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어떤 일을 사람 몫으로 남길지 정하려면, 그 일에서 AI가 이미 무엇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2026년 8월 26일 빌 게이츠가 AI와 노동을 다룬 긴 에세이를 게이츠노트에 올렸다. 여기에 제안이 두 개 들어 있다. AI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사람에게 남겨 두는 직무를 정하자는 Human Reserved, 그리고 AI 토큰과 로봇에 세금을 매기자는 제안이다. 두 제안 다 방향은 분명한데, 그 방향대로 하려면 무엇을 세어야 하는지가 비어 있다.
게이츠는 에세이에서 사람 전용 일자리라는 발상이 자신에게 답이 없는 질문들을 낳는다고 적고 네 가지를 나열했다. 누가 정하는가, 어떤 기준을 쓰는가, 기업이 몰래 로봇을 쓰는 걸 어떻게 막는가, 한 나라만 규제하면 무역은 어떻게 되는가. 3주 앞서 미 하원에 발의된 토큰세 법안은 이 질문에 답하는 대신 세율을 실업률 지표에 연동하고, 기업이 모델을 안에서 쓰는 경우에만 인력 감축과의 관계를 따지도록 했다.
이 구조는 페블러스가 7월에 다룬 캘리포니아·코네티컷 규정과 같은 자리에서 멈춘다. 그때도 신고 의무는 확정됐고 무엇을 신고 대상으로 볼지 판정하는 기준만 비어 있었다. 이번에는 그 빈칸이 해고 사유가 아니라 과세 표준과 보호 직군 지정으로 옮겨왔다.
40%
게이츠가 상상한 상한
사람 몫으로 남길 수 있는 일자리 비율, 그 이상은 못 올린다고 밝혔다
50%
게이츠가 말한 토큰세 수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터뷰에서 든 예시 세율
2%
실제 법안의 기본 토큰세율
U-4 실업률이 5% 이하인 해에 적용되는 하한
19%
AI 노출 직군 청년 고용 부족분
22~25세 기준 스탠퍼드 추정, 1년 전 15%에서 확대
게이츠가 그은 두 개의 선
첫 번째 선은 직무에 긋는 선이다. 게이츠는 AI와 로봇이 좋아질수록 어떤 일은 사람만 하도록 따로 떼어 두게 될 것이라고 보고, 그 영역을 Human Reserved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썼다.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도 밝혔다. 건물과 도로를 지을 수 있지만 잃는 것이 너무 커서 짓지 않기로 한 땅, 자연보호구역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 발상의 출발점은 개인적이다. 게이츠의 부친은 2020년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떠났고, 말기에는 유급 간병인들이 밤낮으로 돌봤다. 배가 고파도 그 사실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간병인들은 늘 알아챘다고 한다. 게이츠는 그 돌봄에 대해 "그들이 아버지에게 준 돌봄에는 대체 불가능하게 인간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어떤 로봇도 그 일을 할 수 없었고, 해서도 안 됐다"고 적었다.
선을 긋는 근거는 두 갈래다. 하나는 경제적 이유다. 기계가 어떤 역할을 가져가면 다른 일로 옮기기 어려운 사람이 대량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여기 해당한다. 게이츠가 든 예는 평생 건설 현장에서 일한 55세 노동자다. 그에게 이제부터 요양시설에서 일하라고 말하면서 보람까지 느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경제와 무관한 이유다. 불치병 진단을 로봇이 통보하는 장면을 두고 그는 "기술적으로 못 할 이유는 없다. 그렇더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썼다. 액시오스 인터뷰에서는 보육과 배심원 역할을 사람이 확실히 더 맞는 일로 꼽았고, 교육과 의료는 금지가 아니라 혼합형으로 보았다. 사람이 AI로 자기 능력을 넓히면서 직군 자체는 보호받는 형태다.
두 번째 선은 세제에 긋는 선이다. 논리는 짧다. 사람을 고용하면 그 소득에 대해 페이롤세를 내지만, 로봇을 사면 대개 그해에 사업비용으로 곧장 털어낼 수 있다. 게이츠의 표현으로는 "세제가 사람을 기계로 바꾸는 쪽으로 당신을 떠민다". 그래서 AI 토큰과 로봇에 세금을 매겨 인간 노동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그 돈으로 재교육과 안전망을 채우자는 제안이다. 다만 의약품과 교육을 싸게 만드는 것처럼 이롭기만 한 용도까지 늦추지 않도록 표적을 좁혀야 한다는 단서를 함께 달았다.
