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사람의 행동을 확률로 예측한다는 모델을 내건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스텔스를 벗었다는 소식이다. 42AI는 시드 6250만 달러를 알리면서 자사 기술을 '행동 세계모형'이라 불렀고, 이미 대형 증권사 열 곳이 이 모델로 고객의 거래 방향과 물량을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가 11월 2일 보도했다.

모델 성능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분모 쪽에 있다. 회사가 밝힌 학습 데이터는 심리 평가로 관찰한 수천 명, 정부 데이터셋과 바이오뱅크에서 받은 200만 명 넘는 자료, 그리고 고객사 기록까지 더해 거의 3000만 명이다. 가운데 층은 원래 공중보건과 의학 연구를 위해 모인 자료인데, 그 자료에서 뽑은 성향 좌표가 증권사의 헤징과 마진 계산으로 흘러가는 경로가 이미 서 있다.

1절부터 4절까지는 회사가 밝힌 수치와 창업진의 발언을 옮겼다. 데이터가 목적을 바꿔 자리를 옮기는 지점을 데이터 관리의 문제로 놓고 본 5절은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앞의 두 칸은 모델이 올라선 데이터의 규모와 그중 바깥에서 받아 온 몫을, 뒤의 두 칸은 그 모델이 현장에서 낸 성적과 회사가 그 자리까지 가는 데 쓴 돈을 보여 준다.

출처: Ram Iyer, 42AI comes out of stealth with $62.5M and a world model that can predict human behavior (TechCrunch, 2026-11-02). 네 값 모두 회사가 밝힌 수치다.

3000만 명

모델이 올라선 사람 수

고객사 데이터까지 합친 현재 규모. 회사는 "거의 3000만"이라고 표현했다

200만 명

정부 자료·바이오뱅크 몫

42AI가 직접 관찰하지 않고 바깥에서 받아 온 층. 어느 나라의 어떤 자료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0.8~0.85

거래 방향·물량 예측 F1

증권사 열 곳에 들어간 모델의 성적. 외부 검증 결과는 함께 공개되지 않았다

6250만 달러

시드 투자액

3년에 걸쳐 창업자들과 인피니티그룹에서 나왔고, 전부가 외부 투자자 몫은 아니다

1

조용한 3년 뒤 42AI가 내건 숫자

42AI는 창업 뒤 3년을 조용히 보내다 11월 2일 모습을 드러냈다. 그 3년 동안 회사가 끌어다 붙인 분야는 하나가 아니다. 심리학 연구에 신경과학과 유전학을 얹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심리학을 다루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으며, 2011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단 셰흐트만이 자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창업자이자 CEO는 아미트 갈오르, CTO는 에후드 에즈라다. 회장이자 공동창업자인 아미르 갈오르는 CEO의 아버지이자 투자사 인피니티그룹을 세운 사람이다.

투자 구조가 보통과 다르다. 시드 6250만 달러는 3년에 걸쳐 창업자들 자신과 인피니티그룹에서 나왔고, 전부를 외부 투자자에게서 받은 것은 아니라고 갈오르는 말했다. 회사는 지금 매출이 백만 달러대를 넘겼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외부 자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돈보다 구체적인 것은 이미 돌아가고 있는 현장이다. 대형 증권사 열 곳이 이 모델을 유동성 관리와 마진 요구량 산정, 헤징 노출 대응에 쓴다. 그중 한 곳은 동적 헤징으로 3000만 달러쯤의 추가 가치를 얻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회사가 돈을 받는 방식은 두 가지다. 고객사는 정액을 내거나, 이 모델이 얻어 줬다는 가치의 일정 비율을 낸다.

성적표로 내놓은 수치는 두 개다. 거래 흐름 예측에서 "98% 정확도"를 말했는데, 이 수치가 무슨 뜻인지는 갈오르 본인이 밝혀 두었다. 실제 거래 흐름이 모델이 그어 둔 예측 범위 안에 들어오는지를 센 값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거래 하나하나를 맞혔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 다른 하나는 거래 방향과 물량을 예측할 때의 F1 점수로, 0.8에서 0.85 사이다. 두 수치 모두 회사가 밝힌 값이고, 외부에서 같은 조건으로 검증한 결과는 함께 나오지 않았다.

