직접 나눌 수 없다고 적을 자리다.
밝혀 둘 이해관계가 또 있다. 멘로벤처스도 벤처캐피털이고, 자기 보고서에 자기 투자처가 등장한다. a16z 쪽만 적고 이쪽을 빼면 불공정하다.
6.3'우리 고객'을 '미국 가구'로 옮기는 데 드는 값
은행 고객 자료를 전국 수치로 옮기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는 추측할 필요가 없다. 같은 일을 하려던 기관이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기술노트에 적어 뒀다. JP모건체이스 연구소다.
"우리는 미국 인구 전체를 대표하는, 일반화 가능한 분석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려면 주요 특성에 따라 연구 결과에 가중치를 다시 매기는 방법이 필요하고, 그중 소득이 가장 앞선다." 원문: "we aim to publish generalizable insights that are representative of the overall US population. To do this, we require a method to reweight research based on key characteristics, with income foremost among them." — JPMorgan Chase Institute, Estimating Family Income from Administrative Banking Data, 2018-12
그래서 무엇을 했는가. 원시 변수 400개를 약 800개 후보로 불리고, 국가 조사의 소득 5분위로 층화해 연 25만 명짜리 정답 집합을 만들고, 기계학습 모형을 지었다. 그러고도 소득 추정의 평균절대오차가 41%이고 소득 분위를 정확히 맞히는 비율이 55%였다고 논문에 적었다(인접 분위까지 치면 90%를 넘는다). 정답 집합 자체도 고소득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고 스스로 밝혔고, 이 추정치는 사업 의사결정이 아니라 분석·연구용 재가중에만 쓴다고 용도를 못 박았다.
연준 이사회 쪽은 한 발 더 간다. 감독 목적으로 여러 은행에서 한꺼번에 걷는 카드 자료를 쓰기 때문에, "은행 한 곳짜리 자료가 대표성이 있는가"를 추측이 아니라 계산으로 물을 수 있다. 전체 은행을 합친 계열 옆에 은행별 계열의 분포를 겹쳐 그려 본 것이다. 결과는 반반이다. 대부분의 시기에 은행별 값은 합계 둘레에 촘촘히 모이지만, 2016~2017년과 2022년 무렵에는 10~90분위 폭이 눈에 띄게 벌어진다. 어떤 시기에는 어느 은행 자료를 쓰느냐에 따라 소비의 움직임이 의미 있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논문이 적은 당부가 이 글의 주제와 같은 문장이다.
"개별 은행·핀테크·결제처리사의 자료를 쓰는 연구자는 자기 지출 지표를 바깥 기준에 맞대 검증해야 하고, 가능한 한 그 결과가 특정 고객군이나 특정 지역 시장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원문: "Researchers using data from individual banks, fintech platforms, or payment processors should therefore validate their spending measures against external benchmarks and, to the extent possible, assess whether their results are driven by particular customer segments or geographic markets." — Federal Reserve Board, arXiv:2607.08759v1, §7.3 "Bank-Level Heterogeneity and Sample Representativeness"
여기서 당부의 수신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자기 고객을 자기 고객이라 부르는 쪽은 바깥 기준에 맞대 볼 일이 없다. 그 일이 필요해지는 것은 그 수에 "미국 가구"라는 이름이 붙는 자리부터인데, 이름이 붙는 자리와 자료를 가진 자리가 서로 다르다. 이름을 붙인 쪽에는 검증할 자료가 없고, 자료를 가진 쪽에는 검증할 이유가 없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026년 1월에 같은 종류의 거래 자료를 두고 결론을 적었다. 지역 대표성이 없고, 전체 카드 거래의 10%만 포착하며, 상품 종류가 아니라 가맹점 종류로 정리되고, 인구 정보가 없다. 그래서 "경향은 보여 주지만 소비자지출조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로 닫았다. 공식 통계 기관이 1월에 내린 판정이고, 문제의 차트는 9월에 나왔다.