게이츠가 로봇세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몇 해 전에도 같은 제안을 했고 대부분의 반응은 이상한 발상이라는 것이었다고 스스로 적었다. 그때의 제안은 조문으로 옮겨지지 못했다. 로봇세를 실제로 걷으려면 무엇을 로봇으로 셀지부터 정해야 하는데, 공장의 로봇 팔과 사무실의 소프트웨어를 가르는 선이 세법 언어로 정리된 적이 없다. 이번 제안이 다른 점은 토큰이라는 단위다. 토큰은 이미 AI 사업자의 청구 시스템 안에서 세어지고 값이 매겨진다.
네 가지 질문에는 그도 답이 없었다
에세이에는 제안 뒤에 문단이 하나 더 붙어 있다. 게이츠는 Human Reserved라는 발상이 자신에게 답이 없는 질문들을 낳는다고 쓰고, 네 가지를 이탤릭으로 나열했다. 무엇을 사람 몫으로 남길지 누가 정하는가. 어떤 기준을 써야 하는가. 기업이 어차피 로봇을 쓰면서 규제를 빠져나가는 것을 어떻게 막는가. 한 나라는 로봇에게 물건을 만들게 하고 다른 나라는 그러지 않을 때 국제 무역은 어떻게 되는가. 그는 이 질문들이 전환 계획의 일부로 공개적으로 풀려야 한다고만 덧붙였다.
규모에 대해서도 그는 상한을 스스로 낮춰 잡았다. 얼마나 많은 고용을 이런 식으로 지킬 수 있는지 계산해 봤다면서, 액시오스에 "아주 극단적인 형태로 가면" 초기에 일자리의 40%까지는 사람 몫으로 상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못을 박았다. "하지만 그게 내가 올릴 수 있는 최대치다." 그 숫자에 도달하는 것조차 생각보다 어려웠다고도 했다. 노동시장의 과반은 여전히 시장에 맡긴다는 뜻이다.
같은 날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는 그 40%가 어떻게 나온 수치인지가 조금 더 드러난다. 실제로 30%나 40% 위로 올리기가 어렵더라고 말한 뒤, 50%까지 갈 수 있다면 조기 은퇴나 주당 노동시간 단축을 이야기할 수 있고 10~15%에 머물면 완전히 다른 사회가 된다고 했다. 눈금 한 칸이 사회의 모습을 바꾸는데, 그 칸을 어디에 그을지는 아직 자료로 뒷받침된 값이 아니다. 그도 인정했다. 공식을 쓰지 않은 직군들이 분명히 있고, 나중에 이 주제로 메모를 따로 쓸 때 그 공식을 써 보겠다고 했다.
세금 쪽에서는 숫자가 하나 더 나왔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로봇세와 토큰세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느냐고 묻자 게이츠는 "토큰세로 매출의 50%를 정부에 내게 할 수 있고, 정부는 그 돈으로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돕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스스로 되물었다. 어떤 토큰 사용은 과세 대상에서 빼야 하지 않는가. 발명을 돕는 AI와 일자리를 대체하는 AI 사이에 정말로 구분이 있는가. 그의 문장은 이렇게 이어진다. "AI에게 '일자리 대체는 하지 마'라고 말하는 방법을 누가 알려 준다면." 답을 흐린 자리에서 그는 다른 길도 함께 열어 뒀다. 정부는 법인세를 통해 이미 모든 기업 이익의 일부를 갖고 있으니 법인세율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토큰세를 두고는 주세나 담배세처럼 특정 품목에 붙는 판매세에 가깝다고 설명했는데, 그런 세금은 무엇에 붙일지가 먼저 정해져야 성립한다.
네 질문 가운데 마지막 하나에는 그가 인터뷰에서 답의 윤곽을 내놓았다. 사람 몫으로 남기는 선은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그는 본다. 어떤 나라는 노인 돌봄을 사람이 맡도록 고집하겠지만,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일본이라면 돌봄 로봇을 반길 수 있다. 그래서 나라별로 선을 긋되 수입 정책을 함께 바꿔야 한다고 했다.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로 탄소 규제가 느슨한 나라의 제품에 값을 매기듯, 로봇이 만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식이 작동하려면 세관이 컨테이너 앞에서 이 물건이 사람 손을 얼마나 거쳤는지 판정할 수 있어야 한다. 답의 윤곽마저 다시 계측을 요구한다.