2

행동 세계모형은 사람의 무엇을 보는가

회사가 내세우는 전제는 짧다. 갈오르는 행동이 결정돼 있지 않고 늘 확률적이라고 말한다. 일주일 뒤의 당신은 다른 사람일 수 있지만 성향은 특정 영역에서 어떤 확률이나 분포로 되풀이해 나타난다는 것이 에즈라가 덧붙인 설명이다.

그래서 과거 행동을 그대로 늘여 미래를 그리는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대신 겉보기에는 지금 하는 일과 무관해 보이는 사건에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해 그 아래 깔린 동기를 추정한다. 투자자나 트레이더라면 그런 사건에 본인 확인 절차와 가입 과정, 고객센터 통화, 송금, 주식 매매가 들어간다. 에즈라는 고객이 초기 단계에서 상담이나 영업과 이야기할 때 그 감정과 목소리를 보고, 전화를 몇 번이나 거는지까지 포함해 고객이 하는 여러 상호작용을 본다고 설명했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어떻게 사고파는지와 그 시점을 보고, 그때의 시장도 함께 본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은 신호는 수학적인 성향 표현으로 바뀌어 트랜스포머 기반 세계모형에 들어가고, 그 결과를 사람이 읽을 말로 풀어 주는 일은 별도의 언어모델이 맡는다. 에즈라는 세계모형 안에서는 개인 한 사람이 곧 하나의 세계라고 표현했다.

학습을 어느 쪽으로 몰아가는지도 에즈라가 밝혔다. 모의 실행을 돌리는 동안 그 사람의 바탕 성향이 흐트러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보상 설계의 기준이다. 평소 위험을 피하던 사람을 모델이 갑자기 위험을 즐기는 쪽으로 다루면 그것은 타깃이 어긋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회사가 고른 이름을 따라가면 이 모델은 세계모형을 짓고 있는 다른 연구들 옆에 선다. 구글 딥마인드의 Genie, 메타의 V-JEPA, 페이페이 리가 세운 월드랩스가 그 계열이다. 이렇게 나란히 놓는 것은 이 글의 구성이고, 보도에 그런 비교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쪽이 물리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배운다면 42AI가 세우려는 세계는 사람 한 명의 안쪽이다.

창업자들도 한계를 인정했다. 갈오르는 한 사람이 겪는 모든 것에 접근할 수는 없으니 자연스러운 천장이 있다고 말했다. 에즈라는 그 순간의 상황을 설명해 주는 맥락이 빠질 때도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친구나 동료의 조언을 듣고 거래 판단을 바꾸는 경우가 그렇다.

3

3000만 명은 세 층으로 쌓였다

회사가 밝힌 학습 데이터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성격이 전혀 다른 세 층이다. 맨 아래는 42AI가 직접 설계한 관찰이다. 수천 명을 심리 평가와 행동 시나리오로 살펴 성향을 수치로 바꾼 자료이고, 참여자가 무엇에 응했는지가 분명한 층이다. 가운데는 정부 데이터셋과 바이오뱅크에서 받아 온 200만 명 넘는 자료다. 맨 위는 고객사인 증권사들이 영업 과정에서 쌓아 둔 기록으로, 이것까지 합치면 거의 3000만 명이 된다.

42AI가 밝힌 학습 데이터 — 성격이 다른 세 층 약 3000만 명 · 고객사(증권사) 기록 상담 통화 · 거래 내역 · 본인 확인 · 가입 과정 200만 명 이상 · 정부 자료와 바이오뱅크 바깥에서 받아 온 층 원래 모인 이유는 공중보건과 의학 연구 수천 명 · 직접 관찰 심리 평가 · 행동 시나리오 층이 쌓일수록 분모가 커진다 증권사가 쓰는 예측: 유동성 관리 · 마진 요구량 · 헤징 노출 막대 길이는 눈에 보이게 줄여 그린 것이고 실제 비율이 아니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세 층의 사람 수와 출처, 증권사 쓰임새는 42AI가 밝힌 내용이고, 층으로 나눠 그린 구성과 가운데 층을 강조한 선택은 이 글의 것이다

