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프런티어 모델을 자국에 두지 않은 스무 곳의 관할권이 지난 몇 해 사이 범용 AI를 규율하는 문서를 쓰기 시작했다. 다루는 주제는 놀랄 만큼 닮았다. 시스템 위험을 평가하고, 모델을 검증하고, 무엇을 금지하고, 사고가 나면 알린다. 이 네 가지다. 그런데 조문 단위로 내려가 그 문장들이 실제로 어떤 법적 힘을 갖는지 세어 보면 형식의 수렴은 구속력의 수렴이 아니었다. 논문의 표현으로 이 나라들은 형식에서는 수렴하고 힘에서는 갈린다.

끊기는 자리는 일정하다. 관찰할 권한은 세웠고, 조치할 권한은 대체로 비워 두었다. 평가와 검증은 방치된 영역이 아니다. 조항 수로는 상위권이고 스무 곳 중 열여섯 곳이 무언가를 갖고 있다. 부족한 것은 법적 힘이다. AI 안전연구소나 그에 준하는 평가 기구를 세운 관할권이 열한 곳인데, 유럽 AI 사무국을 포함해 그중 어느 곳도 금지 위반을 감시할 의무를 지고 있지 않다. 역량과 결과가 서로 다른 기관에 들어 있고,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 설계의 문제다.

그러면 기업이 만드는 평가서와 안전 문서는 어디로 가는가. 규제 수신자가 없거나 있어도 되물을 권한이 없다면 그 문서의 실제 수신자는 규제기관이 아니다. 고객 실사이고, 조달 심사이고, 감사이고, 파트너 계약이다. 수신자가 바뀌면 문서의 설계 기준도 바뀐다. 규제 공백은 증빙 수요가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증빙의 수신자가 옮겨 가는 일이다.

이 보고서가 딛고 선 숫자는 넷이다. 앞의 둘은 규정이 얼마나 가벼운 문서에 실려 있는지를 가리키고, 뒤의 둘은 그 규정이 발견한 것을 받아 줄 자리가 있는지를 가리킨다. 넷 다 분모가 다르니 분모를 떼면 전부 틀린 문장이 된다.

22%

양성 조항 382건 중
구속력 있는 법에 들어간 것 85건

5 / 20

구속하는 도구 20건 중
범용 AI를 정의한 것

0곳

이름 붙은 안전·평가 기구 중
집행권을 가진 곳 (기구 144곳 기준)

3 / 27

작동하는 중대사고 보고 조항 중
기한과 결과를 함께 적은 것

원자료는 아르카디아 임팩트(Arcadia Impact)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와 더 퓨처 소사이어티(The Future Society) 소속 연구자 다섯 명이 2026년 8월 18일 arXiv에 올린 매핑 연구다.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working paper이고, 데이터는 2026년 7월 30일 스냅숏이다. 도구·기구·정의 수준의 데이터셋은 CC BY 4.0으로 공개돼 있어 이 글에 쓴 수치 중 일부는 원본 CSV로 직접 대조했고, 그렇지 않은 것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편집자의 노트. 만든 증빙이 어디로 가고 누가 그것을 읽느냐는 문제라면 페블러스는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데이터와 모델의 품질을 문서로 남기는 일을 업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규제 동향을 요약하지 않는다. 조문 587건을 네 칸의 책임 사슬에 놓고, 어느 칸에서 끊기는지를 분모와 함께 세어 본다. 결론을 우리 쪽으로 당기지는 않았다. 문서의 수신자가 규제기관에서 다른 데로 옮겨 갔다는 관찰까지만 적고, 그 자리에서 무엇을 준비할지는 독자의 현장에 남겨 둔다.

1

스무 나라가 같은 네 칸을 채웠다

이 연구가 고른 스무 곳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어느 곳도 자국에 프런티어 개발사를 두고 있지 않다. 그래서 어느 곳도 모델의 능력이 결정되는 지점에 닿을 수 없다. 호주·브라질·캐나다·칠레·프랑스·독일·인도·이스라엘·일본·케냐·나이지리아·페루·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한국·스위스·대만·아랍에미리트·영국, 그리고 스무 번째 자리에 초국가 관할권으로 유럽연합이 들어간다. 이들은 다른 데서 만들어진 모델을, 인가하거나 과세할 수 없는 회사가 만든 모델을, 자기가 그나마 닿을 수 있는 상대에게 말을 걸어 규율해야 한다. 배포자, 구매자, 플랫폼, 감독받는 금융회사가 그 상대다.

연구진은 이 스무 곳의 1차 법령 원문을 네 개 영역으로 갈라 읽었다. 시스템 위험평가, 평가와 검증, 금지와 그 위반의 감시·탐지, 중대사고 보고. 이 네 칸은 임의로 고른 주제 묶음이 아니라 책임 사슬의 순서다. 위험을 재고, 잰 결과를 검증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긋고, 그 선을 넘었을 때 알린다. 앞 칸이 비면 뒷 칸은 근거를 잃는다. 이 순서가 이 글 전체의 뼈대이기도 하다.

1 시스템 위험평가 구속 10건 2 평가·검증 구속 6/136건 3 금지 탐지주체 불명 56% 4 중대사고 보고 완결 사슬 3/27건 관찰(측정) 권한: 네 칸 모두 세웠다 조치(집행) 권한: 대부분 비어 있다 3/27 앞 칸이 비면 뒷 칸은 근거를 잃는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책임 사슬 네 칸 프레임 재구성, 논문 서론 기준) | 출처: 논문의 조항 단위 집계(§5.3–5.4, §6.2, §6.6)

1.1없다는 사실도 데이터로 적었다

읽은 결과는 네 개의 서로 다른 모집단으로 정리됐다. 도구 101건, 조항 기록 587건, 거버넌스 기구 144곳, 범용 AI 정의 52건이다. 네 숫자는 서로 다른 분모다. 조항 이야기를 하다가 도구 숫자를 붙이거나, 기구 비율을 조항 비율처럼 읽으면 문장이 통째로 틀린다. 아래에서 수치가 나올 때마다 분모를 함께 적는 것은 그래서다.

조항 587건이라는 숫자에는 방법론적 결정이 하나 들어 있다. 그중 양성 조항, 그러니까 실제로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권고하는 조문은 382건이고, 나머지 205건은 확인된 부재다. 명시된 절차에 따라 법령집과 규제 가이던스와 전략 문서를 다 뒤지고 전문가 검증까지 거친 다음 "이 관할권의 이 영역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기록한 항목이라는 뜻이다. 연구의 구멍이 아니라 그 나라에 관한 발견으로 취급한다. 침묵과 결정을 구분하는 장치이고, 비교 거버넌스 연구에서 음성 결과를 남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존의 AI 정책 추적기들과 비교하면 이 설계의 값이 분명해진다. OECD AI 정책 옵저버토리나 IAPP 계열의 트래커는 80개가 넘는 관할권에서 900개에서 1,000개 이상의 정책 이니셔티브를 센다. 훨씬 넓다. 그런데 그것들은 관할권 단위 인벤토리라서 그 도구가 누구에게, 무슨 의무를, 얼마나 강한 법적 힘으로 부과하는지는 기록하지 않는다. 900개 이니셔티브와 101개 도구·85건의 구속 조항은 경쟁하는 숫자가 아니라 해상도가 다른 숫자다.

