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2026년 미국의 여러 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AI 때문에 사람을 줄였다"는 회사의 말을 자발적 언론 발표가 아니라 정부에 제출하는 신고 항목으로 바꾸는 것이다. 5월 21일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노동시장 대시보드와 WARN법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코네티컷은 대량해고 통지서에 그 해고가 AI와 관련 있는지 적도록 하는 법을 이미 통과시켰다.
가장 구체적인 사례는 코네티컷이다. 이 법은 2026년 10월 1일부터 시행돼, 미국에서 처음으로 "해고와 AI의 관계"를 법적 공시 대상으로 만든다. 그런데 무엇을 "AI로 인한 해고"로 볼지, 그 판정 형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고 의무는 확정됐는데 신고할 대상의 정의는 비어 있는 상태다.
이 글은 이 규정들이 무엇을 금지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데이터로 남기는지를 본다. 노동 대체를 논쟁이 아니라 계측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진전이다. 다만 계측이 성립하려면 그 라벨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검증해 붙이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10월 1일
코네티컷 AI 공시 시행
미국 최초로 발효되는 해고-AI 신고 의무
90일
캘리포니아 대시보드 기한
EDD가 UI 데이터로 AI 고용 영향 추적
90일 전
SB 951 사전 통지(입법 중)
25명 이상 AI 감원 시 근로자·EDD에 통지
0개
'AI 원인' 판정 기준 정의
세 규정 모두 조작적 정의를 비워 둠
캘리포니아, 의무 대신 대시보드부터
2026년 5월 21일,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최초"라는 수식이 붙은 행정명령 N-6-26에 서명했다. 이름값과 달리 이 명령은 기업에 당장 새로운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사기업이 무엇을 신고하라는 조항은 없다. 대신 주정부 기관에 조사와 대시보드 구축을 지시한다. 규제의 첫 삽이 "기업을 규율한다"가 아니라 "먼저 재본다"에서 시작한 셈이다.
핵심은 두 개의 기한이다. 90일 안에 고용개발부(EDD)가 실업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업종별 AI 고용 영향을 추적하는 대시보드를 출범시킨다. 180일 안에는 노동청(LWDA)이 캘리포니아판 WARN법(Cal-WARN)을 손봐 "신흥 산업 동향에 조기 경보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개정안을 권고한다. 둘 다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 장치다.
그런데 이 대시보드에는 눈여겨볼 대목이 하나 있다. 명령문은 EDD가 대시보드를 만들 때 "주요 AI 랩이 이미 발표한 데이터"를 참고·컨설팅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즉 AI가 고용에 미친 영향을 재는 잣대의 일부를, 측정 대상인 AI 기업이 스스로 내놓은 데이터에 기대게 된다. 재는 사람과 재이는 대상이 같은 자를 나눠 쓰는 구조다. 이 지점이 뒤에서 다룰 데이터 품질 문제의 출발선이다.
캘리포니아의 첫 수는 "기업을 규제한다"가 아니라 "먼저 데이터로 남긴다"였다. 규제의 언어가 금지에서 계측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페블러스가 앞서 다룬 연방 GAAIA 초안에서도 같은 이동이 보였다. 관건은 그 계측의 1차 입력값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다.
코네티컷은 이미 신고서에 적어야 한다
행정명령이 "재보겠다"는 선언이라면, 코네티컷은 이미 한 걸음 더 갔다. 2026년 5월 통과된 SB 5(AI Responsibility and Transparency Act)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연방 WARN법 기준의 대량해고나 사업장 폐쇄를 통지하는 고용주는, 그 해고가 "AI 사용 또는 다른 기술 변화와 관련 있는지"를 코네티컷 노동부에 서면으로 공시해야 한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제 발효되는 "해고 통지서 AI 공시" 의무다.
"최초"라는 말이 진공에서 나온 건 아니다. 일리노이, 콜로라도, 뉴욕시(로컬 로 144) 등 여러 주와 도시가 이미 고용 영역의 AI를 부분적으로 규율하는 패치워크를 짜 왔다. 다만 대량해고 통지서에 "AI 관련성"을 적으라고 명문화한 곳은 코네티컷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 의무에는 이빨도 있다. 위반은 코네티컷 불공정거래관행법(CUTPA)으로 다뤄지고, 주 검찰총장이 전속 집행권을 가지며, 재량적 60일 시정기간이 붙는다. 여기에 2027년 10월부터는 채용·평가·해고에 AI를 쓰는 고용주가 해당 근로자에게 사전 서면 통지를 해야 하는 조항까지 예약돼 있다. 공시 의무, 집행 권한, 시정 절차가 모두 갖춰진 셈이다.