맨 위 층이 어떤 자료인지는 보도가 고른 표현에 드러난다. 실제 배치 현장에서 모델이 분석하는 것은 고객사가 이미 갖고 있던 기록이고, 거기에는 거래 내역과 고객센터 통화가 들어간다. 행동 예측을 하려고 새로 걷은 자료가 아니라 영업과 관리를 하느라 벌써 쌓여 있던 자료다. 그 기록에 성향 예측이라는 용도가 하나 더 붙은 자리가 이 층이다.

세 층 가운데 성격이 가장 다른 것은 가운데다. 정부 데이터셋과 바이오뱅크는 거래 예측을 위해 만들어진 적이 없다. 바이오뱅크는 참여자의 생체 시료와 건강 기록을 모아 의학 연구에 쓰라고 세운 기관이고, 정부 통계와 행정 자료도 공중보건과 정책 설계를 명분으로 모인다. 참여 동의서에 적히는 쓰임새도 그 범위에 맞춰 적힌다.

그래서 이 층에는 다른 두 층에 없는 물음이 따라붙는다. 어느 나라의 어떤 자료인지, 어떤 절차로 받았고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 2차 이용을 허용한 근거가 무엇인지가 그것이다. 회사는 이 가운데 어느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 밝혀진 것은 200만 명이라는 규모와 정부·바이오뱅크라는 범주뿐이다.

4

"누구인지 모른다"가 지우지 못하는 것

프라이버시 질문에 회사가 내놓은 답은 분명하다. 이 시스템은 개인식별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고, 모델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결코 모른다는 것이다(the model never knows who the person is).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같은 식별자를 다루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같은 기사가 한 문장 뒤에 한 가지를 더 짚었다. 그러면서도 모델은 고객의 활동에 연결된 개인 단위 행동 프로필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이름을 지우는 일과 사람을 구별하지 않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이다. 식별자가 빠져도 성향 좌표는 특정 계좌에 붙고, 그 계좌는 증권사 쪽에서 언제든 실명과 이어진다.

기술적으로 개인식별정보를 쓰지 않는다는 말과 한 사람을 집어내지 못한다는 말은 같지 않다. 전자는 42AI의 모델 안쪽 사정이고, 후자는 그 모델이 올라탄 고객사 시스템 전체의 문제다. 성향 점수는 계좌 단위로 매겨지고, 계좌와 사람을 잇는 표는 이미 증권사가 갖고 있다.

악용 가능성을 묻자 에즈라는 타당한 우려라고 인정했다. 창업진이 안전장치로 든 것은 규제와 모니터링, 그리고 내부 윤리위원회다. 고객사가 이 기술을 자사 이익에 유리한 쪽으로 쓰는 일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장치는 설명하지 않았다. 고객의 성향을 먼저 아는 쪽이 증권사라는 구도에서 이 공백은 작지 않다. 고객사가 정액 대신 얻은 가치의 일정 비율로 값을 치를 수 있다는 과금 구조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증권사가 고객에게서 더 많이 얻을수록 42AI가 받는 몫도 커진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아미트 갈오르는 이 기술이 바로 그런 위험을 다루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자신들이 해법의 일부이고 이 문제의 해법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회사가 그리는 다음 무대는 더 넓다. 게임과 사기 방지, 사이버보안을 검토하고 있고, 길게는 로봇과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이해하는 데 이 모델을 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에즈라는 새 영역마다 그곳의 규칙과 맥락을 모델에 다시 가르쳐야 한다며 시간이 걸릴 일이라고 인정했다. 그 학습이 끝나는 자리마다 3000만 명의 성향 좌표는 또 다른 목적으로 건너간다.

5

페블러스가 이 소식을 주목하는 이유

데이터가 동의 바깥으로 나가는 순간은 대개 모델이 바뀔 때가 아니다. 데이터가 자리를 옮길 때다. 바이오뱅크에 담긴 기록은 그대로 두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 기록이 다른 조직의 학습 데이터로 복사되는 순간에 비로소 용도가 갈린다.