1.2형식은 수렴하고, 힘은 갈린다

주제 쪽의 수렴은 뚜렷하다. 스무 곳 중 열다섯 곳이 네 영역 가운데 최소 셋에 관여하고, 네 영역 전부에 양성 조항을 가진 곳도 열한 곳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뺀 모든 관할권이 최소 한 칸에는 무언가를 써 놓았다. 그런데 힘 쪽으로 넘어가면 그림이 갈라진다. 양성 조항 382건 중 시행 중인 구속력 있는 법에 들어간 것은 85건, 22%다. 나머지는 가이던스이고, 전략이고, 아직 통과되지 않은 법안이다. 그리고 그 85건마저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다만 관여한다는 것과 실질적으로 덮는다는 것은 다르다. 네 영역 각각에 조항을 두 건 이상 가진 곳은 유럽연합·영국·호주·일본·브라질 다섯 곳뿐이다. 케냐와 한국은 네 칸을 다 채웠지만 사고 보고 조항이 각각 한 건이고, 인도와 싱가포르도 네 칸을 다 채웠지만 위험평가 조항이 각각 한 건이다. 논문의 셈으로 명목 커버리지는 열한 곳, 실질 커버리지는 다섯 곳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슬이 양끝에서 끊긴 가장 선명한 사례다. 양성 조항 32건을 갖고도 거의 전부가 평가와 금지에 몰려 있고, 위험평가는 두 건, 사고 보고는 0건이다.

아래는 구속력 있는 조항을 가진 관할권의 분포다. 유럽연합과 브라질 두 곳이 85건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그 뒤로 영국과 한국이 따라오고, 구속 조항이 한 건도 없는 관할권이 열 곳이다.

관할권별 구속력 있는 조항 수 (분모: 양성 조항 382건 중 구속 85건)

유럽연합26
브라질18
영국12
한국8
나머지 7개 단위21
0건인 10곳0

논문은 상위 넷과 그다음 순서(대만·호주·싱가포르·페루·캐나다·두바이국제금융센터·인도)까지만 명시한다. 마지막 두 줄의 21과 0은 85에서 상위 넷을 뺀 잔여 계산이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는 하위국가 단위여서 관할권 20 카운트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출처: 논문이 보고하는 조항 단위 집계.

그 열 곳은 한 종류가 아니다. 하드로 도구를 아예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곳은 일곱 곳이다. 일본·이스라엘·스위스·케냐·칠레·나이지리아·남아공. 여기에 프랑스와 독일이 더해진다. 두 나라는 종합 국력 순위에서 최상위권인데 자국 하드로 AI 도구가 하나도 없고, 구속 층 전체가 EU법의 직접효로 온다. 마지막 한 자리는 아랍에미리트다. 유일한 구속 도구가 하위국가 단위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에 있다. 일곱과 열은 다른 셈법이니 섞어 쓰면 안 된다.

브라질 쪽에도 단서가 하나 필요하다. 18건이라는 숫자는 EU 다음가는 규제 강국처럼 읽히지만, 그중 상당수가 아직 법이 아닌 법안 안에 들어 있다. PL 2338/2023은 2024년 12월 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해 하원으로 넘어간 뒤, 특별위원회에서 보고관 의견을 기다리는 상태다. 2026년 8월 현재도 가결·제정된 바 없다. 논문이 "3년 넘게 입법부에 계류 중인 법안"이라 쓴 서술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이미 시행 중인 구속 도구도 세 건 갖고 있어서, 브라질을 순수한 예고편으로 읽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영국 쪽에는 반대 방향의 단서가 붙는다. 논문이 표본에서 가장 날카로운 사례로 꼽는 곳이다. 영국은 도구 열여섯 개에 양성 조항 44건으로 유럽연합 밖에서 가장 많고, 그중 열두 건이 구속력을 갖는다. 그런데 열두 건 전부가 온라인안전법(2023)과 범죄·경찰법(2026) 두 개의 분야별 법률 안에 있고, 범용 AI 모델의 제공자에게 의무를 지우는 것은 하나도 없다. 유일하게 작동하는 보고 조항조차 무엇을 보고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보고 절차를 갖추라는 요구다. 구속 조항은 실재하는데 다른 곳을 겨누고 있다. 호주도 같은 모양이 규모만 달리해 나타난다. 도구 열세 개에 양성 조항 45건으로 유럽연합 밖 최대인데, 구속 조항은 전적으로 분야별이다.

그래서 이 표본에서 활동량과 구속력은 서로 다른 축에 놓여 있다. 인도는 도구 아홉 개로 양성 조항 20건을 만들어 네 영역을 모두 건드리지만 시행 중인 하드로는 한 건이다. 반대로 페루는 종합점수 최하위권에서 구속력 있는 형사 조항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은 도구 셋에 조항 여덟 건, 싱가포르는 도구 열셋에 조항 27건인데, 싱가포르의 생성형 AI 프레임워크는 중대성 문턱을 넘으면 통지하라고 권고해 놓고 그 문턱을 정하지 않는 반면, 이스라엘의 자금세탁·테러자금 방지 지침은 이미 돌아가는 법정 제도에 기대를 얹는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문서의 분량이 아니라 그 문서가 작동하는 기계에 연결돼 있는가다.

1.3설계도는 여섯 가지로 갈렸고, 한 곳은 백지였다

스무 곳은 하나의 규제 모델로 모이지 않았다. 논문은 반복해서 나타나는 여섯 가지 층간 아키텍처를 추린다. 한국형은 수평 기본법 하나에 하위 법령을 매다는 앵커 구조다. 프랑스·독일형은 초국가법의 직접 적용으로 구속 층을 통째로 상속받는다. 영국·호주형은 수평 입법 없이 다수의 하위 도구로 분산한다. 케냐형은 선언과 전략만 있는 단계이고, 대만·아랍에미리트형은 분야별 하드로로 구속하며, 칠레·나이지리아형은 제안뿐이다.