여기서 결정적인 공백이 드러난다. 법은 통과됐지만 무엇을 "AI로 인한 해고"로 볼지, 공시를 어떤 형식과 방식으로 받을지는 노동위원장(Labor Commissioner)에게 위임돼 있다. 의무는 확정됐는데, 그 의무의 대상을 판정하는 기준은 아직 아무도 만들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서 입법 중인 SB 951도 결이 같다. 25명 이상 또는 인력의 25% 이상에 영향을 주는 AI 주도 감원에 90일 전 사전 통지를 의무화하려 하지만, "AI가 전적으로 야기한" 감원이라는 기준이 모호해 매 감원마다 다툼이 예상된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이 흐름은 연방 트랙과도 맞물린다. 페블러스가 앞서 다룬 Great American AI Act(GAAIA) 초안은 대량해고에 AI가 "실질적 요인"일 때 통지서에 그 사실과 사라진 일자리 수를 적도록 요구한다. 7월 Mintz 보고서는 이 조항을 연방 차원의 데이터 수집 강화로 재확인하면서, 연 매출 5억 달러 이상 대형 AI 개발사에 초점을 더 맞췄다. 연방은 초안 단계, 주는 이미 실행. 트랙은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AI로 인한 해고"를 신고 가능한 데이터 필드로 만든다.
신고 항목이 됐다고 데이터가 되진 않는다
그런데 그 신고 항목이 담게 될 "AI 탓" 해고 통계는, 페블러스가 앞선 글에서 짚었듯 신고 대상이 되기 전부터 이미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다. 2026년 들어 회사가 'AI'를 사유로 든 해고가 월간 최다 사유에 올랐지만, 같은 기간 전체 해고는 전년 대비 43% 줄었고, 익명 설문에서 경영진의 약 90%는 "자사 고용에 AI 영향은 사실상 없었다"고 답했다. 발표문과 실측이 정반대를 가리킨다. 이 라벨은 회사가 스스로 붙이는 자기보고이고, 그 인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채널은 없다.
이번 규정들이 하는 일은, 바로 그 검증되지 않은 라벨을 자발적 언론 발표에서 법적 신고 필드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판을 옮겨도 그대로 따라온다. 자발적 발표일 때 부정확했던 "AI 원인" 라벨은, 법정 신고 항목이 된다고 해서 저절로 정확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신고 의무가 생기면 데이터의 양은 늘어나는데, 그 양이 곧 품질을 뜻하지는 않는다.
데이터 품질의 언어로 옮기면 이렇게 정리된다. 신고 의무는 새로운 데이터셋을 만든다. 그런데 그 데이터셋의 핵심 클래스 라벨인 "AI로 인한 해고"에는 조작적 정의가 없고, 라벨을 붙이는 주체는 그 결과로 평가받는 당사자이며, 발표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정답 채널도 없다. 정의 부재·라벨러 편향·정답 부재. 새로 태어나는 노동 통계가 처음부터 이 세 결함을 안고 출발한다.
그래서 진짜 위험은 "기업이 신고를 회피한다"가 아니다. 기업은 신고할 것이다. 위험은 신고는 성실히 이뤄지는데 그 신고 항목의 정의와 검증 기준이 없어, 재취업 지원·직업 재교육 예산·AI 규제가 모두 흔들리는 신호 위에 자원을 배분하게 된다는 데 있다. 계측을 하겠다는 결정과 계측이 성립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노동 대체를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진전이다. 다만 그 데이터가 쓸모를 가지려면 세 가지가 먼저 필요하다. "AI로 인한 해고"의 조작적 정의를 표준화해 주마다·기관마다 같은 것을 세게 하고, 자기보고 사유에 출처·검증 메타데이터를 붙여 누가 어떤 근거로 라벨을 붙였는지 추적 가능하게 하고, 독립 통계와 교차검증해 발표만으로 신고가 확정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규정이 만든 것은 신고 항목이지, 아직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다.
편집자의 노트. 라벨의 정의와 출처가 검증되지 않으면 그 위에 세운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문제의식은, 페블러스가 AI 학습 데이터를 두고 일관되게 다뤄 온 관점이다. 규제가 노동 통계라는 새 데이터셋을 만들어 내는 이 장면은, 학습 데이터에서 하던 이야기가 공공 정책의 영역으로 옮겨온 사례라 한 편의 글로 기록해 둔다. 데이터의 출처와 라벨 품질을 진단하는 관점에 관심이 있다면 DataClinic을 참고하길 권한다.