이 질문들은 윤리 질문처럼 들리지만 실행 단계에서는 전부 계측 질문으로 바뀐다. 누가 정하느냐는 결국 어떤 자료를 근거로 정하느냐이고, 어떤 기준을 쓰느냐는 어떤 값을 재느냐이며, 편법을 어떻게 막느냐는 직무 단위로 AI 사용을 확인할 수 있느냐다. 발명과 대체를 나누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두 용도를 가르는 관측 가능한 표지가 없으면 세법은 그 구분을 조문에 쓸 수 없다.
의회에 올라온 토큰세는 무엇을 셌나
같은 질문을 이미 조문으로 옮긴 문서가 있다. 게이츠의 에세이보다 3주 앞선 2026년 8월 6일, 그레그 카사 하원의원(민주·텍사스 35지구)이 밸러리 파우시, 세라 제이컵스 두 의원과 함께 낸 H.R. 10044, AI Tax and Work Protection Act다. 8월 20일에는 실리콘밸리를 지역구로 둔 로 카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셋이 됐다. 법안은 교육노동위원회와 세입위원회에 회부됐고 현재 상태는 발의까지다. 의회조사국 요약도 의회예산처 비용 추계도 아직 없어서, 조문 자체가 유일한 근거다.
법안은 내국세법에 §4491을 새로 넣어 파운데이션 모델에 물품세를 매긴다. 과세액은 두 값 중 큰 쪽이다. 하나는 그해 처리된 토큰의 공정시장가치에 토큰세율을 곱한 값, 다른 하나는 AI 서비스 대가로 받은 금액에 특수관계자 거래의 공정시장가치를 더해 거래세율을 곱한 값이다. 세율은 고정이 아니다. U-4 실업률이 5% 이하면 토큰세율 2%, 거래세율 3%에서 시작하고, 5%를 넘으면 그 초과분만큼, 7%를 넘으면 5% 초과분의 두 배만큼 올라간다. 게이츠가 인터뷰에서 말한 50%와 조문에 적힌 2%는 같은 아이디어의 서로 다른 눈금이다.
정작 판정이 걸리는 곳은 세율이 아니라 과세 계기다. 조문은 과세 대상 거래를 두 갈래로 나눈다. 특수관계 없는 상대에게 모델 접근을 제공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과세 대상이다. 반면 납세자가 모델을 자기 사업 안에서 쓰거나 특수관계자에게 넘기는 경우는 조건이 붙는다. 그 사용이 납세자나 특수관계자의 "인력 감축을 가능하게 하거나 초래할" 때만 과세 대상이 된다. 과세 대상자 정의에도 같은 갈림이 들어 있다. 모델을 개발하거나 접근을 판매하거나 기존 오픈웨이트 모델을 개조하는 자 가운데, 거래로 매출을 내거나 그 모델로 자사 인력을 줄인 자가 대상이다.
게이츠가 답을 못 찾은 질문 하나는 이 조문이 나름의 방식으로 처리했다. 발명을 돕는 AI와 일자리를 대체하는 AI를 어떻게 가르느냐는 질문이다. 조문은 용도를 재는 대신 주체로 갈랐다. 연방·주·지방정부, 대학, 연방출연연구개발센터, 501(c)(3) 비영리가 연구개발 목적으로 쓰는 경우를 과세 대상에서 뺐다. 누가 쓰는지는 확인하기 쉽고 무엇에 쓰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니 쉬운 쪽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래서 기업 연구소가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데 쓰는 토큰은 빠지지 않는다. 게이츠가 지키고 싶다고 말한 용도가 하는 일이 아니라 소속 기관에 따라 갈린다.
조문 곳곳에 미완의 계측도 남아 있다. 과세 대상인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계부터 그렇다. 학습에 쓴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회 이상인 모델을 기준으로 삼되, 같은 성능을 내는 데 필요한 연산량이 해마다 달라진다는 점을 인정해 그 수치를 재무장관이 조정할 수 있게 열어 뒀다. 무엇이 과세 대상인지를 가르는 문턱이 해마다 움직인다. 토큰의 공정시장가치가 얼마인지는 재무장관이 상무장관과 협의해 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됐다. 세율을 움직이는 실업률에도 조건이 붙는다. 5%를 넘는 실업이 전쟁이나 팬데믹처럼 AI와 무관한 충격 때문에 생겼다고 재무장관이 판단하면, 그 몫만큼을 빼고 세율을 계산할 수 있다. 실업의 어느 부분이 AI 때문인지를 장관이 나눠야 한다는 뜻인데, 그 판정을 어떤 근거로 하는지는 조문에 없다.