그리고 스무 곳 중 한 곳은 그 어느 칸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조사 기간 중 범위 안에 드는 조항이 하나도 없었던 유일한 관할권이다. 법령집과 규제 가이던스와 전략 문서를 다 뒤지고 전문가 검증을 거쳤는데도 범위 테스트를 통과한 도구가 없었고, 유일한 후보였던 국가 AI 정책 초안은 2026년 4월 채택 전에 철회됐다. 철회된 이유는 논문 본문에 적혀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마지막 섹션에서 다시 꺼낸다.

2

규제하는 대상을 정의하지 않았다

규정을 쓰려면 무엇을 규정하는지 적어야 할 것 같지만, 이 표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도구 101건 가운데 범용 AI나 그에 준하는 대상을 정의한 것은 42건이다. 나머지 59건, 전체의 58%가 정의 없이 규정을 얹는다. 여기까지는 공개된 도구 데이터로 직접 셀 수 있는 값이다.

불균형은 그다음에 나온다. 법적 티어별로 갈라 보면 정의는 가벼운 문서에 몰려 있다. 구속하는 도구, 즉 하드로 20건 중 정의를 담은 것은 다섯 건뿐이다. 소프트로와 비구속 도구, 전략 문서 쪽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정의를 갖는다. 정밀함이 가장 필요한 자리에는 없고, 정밀함이 아무 결과도 만들지 않는 자리에 있다.

구속하는 도구 스무 건 중 열다섯 건은 범용 AI가 무엇인지 적지 않은 채 범용 AI를 규율한다. 반대로 말하면, 정의가 가장 정교하게 다듬어진 문서는 그 정의가 어긋나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문서다. 이 관계는 우연이 아니라 작문 실무의 결과에 가깝다. 결과가 없는 문서에서는 정의를 넓게 잡아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

2.1국제 논의가 가장 많이 쓰는 낱말을 국내 법령은 가장 적게 쓴다

정의 52건이 어떤 낱말을 정의 대상으로 삼았는지 세어 보면 순서가 뒤집혀 있다. 국제 회의와 조약 논의가 가장 자주 다루는 상위 범주인 범용 AI는 여덟 건뿐이고, 그 하위 범주인 생성형 AI가 스물일곱 건으로 압도적이다. 이 분포도 공개 데이터로 직접 확인된다.

정의 대상으로 쓰인 낱말 (분모: 정의 52건, 17개 관할권)

생성형 AI27
거대 언어모델13
범용 AI8
파운데이션 모델6

공개 데이터셋의 정의 테이블에서 직접 집계.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정의문을 열어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정의 대다수는 모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를 서술한다. 텍스트를 만들고 이미지를 만들고 코드를 만든다는 식이다. 이쪽이 쓰기 쉽다. 반면 범용 AI를 좁은 AI와 갈라 주는 속성인 일반성 자체를 조문으로 옮긴 정의는 드물다. 52건의 절반인 26건이 모델을 서술하고, 시스템을 서술한 것은 네 건이다. 논문은 여기서 한 줄 더 나아간다. 한국을 제외하면, EU AI Act의 범용 AI 모델 분류를 이름 그대로 받아들인 관할권은 이 표본에 하나도 없다. 받아들여진 쪽은 고위험 시스템 분류다.

2.2정렬할 대상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

범위를 잡는 방식은 실무자에게 훨씬 중요한 갈림길이다. 정의를 가진 17개 관할권 중 15곳은 "이 서술이 우리 모델에 맞는가"로 범위를 정한다. 모델 자체의 속성으로 범위를 정하는 곳은 유럽연합과 한국 둘뿐이고, 이 둘만 정의에 정량 트리거와 모델을 범위 안으로 지정할 권한을 함께 붙였다. 한국은 여기에 이용 맥락 요건을 하나 더 얹는다. 싱가포르는 또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출력 양식만으로 범위를 잡는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어 내지 않는 범용 모델은 밖에 있고, 작은 생성형 도구는 안에 있다.

이 차이가 컴플라이언스 실무에서 만드는 결과는 단순하다. 문턱이나 지정으로 범위를 잡는 곳에는 정렬할 대상이 있다. 숫자 하나, 권한 하나, 등록부 하나다. 우리 모델이 그 숫자를 넘는지 확인하면 되고, 넘지 않으면 근거를 남기면 된다. 그런데 서술 매칭으로 범위를 잡는 곳에는 정렬할 대상 자체가 없다. 매번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은 문서로 남지 않는다.

정량 트리거를 가진 정의는 표본 전체에서 세 건뿐이다. 두 건이 EU, 한 건이 한국이다. 그리고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을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논문 §6.4

"A model trained between those two figures is therefore a general-purpose AI model with systemic risk in the European Union and falls outside Korea's class altogether."
(두 숫자 사이에서 학습된 모델은 유럽연합에서는 시스템 위험을 가진 범용 AI 모델이고, 한국에서는 아예 그 범주 밖이다.)

EU AI Act는 누적 학습 연산량이 10의 25제곱 부동소수점 연산을 넘으면 시스템 위험을 추정하고, 제52조로 제공자가 근거를 대어 그 추정을 반박할 길을 열어 둔다. 한국 시행령은 10의 26제곱, 한 자릿수 위다. 그런데 한국 쪽은 추정이 아니라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누적 조건이다. 연산량 문턱, 최첨단 기술 적용,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과 기본권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 세 가지가 다 성립해야 범주에 들어온다. 이 3중 누적 구조는 공개 데이터셋의 한국 정의 레코드 원문과 논문 본문이 독립적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어 확실하다. 그러니 "EU는 10의 25제곱, 한국은 10의 26제곱"이라는 열 배 대구는 두 제도의 성격 차이를 지워 버린다.

문턱 설계 자체가 무엇을 걸러 내는 장치인지에 관해서는 매출액을 문턱으로 삼은 미국 법안 사례에서 다룬 적이 있고, EU 쪽 일정과 실제 적용 범위는 EU AI Act 2026년 8월 시한을 정리한 글에 있다.

3

재는 기구는 지었고, 조치할 권한은 붙이지 않았다

사슬의 첫 칸과 둘째 칸은 붙여서 읽어야 한다. 위험을 재는 일과 잰 결과를 검증하는 일은 조문에서 따로 놓이지만, 끊기는 자리는 같다. 재기는 재는데, 잰 것이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

첫 칸부터 보면, 위험평가 조항을 최소 한 건이라도 가진 곳이 열여섯 곳이라 기능 자체는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그중 무엇이라도 구속력 있는 법에 넣은 곳은 네 곳뿐이다. 한국 다섯 건, 브라질 세 건, 유럽연합과 호주가 각 한 건. 그 열 건 가운데 개발자에게 닿는 것은 두 건이다. 나머지 관할권에서 이 기능은 인정은 받되 요구되지는 않는다.