이 대조의 축은 기관의 우열이 아니다. JP모건체이스 연구소 역시 은행 산하이고 재현 불가능한 독점 자료를 쓴다. 축은 하나다. "전국"이라 부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쪽은 그 절차를 밟고 자기 오차를 공개했고, 다른 쪽에서는 그 단계가 통째로 생략된 채 이름만 넓어졌다. 그리고 PNC는 애초에 전국을 말한 적이 없다. 인구 보정만으로는 메워지지 않는 패널의 자리는 이동 데이터의 행동 대표성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제도는 길을 막지 않고 요금소를 세워 뒀다
3절의 맨 윗칸이 0이라는 사실에는 반대 방향의 설명이 가능하다. 회사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제도가 그렇게 생겨서일 수 있다. 이 절은 그 가능성을 따로 검토한다. 결론부터 적으면 반쯤 맞는다. 제도는 막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으며, 다만 자진해서 적는 순간 값을 매긴다.
7.1막지 않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2020년에 낸 경영진 논의·분석 해석지침에는 회사가 자진해서 공시하는 지표의 예시가 각주에 열여섯 가지 붙어 있다. 영업이익률, 동일 점포 매출, 면적당 매출, 총고객·구독자 수, 이용자당 평균 매출, 일·월 활성 이용자, 활성 고객 수, 순고객 증가, 총노출 수, 회원 수, 트래픽 증가율, 비교 가능 거래 증가, 자발·비자발 이직률, 인력 구성 비율, 그리고 총에너지 소비량과 데이터 유출 건수다. 재무 수치가 아닌 기술·운영 지표도 이 지침의 사정권이라는 뜻이고, 목록 자체가 "이에 한정되지 않는다"로 열려 있다. 다만 그 열여섯에 AI에 해당하는 항목은 없다. 길이 막힌 것이 아니라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선례도 있다. 2015년 1분기, 아마존이 보고 세그먼트를 북미·인터내셔널·AWS로 바꿨다. 클라우드를 손익 항목으로 떼어 낸 것이다. 그리고 과거 수치를 다시 깔았다.
"2015년 1분기부터 보고 세그먼트를 북미, 인터내셔널, AWS로 변경했다." / "일부 과거 금액은 현재 표시 방식에 맞추어 재분류했고, 여기에는 세그먼트 재무 정보의 재작성이 포함된다." 원문: "Beginning in the first quarter of 2015, we changed our reportable segments to North America, International, and AWS." / "recasting the segment financial information" — Amazon.com, Form 10-Q, 2015 Q1, Note 8
지수가 다섯째 칸을 "별도 항목으로 떼어 매 분기 같은 자리에 적어 바깥 사람이 같은 수치를 따라갈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했는데, 아마존이 2015년에 한 일이 정확히 그것이다. 떼어 냈고, 과거를 다시 깔았고, 그 뒤로 매 분기 같은 자리에 적었다. 그렇게 한 이유로 든 것은 규정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을 평가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내부 사정이다.
7.2요구하지도 않는다
같은 지침이 지표 공시의 성격을 한 낱말로 못 박는다. 자진이다.
"어떤 회사들은 동일 점포 매출이나 구독자당 매출 같은 회사별 특화 지표를 자진해서 공시한다." 원문: "Some companies voluntarily disclose specialized, company-specific sales metrics, such as same store sales or revenue per subscriber." — SEC Release No. 33-10751, 2020-01-30
세그먼트로 떼는 쪽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국 회계기준의 세그먼트 공시는 경영진 접근법을 따른다. 최고영업의사결정자가 이미 정기적으로 받아 보는 선이 공시 대상이 되는 구조다. 회사가 내부에서 AI 손익을 따로 돌리지 않으면 기준은 침묵한다. 회계기준은 AI 손익선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만들어진 뒤에 따라올 뿐이다.
7.3적는 순간 값이 붙는다
그러면 자진해서 적으면 끝인가. 아니다. 적는 순간 따라오는 목록이 있고, 이 목록이 이 절에서 가장 중요하다. 지침은 지표 하나를 공시하면 정의와 산식, 그 지표가 투자자에게 쓸모 있는 이유, 경영진이 그 지표를 어떻게 쓰는지를 함께 적기를 기대한다고 쓴다. 기저에 깔린 추정과 가정이 있으면 그것도 밝히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지표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경우가 따로 적혀 있다.