법안이 계측을 아예 잊은 것은 아니다. 제405조는 노동통계국이 AI가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수집·정리·보고하도록 했다. 조문이 적은 범위는 넉넉하다. AI로 인한 일자리 소멸, 그리고 임금이 깎이거나 시간이 줄거나 정규직이 임시직으로 바뀌는 기존 일자리의 질적 악화, 그 둘을 넘어서는 영향까지 담으라고 적었다.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쓰여 있지 않다. 예산은 2027회계연도부터 5년간 매년 2,000만 달러다. 세금 쪽 조항은 법 시행 1년 뒤의 거래부터 적용되는데, 그 세금이 겨냥하는 현상을 재는 통계는 이제부터 만들어야 한다.
토큰은 노력을 재지, 대체를 재지 않는다
토큰이 이미 세어진다는 사실과 토큰이 옳은 것을 센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앨런AI연구소 창립 CEO 오런 엣지오니는 게이츠의 진단은 옳지만 처방은 대체로 틀렸다고 쓰면서 이 지점을 짚었다. 그의 표현으로 토큰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키보드 타건에 세금을 매기는 것과 같다. 노력을 잴 뿐 대체는 재지 못한다.
그가 든 두 장면이 대비를 만든다. 고등학생 한 반이 AI 튜터로 미적분을 공부하면 토큰은 쉬지 않고 소모된다. 반대로 40명이 일하던 고객센터를 조용히 정리한 모델은 상대적으로 토큰을 적게 쓸 수 있다. 세금은 게이츠가 지키고 싶다고 말한 용도에 가장 무겁게 내려앉고, 정작 대체가 일어난 자리는 가볍게 지나간다. 세금을 매기는 단위의 값도 가만있지 않는다. 엣지오니가 인용한 스탠퍼드 AI 인덱스 기준으로 GPT-3.5 수준 성능의 비용은 2022년 11월 100만 토큰당 20달러에서 2024년 10월 7센트로 280배 떨어졌다. 안전망 재원을 해마다 내려가는 숫자에 묶어 두는 셈이다.
걷을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추론은 이제 노트북과 휴대폰에서도 돌아가고, 규제에 서명하지 않기로 한 나라의 서버에서도 돌아간다. 그러면 토큰세는 미국 API를 쓰는 쪽에만 붙는 세금이 되고, 붙는 만큼 중국 모델이 싸 보인다. 미국만 속도를 늦추고 중국은 늦추지 않는 결과가 된다고 엣지오니는 적었다. 게이츠가 답하지 못한 네 번째 질문이 세금 쪽에서 그대로 되풀이된다. 한 나라만 규제할 때 무역은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이다.
법안이 세율을 매단 실업률 쪽은 더 곤란하다. 스탠퍼드 디지털이코노미랩이 8월에 갱신한 관측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군의 22~25세 고용은 노출도가 낮은 또래와 같은 속도로 갔을 경우보다 19% 아래에 있다. 1년 전의 15%에서 더 벌어진 수치다. 그런데 같은 연구진은 경제 전반의 광범위한 대체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7월 미국 공식 실업률은 4.1%에 머물렀다. 엣지오니는 피해가 해고의 형태로 오지 않고 애초에 올라오지 않는 채용공고의 형태로 오고 있다고 정리했다.
법안이 고른 방아쇠는 U-4다. 공식 실업률에 구직단념자를 더해 계산하는 보완 지표이고, 게다가 직전 3개 연도 중 가장 높았던 값을 쓴다. 사람이 해고되어 실업자로 집계될 때라야 움직인다는 점은 같다. 채용이 열리지 않아 애초에 취업하지 못한 청년은 이 눈금을 거의 밀지 못한다. 대체가 진행되는 방식과 세율이 반응하는 신호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7월에 본 공백이 그대로 옮겨왔다
페블러스는 7월에 AI발 해고를 신고 항목으로 만드는 미국의 새 노동 규정을 다뤘다. 캘리포니아는 대시보드를 지시했고 코네티컷은 대량해고 통지서에 AI와의 관련성을 적도록 했다. 결론은 한 줄이었다. 신고 의무는 확정됐는데 무엇을 "AI로 인한 해고"로 볼지 판정하는 기준은 어느 규정에도 없다.