누구에게 부과했는지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위험평가 조항의 46%가 규제 대상이 아니라 공공기관 자신에게 부과되고, 영국 혼자 열 건으로 그 3분의 1을 갖는다. 시점으로 보면 모델이 풀려나기 전에 닿는 조항은 세 건 중 한 건이 안 되고, 그 배포 전 조항 19건 중에서도 제공자에게 떨어지는 것은 열네 건이다. 국가가 평가하는 경우는 예외 없이 출시 뒤 바깥에서 지켜보는 형태다. 당국이 지는 조항 가운데 배포 전 태그가 붙은 것은 하나도 없고, 상당수는 사슬의 어느 지점에도 붙지 않는 위험 등록부·조정 센터·장차 규제기관이 될 조직의 감시 위임이다.

그런데 이 칸이 실제로 끊기는 자리는 따로 있다. 잰 결과를 이름 붙은 기관에 공유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은 4분의 1이 안 되고, 65%는 공유를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논문의 요약은 짧다. 대다수 평가는 아무 데도 가지 않으며, 분석은 그것을 만든 조직 안에 남는다. 평가자가 당국 자신일 때는 이 누락이 큰 의미가 없다. 받을 기관과 만든 기관이 같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다수 조항이 제공자나 배포자에게 떨어지는 곳이고, 거기서는 발견한 것이 조치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도달할 통로가 아예 없다. 사고 보고 영역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결함이, 사슬의 첫 칸에서 이미 한 번 일어난다.

둘째 칸인 평가와 검증은 모델에 대해 주장된 것이 실제로 시험되는가, 누가 시험하는가를 묻는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다. 이 영역은 방치된 영역이 아니다. 양성 조항 136건으로 네 영역 중 상위권이고, 스무 곳 중 열여섯 곳이 최소 한 건은 갖고 있다. 각국이 게을러서 생긴 공백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족한 것은 관심이 아니라 법적 힘이다.

136건을 법적 힘으로 걸러 내려가면 숫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구속력 있는 법에 들어간 것은 여섯 건. 그 여섯 중 누군가에게 실제로 평가 메커니즘을 부과하는 것이 네 건이고, 나머지 두 건은 평가 기구나 절차만 세울 뿐 무엇을 평가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네 건 중 모델을 만든 주체에게 닿는 것은 단 두 건이다. EU AI Act 제55조 제1항 (a)호와 한국 2025년 기본법 제30조다.

평가·검증 조항 136건이 좁아지는 경로

136건 — 양성 평가·검증 조항 (16개 관할권)

스무 건 중 열아홉 건꼴로 구속력이 없다

6건 — 구속력 있는 법에 들어간 것
4건 — 누군가에게 평가 의무를 실제로 부과

나머지 2건은 평가 아키텍처만 세운다

2건 — 모델을 만든 주체에게 닿는 것

EU AI Act 제55조(1)(a) · 한국 기본법 제30조

출처: 논문이 보고하는 조항 단위 집계(§5.4). 나머지 두 건은 EU 집행위의 사전 적합성 평가와 브라질 사법부 결의에 따른 감사 요구다.

3.1시험하는 사람이 시험받는 사람이다

누가 평가하는가로 넘어가면 기본값이 하나로 모인다. 136건 중 90건이 자기평가를 기록하고, 독립된 제3자를 인정하는 것은 30건이다. 둘이 겹치는 경우는 도구가 선택지를 제공할 때다. 만든 쪽도 도입한 쪽도 자기가 자기를 확인한다. 평가 조항을 가진 17개 관할권 중 열한 곳에서 자기평가가 다수 모델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독립성이 어디서 오는가다. 독립적 검증이 나타날 때, 그것은 대개 AI 법에서 오지 않는다. 아랍에미리트의 가장 강한 평가 의무는 중앙은행이 인가 금융기관에 낸 2026년 지침에 있고, 제3자 AI 공급자에 대한 연례 사이버보안 검토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내용이다. 이건 AI가 벤더 스택에 들어왔기 때문에 AI에 적용된 평범한 공급업체 리스크 관리다. 표본에서 가장 명시적인 제3자 인증 아키텍처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의 2026년 인정·인증 체계도,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이미 갖고 있던 인증기관 인정 권한 위에 세워졌다. 케냐와 나이지리아의 법안은 규제기관이 AI 감사인을 인정하게 하는데, 이 역시 금융·표준 규제에서 빌려 온 보증 모델이다.

3.2의무보다 역량을 먼저 짓는다

조항을 누구에게 부과했는지로 다시 갈라 보면, 국가가 자기 역량을 짓는 데 상당한 몫이 쓰이고 있다. 30건은 평가 의무를 국가기관에 두고, 23건은 아무에게도 메커니즘을 부과하지 않은 채 평가 아키텍처만 만든다. 안전연구소, 샌드박스, 표준화 프로그램, 평가 툴킷, 부처 보고 주기가 그것이다. 이 영역 조항 여섯 건 중 하나꼴이 기구를 짓는 조항이다.

영국·일본·캐나다·나이지리아·싱가포르·유럽연합이 모두 이 일을 하고, 순서까지 같다. 역량이 먼저고 의무는 나중이다. 유럽위원회는 2027년까지 사이버보안을 포함한 EU 평가 역량에 자금을 대기로 했고, 캐나다의 2026년 전략은 안전연구소 확대를 약속했다. 나이지리아 법안은 장관에게 준수와 분야별 영향을 평가한 연례 보고서 발간을 요구하고, 싱가포르는 필수 안전시험의 기본 묶음과 장차의 인정 메커니즘을 제안한다. 논문의 표현대로 이 중 어느 것도 제공자에게 의무를 만들지 않는다.

3.3"시험하라"는 있고 "통과가 무엇인지"는 없다

도구들이 이름 붙인 평가 메커니즘은 열여섯 종이다. 안전시험, 능력시험, 성능시험, 레드팀, 제어가능성 시험, 인간 능력 증폭 시험은 모델이 무엇을 하는지에 관한 증거를 만든다. 감사, 적합성 평가, 인증, 확인, 인정은 이미 이뤄진 주장이나 그 주장을 한 사람, 또는 평가자를 점검한다. 보안시험은 무결성을 본다. 서로 다른 것을 재는 도구들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대다수 조항이 메커니즘의 이름은 적고 문턱과 벤치마크와 실패 조건은 비워 둔다. 무엇을 하면 통과인지가 없다. 게다가 분포는 모델에 관한 증거를 만드는 쪽에서 기울어져 있다. 안전시험이 21건으로 가장 많지만 얇게 퍼져 있고, 사용자가 이미 할 수 있는 일에 모델이 무엇을 더해 주는지 묻는 유일한 메커니즘인 인간 능력 증폭 시험은 표본 전체에서 두 번 등장한다. 시스템을 멈추거나 무시하거나 종료 저항을 막을 수 있는지 보는 제어가능성 시험은 네 번, 그것도 두 관할권에만 있다.