"회사가 지표를 계산하거나 표시하는 방법을 한 기간에서 다음 기간으로 바꾸면, 중요한 범위에서 다음을 공시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1) 이전 기간과 비교해 계산·표시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2) 그렇게 바꾼 이유, (3) 그 변경이 공시되는 금액과 이미 보고한 정보에 미치는 영향, (4) 회사의 성과나 전망을 이해하는 데 관련될 그 밖의 방법론·결과상 차이. … 변경의 중요도에 따라 과거 지표를 현재 표시에 맞추어 다시 깔아야 하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원문: "If a company changes the method by which it calculates or presents the metric from one period to another… the company should consider whether it is necessary to recast prior metrics to conform to the current presentation" — 같은 지침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회사 자체 정보에서 뽑은 지표를 공시할 때는 그 수를 만드는 내부 절차에 통제를 두어 "정확성뿐 아니라 일관성"을 확보하라고 적혀 있다. 이 목록을 다시 읽으면 익숙한 모양이 보인다. 정의를 고정하고, 잣대를 바꾸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적고, 필요하면 과거를 다시 깔고, 그 수를 만드는 절차에 통제를 둔다. 이것이 사다리 넷째 칸과 다섯째 칸이 요구하는 것과 같다. 결과를 한 번 수치로 적는 일(29%)과 그 수치를 다음 분기에도 다시 대는 일(2%) 사이의 간격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이 목록의 무게다.
이 절의 착지는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그러니 회사들은 잘못이 없다"도 아니고 "공시를 안 하는 건 숨기는 것"도 아니다. 제도가 길목에 세운 것은 차단기가 아니라 요금소다. 요금을 낸 회사가 532곳 중 열두 곳이고, 끝까지 간 회사는 아직 없다.
제도 바깥에도 설명이 하나 더 있고, 그건 요금의 반대쪽이다. 요금을 냈을 때 돌아오는 것이 있는가. 지수 운영자가 그걸 직접 재 봤다. 업종 효과를 고정하고 규모·성장률·이익률을 통제한 뒤, 업종 대비 선행 주가수익비율을 '말하기 점수'와 '증명 점수'에 각각 회귀시킨 것이다. 세 결과가 다 같은 방향이다. AI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회사가 동종업계보다 비싸게 거래되지 않고, 말을 많이 하는 쪽의 할증도 잡음 안에 들어가며, 지난 3년간 AI 언급을 늘린 분기에 그 회사 주가가 시장을 이기지도 지지도 않았다. 애널리스트 한 사람의 회귀이니 확정된 결과로 읽을 일은 아니다. 다만 이 추정이 맞는다면 다섯째 칸이 왜 비었는지에 답이 하나 늘어난다. 정의를 고정하고 과거를 다시 깔고 절차에 통제를 두는 그 모든 일에, 지금으로서는 값이 매겨지지 않는다.
상장사 공시 바깥에서는 그 요금을 낸 사례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직원용 AI 지출 옆에 재작업률을 나란히 놓아 분기마다 같은 기준으로 재는 사내 점수표 같은 것이 그렇다. 리플링이 직원 AI 지출과 성과를 한 표에 놓은 사례가 그 모양에 가깝다. 공시 의무가 없는 자리에서는 정의를 고정하는 값이 훨씬 싸다.
페블러스 관심의 이유
먼저 이해관계를 밝힌다. 페블러스 역시 자사의 AI 도입 효과를 이 사다리의 넷째 칸 기준으로 공시하고 있지 않다. 남의 공시를 읽는 글이니 우리 자리부터 적고 간다.
깨진 것은 값이 아니라 열의 이름이다
페블러스가 DataClinic에서 하는 일은 들어온 데이터셋에 "이게 무엇을 센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AI-Ready Data도 같은 질문을 학습 전 단계에 둔다. 이 사건이 보여 주는 것은 그 질문이 데이터셋 안이 아니라 데이터셋의 이름표에서 먼저 깨진다는 사실이다. PNC의 고객 가구 자료는 깨끗한 데이터다. 결측도 중복도 이상치도 없다. 깨진 것은 그 열의 이름이 한 칸 옮겨 갈 때마다 넓어진다는 점이다.
설문 방법론에는 이 어긋남을 부르는 이름이 이미 있다. 실제로 접근 가능한 집단과 말하려는 집단이 어긋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인데, 중요한 것은 이름보다 그 문헌이 덧붙인 한 문장이다. 이 어긋남은 "표본을 뽑기 전에 이미 존재한다". 표본을 키워도, 데이터를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줄지 않는다는 뜻이다. 품질 검사는 값을 보지 이름을 보지 않는다. 그래서 이 종류의 결함은 품질 점수가 만점인 데이터셋에서도 그대로 살아남는다.