이번 사례에서 빈칸의 위치는 같고 이름만 바뀌었다. 그때 판정 대상은 해고 사유였고, 이번에는 기업 내부의 모델 사용이 인력 감축을 "가능하게 했는지"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어떤 직무를 사람 몫으로 지정할지 정하려면, 그 직무에서 AI가 이미 무엇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알아야 한다. 게이츠가 40%라는 숫자에 도달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보호할 목록을 짜려면 먼저 넘어간 것을 세는 장부가 있어야 한다.
법안 안에 그 장부의 씨앗은 들어 있다. 노동통계국에 5년간 매년 2,000만 달러를 붙여 AI의 노동 영향을 재라고 시킨 조항이 그것이다. 다만 순서가 뒤집혀 있다. 세율은 기존 실업률 지표에 즉시 연동되고, 그 지표가 놓치는 것을 잡아낼 통계는 이제 착수 단계다. 법안은 보조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를 "주된 업무를 자연인이 수행하는" 일자리로 규정해 두기도 했다. 사람 전용 일자리라는 발상이 조문 언어로는 이미 존재하는 셈인데, 무엇을 그렇게 부를지 가려낼 자료는 아직 없다.
보조금이 향하는 분야는 16개로 적혀 있다. 보육과 공교육, 노인·장애인 돌봄, 공중보건, 주택과 공공 인프라, 지역 언론까지 들어간다. 엣지오니가 짚은 대로 어떤 자리를 사람 몫으로 남긴다는 말은 그 자리를 채울 사람이 있다는 전제 위에 선다. 미국의 방문 요양·개인 돌봄 종사자 중위 연봉은 3만 4,900달러이고, 이 임금 수준에서 노동통계국은 2034년까지 해마다 76만여 개의 채용 수요가 계속 생길 것으로 본다. 자리는 늘 열려 있는데 사람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뜻이다. 돈을 붙여 돌봄과 교육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조항은 그 전제를 메우려는 시도로 읽힌다.
법안이 정밀하게 세는 항목은 따로 있다. 보조금으로 만든 일자리에 대해서는 건수와 평균 임금과 중앙값과 임금 범위까지 매년 의회에 보고하도록 정해 뒀다. 만든 것은 자릿수까지 세고, 없어진 것은 세는 방법부터 연구 과제로 남긴 셈이다. 게이츠가 지원이 닿아야 한다고 적은 대상은 정확히 후자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 시간이나 임금이 줄어든 사람, 손실이 몰린 지역. 셋 다 지금의 실업률 통계로는 골라낼 수 없다.
Editor's Note
페블러스가 이 사안을 계속 따라가는 이유는 규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이 있어서가 아니다. 로봇세든 사람 전용 일자리든, 실행 단계에서는 직무 단위로 AI 사용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검증하는 문제로 내려온다. 라벨의 정의와 출처가 정해지지 않은 채 쌓인 데이터 위에서는 세금도 보호 목록도 잘못된 신호를 따라간다. 우리가 AI-Ready Data를 이야기할 때 다루는 문제가 여기에 그대로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빌 게이츠가 말한 사람 전용 일자리(Human Reserved)는 무엇인가요?
AI나 로봇이 할 수 있더라도 사회가 사람에게 남겨 두기로 선택하는 직무 영역입니다. 게이츠는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짓지 않기로 한 자연보호구역에 빗댔습니다. 영구적으로 사람이 맡는 형태와, 다른 경력으로 옮기기 어려운 노동자를 위한 한시적 보호 형태 두 갈래를 제시했습니다.
왜 40%인가요?
법으로 정해진 목표가 아니라 게이츠 개인의 상한 추정입니다. 그는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아주 극단적인 형태로 가면 초기에 일자리의 40%까지 사람 몫으로 상상해 볼 수 있다면서, 그게 자신이 올릴 수 있는 최대치라고 덧붙였습니다. 나머지 과반은 여전히 시장에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로봇세와 토큰세는 어떻게 다른가요?
과세 대상이 다릅니다. 로봇세는 물리적 자동화 설비에, 토큰세는 AI 모델이 처리하는 입출력 단위인 토큰에 매깁니다. 게이츠는 둘을 함께 제안했고, 로봇에 대해서는 금지와 과세가 섞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동안의 로봇세 논의가 로봇의 정의를 넘지 못했던 것과 달리 토큰은 이미 사업자 청구 시스템에서 계량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실제로 발의된 법안이 있나요?