논문은 이 대목의 수렴을 침묵의 수렴이라 부른다. AI 중견국들은 시험을 요구하는 데는 수렴했고, 시험을 통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는 수렴하지 않았다. 대다수 경우 그 질문 자체를 다루지 않았다. 측정 지표 없는 품질 요구가 감사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모양일 것이다.

3.4발견한 것에 조치할 권한은 어디에도 붙어 있지 않다

여기가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AI 안전연구소나 그에 준하는 평가 기구를 세운 관할권은 열한 곳이다. 그런데 유럽 AI 사무국을 포함해 그중 어느 곳도 금지 위반을 감시할 의무를 지고 있지 않다. 논문은 한 걸음 더 나간다.

논문 §6.6

"The institutional capacity exists, but the legal connection to it does not. This disconnection is structural: no named safety or evaluation institute in the corpus holds enforcement powers."
(제도적 역량은 존재하지만 그것으로 이어지는 법적 연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단절은 구조적이다. 이 자료에서 이름이 붙은 안전·평가 기구 가운데 집행권을 가진 곳은 하나도 없다.)

안전·평가 기구를 세운 관할권 11곳 법적 연결 없음 그중 집행권을 가진 기구 0곳 예외: 유럽 AI 사무국(안전연구소가 아닌 별도 규제기관으로 집행권 보유)
▲ 페블러스 원본 도식(역량-권한 분리, 논문 §6.6 재해석) | 출처: 논문의 기구 단위 집계(§6.6)

논문의 결론부는 같은 사실을 반대쪽에서 한 번 더 적는다. 평가 위임을 받은 기구를 만든 관할권이 열한 곳인데, 그 기구가 발견한 것에 조치할 권한을 가진 곳은 유럽 AI 사무국 하나이고 나머지는 자문 기관으로 설립됐다. 두 문장은 어긋나지 않는다. 사무국은 안전연구소가 아니라 집행권을 가진 규제기관으로 따로 분류되고, 그 권한은 평가 기구로서 지는 의무와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 역량과 결과가 서로 다른 기관에 들어 있다는 말은 이 두 문장을 겹쳐 놓은 것이다. 인용할 때는 어느 쪽 문장을 쓰는지 밝히는 편이 안전하다.

기구 쪽 수치로 옮기면 이렇다. 논문이 매핑한 거버넌스 기구 144곳 중 AI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기구는 31곳이고, 그중 집행권을 가진 곳은 이다. 유럽 AI 사무국, 아랍에미리트의 AI·첨단기술위원회, 2026년 6월 설립된 아랍에미리트 연방 AI·데이터청, 그리고 케냐의 AI 커미셔너실. 마지막 하나에는 각주가 필요하다. 그 기구는 아직 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 안에만 존재한다. 케냐 AI 법안은 2026년 2월 공표되어 4월 상원 1독회를 거쳤고, 카운티 정부와 관련되어 국민의회 심의도 거쳐야 하며, 2026년 8월 현재도 제정되지 않았다. 논문이 스냅숏 시점에 기록한 상태가 넉 달 뒤에도 그대로다.

논문 자신이 이 계산을 마무리한다. EU법의 직접효 밖에서 무언가를 집행할 권한을 가진 목적 설립 AI 기구는 에미리트 위원회 둘과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케냐 사무실 하나다. 아래 표는 공개 데이터셋에서 전담 AI 규제기관으로 분류된 아홉 곳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아홉 곳은 논문 본문의 "31곳"과 다른 모집단이다. 공개 CSV의 AI 특정 여부 컬럼이 144행 전부 비어 있어 31곳 쪽은 재현할 수 없고, 아홉 곳 쪽은 기구 유형 컬럼으로 직접 재현된다. 두 계산이 우연히 둘 다 넷을 내놓는다.

전담 AI 규제기관관할권집행권
연방 AI·데이터청아랍에미리트있음
AI·첨단기술위원회아랍에미리트있음
유럽 AI 사무국EU·프랑스·독일있음
AI 커미셔너실케냐있음 — 근거법 미제정
호주 AI 안전연구소호주자문뿐
캐나다 AI 안전연구소캐나다자문뿐
독일 AI 안전연구소독일자문뿐
AI 보안연구소영국자문뿐
IndiaAI 안전연구소인도자문뿐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AI 안전연구소 다섯 곳이 전부 아래쪽 칸에 모여 있다. 호주, 캐나다, 독일, 영국, 인도. 이들은 재고 조언하도록 설립된 기관이다. 무능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설립됐기 때문이다. 논문의 판단대로, 이들이 발견한 것에 결과를 붙이는 일은 그들이 내는 문서의 문제가 아니라 위임의 문제다.

금지 쪽도 같은 모양이다. 규제받는 당사자와 독립된 감시자를 지명한 관할권은 여섯 곳뿐이고(유럽연합·대만·일본·영국·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 지명된 감시자는 언제나 다른 목적으로 존재하던 기관이다. 법원, 경찰, 시장감시당국, 조달 부처, 인증기관. 그리고 AI 연구소인 적이 한 번도 없다.

3.5스냅숏 사흘 전, 유일한 예외가 더 강해졌다

이 지도에는 이미 낡은 자리가 하나 있고, 그 자리가 하필 논지의 한복판이다. 논문 참고문헌은 EU 디지털 옴니버스를 번호가 비어 있는 제안으로 적고 이사회 문서를 걸어 두었다. 확인 날짜는 2026년 7월 31일이다. 그런데 그 시점에 이 규정은 이미 Regulation (EU) 2026/1744라는 번호를 달고 7월 24일 관보에 실렸으며 3일 뒤인 7월 27일 발효돼 있었다. 원고 마감 엿새 전이다.

이것을 논문의 오류로 읽으면 과장이다. 논문 본문은 그 규정이 넣은 제75조 제1a항을 구속력 있고 시행 중인 조항으로 코딩해, 기한과 결과를 함께 갖춘 세 건 중 하나로 세고 있다. 실질 판단은 맞았고 인용 서지의 상태 표기만 뒤처졌다. 저자들이 스스로 "이 지도는 몇 달이면 낡는다"고 적었다는 사실과 나란히 놓으면 이건 흠이 아니라 주제의 예시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규정 본문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다. 유럽 AI 사무국은 정보 요구와 원격·현장 조사 권한, 이행확약을 구속력 있게 만들 권한, 위반을 인정하고 과징금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받았다. 현장 조사가 방해받으면 해당 회원국 관할당국이 지원하고, 적절한 경우 경찰이나 동등한 집행기관의 조력을 요청한다. 배타적 감독 범위도 넓어져서, 범용 AI 모델 위에 지어진 시스템을 같은 제공자가 만든 경우뿐 아니라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제공자들이 만든 경우까지 사무국 관할로 들어왔다.