사다리 다섯째 칸은 다음 분기에 다시 잴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사다리 다섯째 칸의 정의를 다시 꺼내 놓는다. "바깥 사람이 같은 수치를 시간에 걸쳐 따라갈 수 있도록 매 분기 일관되게 보고된" 상태다. 좋은 지표의 조건으로 적힌 것은 정확도가 아니라 다시 잴 수 있는가다. 그리고 7절에서 본 지침이 자진 공시 지표에 요구하는 목록이 정확히 같은 모양이다. 정의와 산식을 적고, 잣대를 바꾸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적고, 필요하면 과거 수치를 다시 깔고, 그 수를 만드는 절차에 통제를 둔다. 데이터 품질 문헌이 재현성과 계보라 부르는 것과 겹치고, 데이터 품질 국제표준(ISO 5259 계열)이 측정 가능성을 다루는 자리와도 닿는다. 그 조건을 만족한 회사가 532곳 중 0곳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셋 있다
첫째, 지금 쓰는 AI 성과 보고를 다섯 칸에 대 본다. 대부분 둘째나 셋째 칸에 있을 텐데, 셋째와 넷째를 가르는 것은 데이터 양이 아니라 정의를 고정하고 보존했는가다. 무엇을 고정해야 하는지는 7절의 목록에 이미 나와 있다.
둘째, 바깥 숫자를 인용하기 전에 분모를 묻는다. "몇 퍼센트"보다 "무엇의 몇 퍼센트"가 먼저다. 6절의 표 하나가 그 연습이다. 네 수 모두 맞는데, 넷이 같은 것을 센 것은 아니다.
셋째, 우리가 내보내는 숫자의 이름표를 점검한다. 우리 고객사 표본에서 나온 비율을 "업계"라 부르고 있지는 않은가. 이번 사건에서 이름이 넓어진 첫 자리가 원 보고서 자신의 그림 제목이었다는 점이 여기에 그대로 겹친다. 본문에서는 한정어를 붙이고 차트 제목에서는 떼는 일은 어느 조직에서나 일어난다.
숫자가 맞는다고 그 숫자가 그 이름의 것은 아니다
AI 투자 논쟁은 "효과가 있나 없나"로 갈려 왔다. 이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그보다 한 칸 앞이다. 효과를 재는 잣대가 다음 분기까지 살아남느냐가 먼저 정해져야 그 논쟁이 성립한다. 지금은 양쪽 다 자기한테 유리한 패널을 들고 있고, 양쪽 다 틀리지 않았다. 페블러스가 한국어로 먼저 언어화할 수 있는 것은 이 구분이다. 숫자가 맞는 일과 그 숫자가 제 이름의 것인 일은 다르다. 그리고 그 확인 절차는 어렵지 않다. 각주를 한 번 따라 올라가면 된다.
본문의 축자 인용은 a16z 덱 원본 PDF, 아폴로 원문, 지수 운영자의 공개 글 넉 편과 지수 사이트의 회사별 쪽, PNC 보고서 PDF 전문, 멘로벤처스 두 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지침 전문, 아마존 공시 원문, 그리고 JP모건체이스 연구소·연방준비제도·미국 노동통계국 문헌에서 직접 대조했다. 차트 수치는 덱 쪽을 600dpi로 다시 떠서 각주 글자까지 맞췄다. 표본이 532곳인지 536곳인지는 사이트가 적어 둔 갱신 주기로 설명되므로 4절에 그렇게 적었다. 아직 갈라지지 않은 것은 남아 있다. 아폴로의 69%가 미국 단독인지 영국까지 합친 값인지, 넷째 칸 열두 곳의 전체 명단, PNC의 400만 가구 코호트가 생성형 AI 비율을 낸 코호트와 같은 것인지, 은행 패널이 못 보는 결제의 몫, 그리고 비용 70%의 나머지 8%다. 세그먼트 회계기준은 원문을 열지 못해 조문 인용 없이 취지만 썼고, 소셜 카드의 조회수는 관측하지 못해 쓰지 않았다. 1절부터 7절까지는 공개 문서가 보고한 사실이고 6.3절 뒷부분과 이 절은 그 문서들이 하지 않은 이야기이니 나눠서 읽어 주시기 바란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참고문헌
이 글의 대상 — 1차
- 1.a16z, State of Markets II, 2026-09-30. 90쪽 슬라이드 묶음. 본문이 인용한 것은 27쪽과 38쪽이고, 쪽수와 차트 수치는 원본 PDF를 600dpi로 떠서 확인했다.