42AI 사례에서 새로운 기술 요소를 찾기는 어렵다. 심리 측정도, 트랜스포머도, 금융사의 고객 행동 분석도 모두 전부터 있던 것이다. 달라진 것은 연결이다. 공중보건을 명분으로 모인 자료와 증권사의 헤징 모델 사이에 길이 났고, 그 길을 내는 데 필요했던 것은 모델의 발전이 아니라 데이터에 손이 닿는 범위의 확장이었다.

같은 모양의 일을 이 블로그에서 두 번 다뤘다. 지메일과 포토의 내용을 광고에 쓰지 않겠다던 구글의 약속이 조건부로 바뀐 일이 한 번이고, 학생 데이터를 AI 학습에 쓰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가 다른 한 번이다. 세 사례에서 바뀐 것은 언제나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둘러싼 약속의 범위였다.

그래서 이 사례의 질문은 결국 자기 조직으로 돌아온다. 바깥에서 받아 온 자료를 한 번이라도 학습에 쓴 적이 있다면 아래 세 가지는 이미 자기 문제다.

  • 학습 데이터의 각 조각이 원래 무엇을 위해 모였는지를 출처마다 적어 둔다. 합쳐 놓은 뒤에는 어느 행이 어떤 동의 아래 들어왔는지 되짚기 어렵다
  • 자료가 조직 밖으로 나가는 경로를 모델 변경보다 엄격하게 본다. 성능을 올리는 변경은 기록이 남지만, 데이터를 한 번 복사해 넘기는 일은 티가 나지 않는다
  • 식별자 제거를 익명화와 같은 말로 쓰지 않는다. 받는 쪽에 계좌나 기기 같은 연결 고리가 있으면 식별자가 없어도 사람은 다시 묶인다

42AI가 거둔 F1 0.85가 진짜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진다. 그보다 먼저 답이 필요한 물음은 3000만 명 쪽에 있다. 그 안에 내 기록이 있다면, 나는 어느 동의서에 서명하면서 그것을 허락한 셈이 되는가.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회사 이름과 창업진, 3년 동안 붙인 분야와 자문진, 인피니티그룹과 창업자의 관계는 2026년 11월 2일 테크크런치 보도에서 확인했다. 시드 6250만 달러와 3년에 걸친 조달 구조, 전부를 외부에서 모은 것은 아니라는 갈오르의 설명, 백만 달러대 매출과 정액·성과 비율이라는 과금 방식도 같은 보도에 있다. 증권사 열 곳과 유동성·마진·헤징이라는 쓰임새, 한 증권사의 3000만 달러 추가 가치 주장, 98% 정확도의 정의와 F1 0.8~0.85도 거기서 가져왔다. 심리 평가 수천 명과 정부·바이오뱅크 200만 명 이상과 고객사 포함 약 3000만 명이라는 세 층, 배치 현장에서 기존 기록을 분석한다는 설명도 마찬가지다. 모델이 보는 재료와 성향 표현·트랜스포머·언어모델 구성, 성향을 지키게 하는 보상 설계도 보도에 적힌 내용이다. 개인식별정보를 쓰지 않는다는 발언과 그럼에도 행동 프로필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 규제·모니터링·내부 윤리위원회라는 안전장치와 자신들이 해법이라는 갈오르의 답도 그 기사에 나온다. 게임·사기 방지·사이버보안 확장 계획과 영역마다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단서까지 모두 같은 보도에서 확인했다. Genie·V-JEPA·월드랩스 옆에 42AI를 놓은 것은 이 글의 선택이고 보도에는 없는 대목이다. 데이터가 목적을 바꿔 이동하는 지점을 데이터 관리의 문제로 옮겨 적은 5절과 세 가지 점검 항목은 이 글의 해석이다. 사내에서 외부 데이터의 수집 목적을 어떻게 기록하고 계신지 들려주시면 좋겠다.

(주)페블러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팀
2026년 11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