그러니 스냅숏 직후의 변화는 격차를 좁힌 것이 아니라 벌린 쪽이다. 열한 곳이 평가 기구를 세웠고 어느 곳도 조치할 권한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권한을 갖고 있던 한 곳이 조사·현장검사·이행확약·과징금·이행강제금을 더 받았다. 나머지는 그대로 자문이다. 이것은 논문의 결론에 대한 반증이 아니라 가속이다.

3.6그래서 평가는 법 밖에서 돌아간다

프런티어 모델의 배포 전 평가가 아예 이뤄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사실은 다르다. 논문이 정확하게 짚는다. 그 부재는 법 안에 있는 것이지 조율된 거버넌스 현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3년 사이 제3자 평가 생태계가 형성됐고, METR과 아폴로 리서치 같은 기관이 개발사와의 자발적 접근 합의 아래 프런티어 모델의 배포 전 평가를 수행한다.

다만 그 합의의 조건은 평가자 쪽이 정하지 않는다. 평가기관들은 접근이 일관되지 않고 주어지는 시간이 몇 주가 아니라 며칠 단위라고 보고한다. 국제 논의가 요구하는 조건은 세 가지다. 배포 전 평가, 개발자와 독립된 제3자, 그리고 감사와 인증 권한을 가진 국제기구. 이 표본의 조문에는 그중 어느 것도 반영돼 있지 않다. 평가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요구한 것은 법이 아니라 계약이다. 이 구분이 마지막 섹션에서 실무 질문으로 돌아온다.

평가한 모델과 실제로 서비스되는 모델이 어긋나는 문제는 조용한 모델 업데이트를 다룬 글에서, 방법론만 공개하는 유형의 대표 사례인 싱가포르 AI Verify는 싱가포르 AI 신뢰 인프라 보고서에서 각각 따로 다뤘다.

4

사고가 나면 누구에게 알리나

사슬의 남은 두 칸은 금지와 사고 보고다. 둘은 별개 영역처럼 보이지만 같은 결함을 공유한다. 무언가를 금지해 놓고 누가 위반을 알아챌지 적지 않았고, 사고가 나면 알리라고 해 놓고 누구에게 언제까지 알려야 하는지를 대체로 비워 두었다.

4.1금지는 모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을 겨눈다

금지 조항은 127건이다. 무엇을 금지 대상으로 삼았는지 갈라 보면 방향이 뚜렷하다. 용도를 겨눈 것이 90건, 능력을 겨눈 것이 24건, 결과를 겨눈 것이 13건이다. 사람이 시스템으로 무엇을 하는지를, 시스템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보다 거의 네 배 자주 다룬다. 용도 기반 금지의 절반 이상을 유럽연합·브라질·대만 세 곳이 갖고 있고, 능력을 겨눈 금지는 아랍에미리트(19건 중 10건)·호주(6건)·인도(3건)에 몰려 있다.

이 편향에는 이유가 있다. 금지가 몰린 영역인 조작, 아동 안전, 인권과 사법은 이미 그 행위를 금지하는 법체가 있고, 누가 구속되는지 정해져 있고, 집행 경로도 돌아가는 영역이다. AI판을 덮는 데 새 규제가 필요 없고 개정이면 된다. 능력 기반 금지는 국내 AI법 안에 그런 선례가 없다. 그래서 몇몇 관할권에만 나타난다.

문제는 집행 시점이다. 능력은 배포 전에 시험할 수 있지만, 용도와 결과는 부정한 행위가 일어난 뒤나 피해가 실현된 뒤에야 집행할 수 있다. 국제 레드라인 논의는 대체로 능력 범주를 중심으로 짜여 있고, 배포 전에 특정 위험 능력이 없음을 개발자가 증명하게 하는 구조를 상정한다. 이 표본의 실제 조문은 그 구조와 잘 맞지 않는다.

탐지 쪽으로 오면 더 선명해진다. 127건 중 56%는 누가 위반을 알아챌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말한 나머지 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규제받는 당사자가 스스로를 감시하는 구조이고, 30%는 감시 의무를 지는 기관을 명시하지 않는다. 규제받는 당사자가 아닌 감시자를 지목한 것은 14%뿐이다.

그리고 형식이 가장 센 금지가 가장 안 걸린다. 절대적 금지 39건 중 27건이 탐지 메커니즘을 명시하지 않는다. 조건부 금지나 활동을 제한하는 조항보다 눈에 띄게 높은 비율이다. 이유는 절대적 금지가 놓이는 자리에 있다. 형법과 윤리 헌장이 그 자리이고, 이 문서들은 위반을 드러내는 일을 신고와 일상적 경찰 활동과 평판 압력에 맡긴다. 어느 당사자에게도 위반을 감시할 지속적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 반대로 조건부 금지는 이미 감독 장치가 돌아가는 행정 규제 안에 놓여 있고, 그 장치를 그대로 겨눌 수 있다.

논문의 결론 문장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가장 엄격한 조치가 가장 집행되기 어렵다. 형식으로 가장 강하고 국제 레드라인 합의와 가장 직접 관련된 절대적 금지가, 위반이 탐지될 가능성은 가장 낮다. 덧붙이자면 이 자료의 어떤 금지 조항도 발효 기준이 되는 능력 문턱을 정의하지 않는다.

금지를 쓰는 문법 자체가 둘로 갈린다는 점도 실무에서는 걸린다. 어떤 관할권은 그냥 금지하고, 어떤 관할권은 조건을 붙여 허용한다. 페루·칠레·프랑스·독일·싱가포르는 전적으로 절대적 금지에만 기댄다. 한쪽 문법으로 쓰인 국제 합의는 다른 쪽이 실제 작동 형식인 곳에서 깔끔하게 이행되지 않는다. 문턱이 정의되지 않은 데다 문장의 골격까지 갈려 있으니, 레드라인 합의문이 조문 층으로 내려올 때 부딪히는 벽은 두 겹이다.

4.2사고 보고는 부재가 가장 흔한 영역이다

중대사고 보고는 네 영역 중 유일하게 부재가 존재를 압도한다. 이 영역에 태그된 조항 기록 105건 가운데 실제로 어떤 형태로든 보고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고하는 작동 조항은 27건이고, 나머지 78건이 확인된 부재다. 그리고 이 27건의 분포는 각국의 전반적인 거버넌스 활동량을 따라가지 않는다. 인도는 전체 양성 조항 20건 중 다섯 건이 보고 조항으로, 유럽연합 밖에서 가장 많다. 반면 호주와 영국은 각각 45건과 44건의 양성 조항을 갖고도 이 영역에는 두 건씩뿐이고, 아랍에미리트는 32건을 갖고도 이 영역이 0건이다.