- 2.a16z, State of Markets II 공식 요약 — 두 수치를 출처 표기 없이 문장으로 다시 쓴다.
- 3.a16z 공식 X 게시물, 2026-10-01 18:30 — "98% of US households aren't paying for AI yet". 조회수는 2026-10-08 기준 직접 조회가 막혀 관측하지 못해 본문에 쓰지 않았다.
- 4.Torsten Slok, Apollo Daily Spark, 2026-09-11 — "69% of the S&P 500 point to a live AI deployment", 비용 70%·매출 22%. 나머지 8%는 원문에 없다.
- 5.The AI Value Gap(AI Value Realisation Index) 홈페이지 및 회사별 판정 쪽(
/c/IRM·/c/EBAY·/c/SPGI·/c/XYZ·/c/TTD), 2026-10-08 접속 — 집계 표본 536곳, 다섯 칸 정의 축자, Proven Value 산식과 워크드 예시(3+3+3=9/15→60), "Only Level 3 and above counts", 갱신 주기(S&P 분기·FTSE 반년), Substantiation이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명시, AvAI 보조 지수(돕는 쪽 55% / 셋째 칸 이상 52% 대 61%, 2년치 1,410건), 아이언 마운틴 FY2025 5억 4,000만 달러. 라이브 수치이므로 조회일 기준. - 6.Amin Mrini, No.44 — Q2 Index Update, 2026-09-28 — "532 companies", "twelve, still just 2% of the sample", 지수 15.7/100(QoQ +17%), 76·71·32 사다리, "361 of the 532 (68%)", 60점 일곱 곳 실명, RELX·오토트레이더·팩트셋이 되풀이 KPI로 추적, S&P 30% 대 FTSE 43%와 그 비용 편중, 부킹 홀딩스·블록 사례.
- 7.Amin Mrini, Q1 2026 AI Swimsuit Report, 2026 Q1 — 지수 13.5/100, "across 536 large US and UK companies", 주장 단위 8%, 블록 219건 중 12건, 업종 분포와 그 이유. · No.35 — AI talk is cheap, AI proof is scarce — 사다리 개정 경위("a far harder version of my first attempt in No.33"), 업종 고정효과·규모·성장·이익률 통제 회귀 결과 셋.
- 8.PNC Economics Research, Consumer Health Check, 2026-06-15 — "the share of PNC households… reached 2.2% in May". 로컬 사본으로 전문 확인: 본문 "PNC households" 2회, 생성형 AI 관련 Figure 11·12·14·15 제목에 모두 "PNC" 없음, 2025년 5월 대비 세대·소득별 값, "the 4 million household cohort PNC tracks"(3쪽), 그리고 7쪽 Methodology의 "The data may have a degree of selection bias due to selected populations and data availability" 및 MCC 분류 규칙.
- 9.PNC Economics Research, Consumer Health Check 2026-04-13 · 2026-07-13 · 2026-08-10판 — 4월판 Figure 13의 제목이 6월판과 같다는 점, 7·8월판에는 생성형 AI 수치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a16z 각주의 "July 13, 2026"에 대한 해석은 공개 자료로 갈라지지 않아 본문에서 다루지 않았다.
- 10.Menlo Ventures, 2026: The State of Consumer AI, 2026-09-15 — 55%, 미국 성인 5,067명(Morning Consult, 2026-07), 본인 결제 48%·가족 34%·회사 20%(복수 응답).
- 11.Menlo Ventures, 2025: The State of Consumer AI, 2025-06-26 — "3%"의 계산식(전 세계 18억 명 × 월 20달러 × 12개월 대비 120억 달러).
- 12.Bank of America Institute, Consumer Checkpoint(방법론 부록), 2026-03 — 약 3%, 월 5건 이상 거래 고객만 포함, 법인카드 제외. 패널 가구 수는 공개하지 않는다.
- 13.Deloitte, Digital Media Trends 20th ed., 2026-03-25 — 유료 영상 구독 보유 자기보고 약 90%(미국 14세 이상 소비자 n=3,575). 자기보고 설문이라 카드 패널 수치와 직접 맞대지 않았다.