있습니다. 2026년 8월 6일 그레그 카사 하원의원이 밸러리 파우시·세라 제이컵스 의원과 함께 낸 H.R. 10044(AI Tax and Work Protection Act)입니다. 8월 20일 로 카나 의원이 합류해 공동발의자는 3인이 됐습니다. 교육노동위원회와 세입위원회에 회부됐고 상태는 발의 단계입니다. 의회조사국 요약도 의회예산처 비용 추계도 아직 없어 현재로서는 조문이 유일한 근거 자료입니다.
이 법안의 세율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U-4 실업률에 연동됩니다. 5% 이하면 토큰세율 2%, 거래세율 3%가 적용되고, 5%를 넘으면 그 초과분만큼, 7%를 넘으면 5% 초과분의 두 배만큼 올라갑니다. 기준값은 직전 3개 연도 중 가장 높았던 해의 수치를 씁니다. 과세액은 토큰 공정시장가치 기준액과 매출 기준액 중 큰 쪽입니다.
한 나라만 사람 전용 일자리를 두면 무역은 어떻게 되나요?
게이츠가 스스로 답이 없다고 적은 네 질문 중 하나입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터뷰에서는 윤곽을 내놓았는데,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처럼 로봇이 만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렇게 하려면 수입품이 사람 손을 얼마나 거쳤는지 국경에서 판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런 엣지오니는 토큰세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추론이 노트북과 해외 서버에서도 돌아가는 이상 미국 API 이용자에게만 붙는 세금이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모델을 안에서 직접 쓰는 경우는 왜 과세가 어렵나요?
조문이 조건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특수관계 없는 상대에게 모델 접근을 제공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과세 대상이지만, 납세자가 자기 사업 안에서 쓰거나 특수관계자에게 넘기는 사용은 그 사용이 인력 감축을 가능하게 하거나 초래할 때만 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 판정을 어떤 자료로 하는지는 조문에 없어, 청구서가 남는 쪽만 자동으로 걷히는 구조가 됩니다.
토큰을 기준으로 과세하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토큰은 사용량을 재지 대체를 재지 않습니다. 오런 엣지오니는 이를 키보드 타건에 세금을 매기는 것에 비유하면서, AI 튜터를 쓰는 교실은 토큰을 계속 소모하는 반면 40명 규모 고객센터를 정리한 모델은 토큰을 적게 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큰 단가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 280배 하락했다는 점도 과세 표준으로서는 불안 요인입니다.
7월에 다룬 AI 해고 신고 규정과는 어떻게 연결되나요?
공백의 구조가 같습니다. 캘리포니아·코네티컷 규정은 신고 의무를 확정하면서 무엇을 AI로 인한 해고로 볼지 판정하는 기준을 비워 뒀습니다. 이번 법안은 과세 계기를 확정하면서 내부 사용이 인력 감축을 가능하게 했는지 판정하는 기준을 비워 뒀습니다. 대상만 해고 사유에서 과세 표준과 보호 직군으로 옮겨왔습니다.
참고문헌
R.11차 자료
- 1.Bill Gates. (2026-08-26). "The turbulent AI era is here. The choices we make now are critical." Gates Notes.
- 2.Rep. Greg Casar. (2026-08-06). "H.R. 10044 — AI Tax and Work Protection Act." 119th Congress, Congress.gov.
R.2인터뷰·보도
- 3.Axios. (2026-08-26). "Bill Gates wants to keep some jobs off-limits to AI." Axios.
- 4.MIT Technology Review. (2026-08-26). "Bill Gates says we've passed AI's danger thresholds. Now what?."
- 5.Russell Brandom. (2026-08-26). "Bill Gates wants to see a robot tax and 'Human Reserved' jobs to mitigate harms from AI." TechCrunch.
- 6.Jeff Haden. (2026-08-26). "Why we need 'Human Reserved' jobs, says Bill Gates." CNBC Make It.
R.3비평·자사 선행 글
- 7.Oren Etzioni. (2026-08-26). "Etzioni on AI: Bill Gates has the right diagnosis but the wrong prescription." GeekWire. (§4·§5 토큰 과세 비판, 스탠퍼드 Canaries·AI Index 및 노동통계국 돌봄 인력 수치의 인용 출처)
- 8.(주)페블러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팀. (2026-07-24). "AI발 해고를 신고 항목으로 만드는 미국의 새 노동 규정." 페블러스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