자체 보고 의무가 전혀 없는 곳은 여덟 곳이다. 여기에 프랑스와 독일을 더하면 열 곳이 된다. 두 나라는 자국 의무가 없고 EU법의 직접효로만 의무가 오기 때문에, 세는 방식에 따라 여덟이 되기도 하고 열이 되기도 한다. 논문 본문은 문맥에 따라 두 숫자를 다 쓴다.

작동하는 보고 조항이 실제로 사슬을 완성하는지는 네 가지 요소로 판정한다. 수신자, 트리거, 기한, 불이행의 결과다. OECD가 제안한 공통 보고 프레임워크는 보고서가 담아야 할 기준을 스물아홉 개 제시하는데, 이 표본에서 기한과 결과를 함께 적은 조항은 27건 중 세 건이다.

사슬을 완성한 조항 3건기한불이행 결과
EU AI Act 제73조단계별 일정행정 과징금
EU AI Act 제75조(1a) — 2026 디지털 옴니버스가 삽입제73조 일정 승계행정 과징금
브라질 CNJ 결의 615/2025 (사법부 생성형 AI)72시간시정조치

같은 EU AI Act 안에서도 제55조 제1항 (c)호는 사슬을 완성하지 못한다. 시스템 위험을 가진 범용 AI 모델의 제공자에게 중대사고를 유럽 AI 사무국에 보고하도록 하고 같은 과징금이 받치지만, 기한이 "부당한 지연 없이"라 정해진 시계가 없다. 논문은 여기에 비교 대상을 하나 붙인다. AI 밖의 성숙한 보고 체계는 이 요소들을 당연히 함께 갖는다. GDPR은 72시간 기한과 지정된 감독기관과 통지 실패에 대한 제재를 한꺼번에 갖고 있다. 기한만 있고 수신자가 없거나, 수신자만 있고 결과가 없는 편이 오히려 이례적이다.

4.3빌려 온 채널은 트리거도 빌려 온다

보고 채널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갈린다. AI 전용 채널을 새로 만든 쪽이 있고, 이미 운영 중인 다른 제도로 AI 사고를 흘려보낸 쪽이 있다. 유럽연합은 만드는 쪽이다. 다섯 개 보고 조항 전부가 AI 전용 채널을 만든다. 일본의 조달 조항 두 건, 브라질의 사법부 결의, 케냐의 2025년 전략 약속, 싱가포르의 생성형 AI 프레임워크도 같은 편이다. 인도와 이스라엘과 한국은 빌리는 쪽이다. 인도의 다섯 건 중 셋은 사이버 사고 대응 체계나 중개자 책임 규정을 타고, 이스라엘의 셋 중 둘은 자금세탁·테러자금 방지와 개인정보 규제를 탄다.

빌린 경로 여덟 개 중 일곱 개가 가이던스에 놓여 있다. 공여 도메인은 넷이다. 금융 범죄, 사이버 사고, 개인정보와 보건 유출 통지, 그리고 온라인 안전 채널. 여기에 구조적 문제가 하나 딸려 온다. 빌린 채널은 그 채널이 원래 갖고 있던 트리거를 그대로 갖는다. 사기 신고에 붙은 의무는 사기가 났을 때 발화하지 모델이 실패했을 때 발화하지 않는다. 개인정보 유출도, 서비스 장애도, 의심거래도 만들지 않은 범용 AI 사고는 아무 의무도 켜지 못한 채 지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표본 전체를 관통하는 한계가 하나 더 있다. 모든 보고 의무가 하나의 행위자에게, 자기 통제 범위 안의 일을 보고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여러 모델이나 여러 배포에 걸쳐야만 보이는 실패는 이 표본 어디에도 수신자가 없다. 같은 연구팀이 앞서 정리한 사고 대응 연구가 지적한 탐지 비대칭이 여기에 겹친다. 안전 문제의 가시성과 그것을 위로 올릴지 말지의 재량을 개발자가 동시에 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고 건수는 줄지 않았다. 스탠퍼드 HAI가 인용하는 AI 사고 데이터베이스 집계로 2025년 362건, 2024년 233건이다.

위험을 이름 붙이면서도 책임 주체는 지목하지 않는 구조 자체는 AI 위험 분류 체계의 책임 공백을 다룬 글에서 한 번 짚은 적이 있다.

5

거버넌스는 빌려 온 제도 위에 얹혔다

지금까지 본 공백을 각국의 준비 부족으로 읽고 싶어지는데, 논문은 그 독법을 명시적으로 경계한다. 조문 층에서 보이는 모양은 실패의 흔적이라기보다 다른 설계의 흔적일 수 있다. 반대편 무게를 달아 볼 차례다.

출발점은 기구 쪽 숫자다. 매핑된 거버넌스 기구 144곳 중 AI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것은 31곳이다. 84곳은 AI 거버넌스 이전부터 있던 조직인데 나중에 공식 AI 위임을 받았고, 나머지 29곳은 공식 위임 없이 기능상 AI에 닿는다. 합치면 113곳, 다섯 중 넷이 지금 행사하는 위임보다 먼저 존재하던 기관이다. 유형별로는 부처가 53곳으로 가장 많고 분야별 규제기관 33곳, 자문기구 21곳, 개인정보보호기구 15곳이 뒤를 잇는다. 전담 AI 규제기관은 아홉 곳, 표준기구는 두 곳이다.

144곳 전체의 집행권 분포를 보면 절반쯤이 무언가를 집행할 수 있다. 48%가 집행권을 갖고, 37%는 없으며, 14%는 제한된 권한을 갖는다. 문제는 총량이 아니라 배치다. 권한을 가진 기관과 AI 위임을 받은 기관이 서로 다른 자리에 있다. 새 기관을 세우는 대신 부처와 기존 분야별 감독자에게 범용 AI 감독을 태운 결과이고, 도구 층에서 본 패턴이 기구 층에서 반복된 것이다. 의무는 빌려 온 제도 위에 지어졌고, 그것을 나르는 기구도 빌려 왔다.

그 결과 의무는 그 기관들이 이미 닿을 수 있던 상대에게 간다. 시스템 위험평가 조항의 46%가 공공기관에 부과되고, 대부분은 자기가 만들지 않은 시스템을 평가하는 쪽에 붙는다. 평가·검증 영역에서도 조항 43건이 배포자에게, 40건이 제공자에게 향한다. EU법 직접효와 한국 2025년 기본법 밖에서는 모델이 배포되기 전에 닿는 것이 거의 없다.

5.1분야별 경로는 실제로 작동한다

반대 증거가 하나 있다. 도구 101건 중 분야별 도구는 25건, 4분의 1이다. 그런데 이 25건이 양성 조항 382건 중 97건, 역시 4분의 1을 나른다. 도구 수에 걸맞은 몫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금융 다섯 건이 유별나다. 이 표본에서 집행 경로가 확인되는 소프트로 조항 55건 가운데 15건이 그중 네 건에 들어 있다.