자주 묻는 질문
캘리포니아 행정명령 N-6-26은 기업에 무엇을 의무화하나요?
사기업에 즉각적인 신고 의무를 지우지 않습니다. 대신 고용개발부(EDD)가 90일 안에 실업보험 데이터로 AI 고용 영향 대시보드를 만들고, 노동청이 180일 안에 캘리포니아 WARN법 개정을 권고하도록 지시합니다.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조기 경보 장치를 먼저 세우는 성격입니다.
코네티컷 법은 왜 "미국 최초"인가요?
코네티컷 SB 5는 2026년 10월 1일부터, 연방 WARN법 기준의 대량해고를 통지하는 고용주가 그 해고와 AI의 관련성을 노동부에 서면 공시하도록 의무화합니다. "해고 통지서에 AI 원인을 적는다"는 요구를 실제 발효되는 법으로 명문화한 첫 주(州)라는 점에서 최초입니다.
"AI로 인한 해고"를 어떻게 판정하나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코네티컷은 공시의 형식과 방식을 노동위원장에게 위임했고, 캘리포니아 SB 951의 "AI가 전적으로 야기한" 기준은 모호해 감원마다 다툼이 예상됩니다. 신고 의무는 확정됐지만, 무엇을 신고 대상으로 볼지 판정하는 조작적 정의는 세 규정 모두 비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SB 951은 코네티컷 법과 어떻게 다른가요?
SB 951은 아직 입법 중인 법안으로, 25명 이상 또는 인력 25% 이상에 영향을 주는 AI 주도 감원에 최소 90일 전 사전 통지를 근로자와 EDD에 의무화하려 합니다. 위반 시 임금·복리후생 배상과 일일 민사 벌금이 따릅니다. 이미 발효된 코네티컷의 사후 공시보다 사전 통지에 무게가 실려 있고, 처벌 조항이 더 강합니다.
연방 GAAIA 초안과 주(州) 규정은 같은 방향인가요?
방향은 같고 단계가 다릅니다. 연방 GAAIA 초안은 대량해고에 AI가 실질적 요인일 때 통지서에 기재하도록 요구하지만 아직 초안 단계입니다. 반면 캘리포니아 행정명령은 이미 시행 중이고 코네티컷 법은 10월 발효됩니다. 연방과 주가 서로 다른 트랙에서 "AI로 인한 해고를 신고 가능한 데이터로 만든다"는 같은 결론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신고 의무가 생기면 통계가 더 정확해지지 않나요?
데이터의 양은 늘지만 품질이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자발적 발표일 때 부정확했던 "AI 원인" 라벨은, 조작적 정의·검증 기준 없이 법정 신고 항목이 된다고 해서 저절로 정확해지지 않습니다. 정의 부재·라벨러 편향·정답 부재라는 결함이 새 데이터셋에 그대로 이전됩니다.
데이터 품질 관점에서 이 규정들의 핵심 위험은 무엇인가요?
"기업이 신고를 회피한다"가 아니라 "신고는 성실히 이뤄지는데 그 신고 항목의 정의·검증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라벨이 검증되지 않으면 그 위에 세운 재취업 지원·재교육 예산·AI 규제가 모두 잘못된 신호 위에서 자원을 배분하게 됩니다. 계측을 하겠다는 결정과 계측이 성립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라벨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세 가지입니다. (1) "AI로 인한 해고"의 조작적 정의를 표준화해 주·기관이 같은 것을 세게 하기, (2) 자기보고 사유에 출처·검증 메타데이터를 붙여 누가 어떤 근거로 라벨을 붙였는지 추적 가능하게 하기, (3) 독립 통계와 교차검증해 발표만으로 신고가 확정되지 않게 하기. 데이터 품질 프레임을 노동 통계에 적용하는 방향입니다.
참고문헌
R.1공식 문서·법률
- 1.Office of Governor Gavin Newsom. (2026-05-21). "Governor Newsom Signs First-of-its-Kind Executive Order (N-6-26)." State of California.
- 2.Connecticut General Assembly. (2026-05-27). Public Act — SB 5, AI Responsibility and Transparency Act (2026-10-01 시행).
- 3.California State Legislature. (2026-05-14). "SB 951 — Worker Technological Displacement Act." (입법 중).
R.2업계·보도
- 4.National Law Review. (2026-05). "Cal. Governor's Executive Order Aims at Shielding Workers from AI Displacement."
- 5.Mintz. (2026-07-08). "AI: The Washington Report (July 2026 Edition)."
- 6.Challenger, Gray & Christmas. (2026). "Monthly Job Cut Reports — 2026." (§3 자기보고 라벨 무결성 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