방법론·제도 — 1차
- 14.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Commission Guidance on Management's Discussion and Analysis, Release Nos. 33-10751 / 34-88094 / FR-87, 2020-01-30 — 자진 공시, 따라오는 공시 목록, 지표 산정 방식을 바꿀 때의 네 항목과 과거 재작성 검토, 내부 통제, 각주 11의 예시 열여섯.
- 15.Amazon.com, Inc., Form 10-Q, 2015 Q1, Note 8 — 세그먼트 변경과 과거 재작성.
- 16.JPMorgan Chase Institute, Estimating Family Income from Administrative Banking Data: A Machine Learning Approach, 2018-12 — 평균절대오차 41%, 소득 분위 적중 55%, 원시 변수 400개, 연 25만 명 정답 집합.
- 17.Aladangady, A., Duque Gabriel, R., & Wix, C.(Federal Reserve Board), Measuring Consumption with Credit Card Data: Benchmarking and Beyond, arXiv:2607.08759v1, 2026-07 — §7.3 "Bank-Level Heterogeneity and Sample Representativeness": 은행별 계열의 10~90분위 폭이 2016~2017년과 2022년 무렵 벌어진다는 관측과, 개별 은행 자료 이용자를 향한 검증 당부 축자.
- 18.Erhard, L., & Montag, H., The value of transactional data to a consumer spending survey, BLS Monthly Labor Review, 2026-01-26 — 지역 대표성 결여, 전체 카드 거래의 10% 포착, 가맹점 종류 기준 정리, 설문 대체 불가 판정.
- 19.Sen, I., Flöck, F., Weller, K., Weiß, B., & Wagner, C., TED-On: A Total Error Framework for Digital Traces of Human Behavior on Online Platforms, arXiv:1907.08228 — 표본을 뽑기 전에 이미 존재하는 어긋남이라는 서술.
- 20.Groves, R. M. 외, Survey Methodology(2nd ed.), Wiley, 2009 — ⚠️ 원서를 직접 열지 않았고, 위 18번이 인용한 문장으로만 썼다.
- 21.FASB, ASU 2023-07, Segment Reporting(Topic 280) — ⚠️ 원문을 열지 못해 조문 인용 없이 경영진 접근법이라는 취지만 썼다.
전파 경로 — 2차
- 22.Megan Cerullo, CBS News, 2026-04-17 — "only about 2% of all U.S. households", 그리고 한 문장 안에서 가구와 소비자가 갈아타는 비교 문장. PNC 수석이코노미스트 실명 인용.
- 23.Conor Murray, Forbes, 2026-09-11 — a16z 덱보다 19일 먼저 같은 수치를 보도했다.
- 24.techstartups.com, 2026-10-02 — 두 수치가 다른 집단에서 나왔다는 단서를 본문에 단 드문 사례다.
- 25.The Neuron, 2026-10-02~04 — 두 차트를 한 기사 안에서 결합한다.
- 26.AI타임스, 2026-10-05 — "미국 가구 2.2%만 AI 유료 구독". PNC를 출처로 밝히되 한정어는 없다.
기업 공시 — 1차
- 27.S&P Global 2026 Q2 실적발표(2026-07-28) · eBay 2026 Q1(2026-04-29)과 2025 Q4(2026-02-18) · Iron Mountain 2026 Q1·Q2 실적발표 — 3.1절의 세 사례. 아이언 마운틴의 근거 수치는 지수 쪽에 인쇄된 FY2025 디지털 매출 5억 4,000만 달러이고, 연간 수치라 2026년 분기 발표에는 같은 종류의 수치가 없다.
페블러스 블로그 인접 글
- 28.같은 지표 이름 아래 갈리는 분모(6절) · 영국 상장사 연차보고서 전수 분류(4절) · 문서만 읽고 매긴 값(3.1절) · 인구 보정으로 메워지지 않는 패널(6.3절) · 설문을 대신 답하게 한 모델(6.1절) · AI 지출 옆에 성과를 놓은 점수표(7.3절) · 무엇을 셀지 정하는 일(3절) · 같은 회사의 앞선 자료(1절) · 앤트로픽 선행 매출 배수 · 도입과 성과 사이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