이유는 문서의 형식이 아니다. 감독 관계다. 금융감독자는 이미 같은 회사들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고, 그 분야에는 이름 붙은 수신자와 정해진 시계를 가진 사고 보고 경로가 이미 돌아가고 있다. 범용 AI 위험이 새로운 종류의 피해로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피해로 가는 새 경로로 도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감독 장치를 그대로 겨눌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금융이 아니라 사법 쪽에 있다. 법원을 규율하는 헌법기구인 브라질 국가사법위원회는 이 표본에서 네 영역을 모두 덮는 유일한 분야별 도구를 만들었고, 앞 섹션에서 본 완전한 보고 사슬 세 건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72시간 안에 보고하고 시정조치를 붙인다.

다만 상속되는 것은 강점만이 아니다. 빌려 온 경로는 자기가 만들어진 트리거를 그대로 갖고, 법률이 아니라 가이던스를 낳는 경향이 있다. 금융 다섯 건 중 법률은 하나도 없다. 속도와 실질적인 준수 압력을 얻는 대신 영속성을 잃는 거래다. 그리고 금융감독자는 인가받은 기관에 닿을 뿐 그 밖에는 닿지 않는다. 분야별 경로가 커버하는 범위는 그 분야의 경계선에서 정확히 끝난다.

섹션 2의 정의 문제도 이 경로를 따라 그대로 상속된다. 분야별 도구는 자기가 적용되는 시스템의 범주를 대체로 적지 않는데, 커버리지가 기술에 관한 진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미 감독을 받고 있는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대상은 적히는 대신 추론된다. 이 표본의 금융 도구 다섯 건 가운데 자기가 덮는 시스템의 범주를 정의한 것은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의 2026년 지침 하나뿐이다.

분야별 경로가 모델 층에 얼마나 닿는지도 재 볼 수 있다. 분야별 조항 97건 중 제공자에게 떨어지는 것은 25건이고, 그중 범용 AI 모델 자체를 평가 대상으로 삼은 것은 네 건이다. 셋이 싱가포르, 하나가 영국이다. 분야별 경로는 실제로 작동하지만, 작동하는 자리는 대체로 모델이 이미 누군가의 업무에 들어간 뒤다.

5.2티어는 법적 형식을 말하지 행동을 말하지 않는다

인용할 때 사고가 가장 나기 쉬운 명제가 하나 있다. 논문은 도구의 법적 티어를 세는 데 상당한 공을 들여 놓고, 그 티어로 행동을 예측하지 말라고 스스로 못박는다. 표본의 양끝에서 두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일본은 도구 다섯 개를 갖고 있고 하드로는 하나도 없다. 소프트로 넷과 전략 스캐폴드 하나다. 그런데 코딩 결과는 조언처럼 읽히지 않는다. 2026년 정부 조달 가이드라인의 모든 양성 조항이 요구 또는 집행 조항으로 코딩됐다. 법적으로 강제 가능한 의무를 만들지 않는 문서에서 그렇다. 연구진의 일본 인터뷰이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부처가 낸 가이던스는 수범자에게 "따르라"로 이해되고, 거기서 나오는 준수는 집행이 아니라 소싱과 입찰과 조달을 타고 흐른다.

논문 §5.8

"Though tier is a reliable statement of an instrument's legal form, it is an unreliable proxy for the behavior it produces: a jurisdiction with no hard law is not necessarily a jurisdiction without compulsion."
(티어는 도구의 법적 형식에 대한 신뢰할 만한 진술이지만, 그것이 만들어 내는 행동의 신뢰할 만한 대리지표는 아니다. 하드로가 없는 관할권이 곧 강제가 없는 관할권인 것은 아니다.)

논문이 쓰지 않은 사례를 하나 더 붙이면 이 명제는 반대 방향에서도 성립한다. 표본에서 조문상 가장 완성된 구속 사슬을 가진 한국은, 그 사슬의 집행 시계를 아직 켜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기본법 시행령 입법예고에서 제도의 현장 안착과 기업 준비를 위해 과태료 계도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계도기간에는 사실조사와 과태료 부과 같은 제재성 조치를 원칙적으로 최소화하고, 지원 데스크 상담으로 갈음한다. 오해하면 안 되는 지점이 하나 있다. 유예되는 것은 제재이지 의무가 아니다. 의무 자체는 시행일부터 발생한다.

일본과 한국을 나란히 놓으면 논문의 명제가 양방향으로 확인된다. 하드로가 없는데 실효가 있는 나라가 있고, 하드로가 있는데 집행 시계가 아직 돌지 않는 나라가 있다. 어느 쪽도 조문만 읽어서는 알 수 없다. 조문을 세는 연구가 자기 방법론의 한계를 스스로 적어 둔 대목이라 인용할 값이 있다.

6

한국은 상류를 지었고, 하류는 빌려 왔다

이 표본에서 한국은 예외적인 자리에 있다. 논문의 표현으로 자력으로 구속력 있는 상류 의무를 입법한 유일한 관할권이다. 정의를 쓰고, 연산량 문턱을 붙이고, 그 문턱을 넘는 대상에게 위험평가와 평가 의무를 지우는 사슬을 자기 입법부가 만들었다. 2025년 기본법과 2026년 시행령이 그것이고, 조항 16건과 도구 다섯 개로 매핑됐다.

공개 데이터에서도 같은 그림이 확인된다. 구속하는 도구 20건 중 범용 AI를 정의한 다섯 건 가운데 두 건이 한국이다. 나머지 셋은 호주에 하나, 브라질에 하나, EU·프랑스·독일이 공유하는 것 하나다. 하드로 도구를 두 건 가진 관할권은 표본에서 한국뿐이다. 이 교차는 논문 본문에 없고 공개 CSV에서 직접 확인된다.

순위표와 실제 입법은 크게 어긋난다. 연구가 스무 곳을 고를 때 쓴 종합점수에서 한국은 4위지만, 종합 최상위권인 프랑스와 독일은 자국 하드로 AI 도구가 하나도 없다. 논문 자신이 이 종합점수는 각국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었는지를 거의 예측하지 못한다고 적는다.

조문이 무엇을 위험이라고 이름 붙였는지도 한국의 자리를 말해 준다. 표본 전체에서 위험평가 조항이 가장 자주 지목하는 것은 영역을 특정하지 않는 교차 위험 29건이고, 기본권과 사이버가 각 21건, 민주주의와 사회적 조작이 15건, 통제 상실과 CBRN 능력 증강이 각 11건, 권력 집중이 다섯 건이다. 파국적 영역은 모델 층을 상류에서 규율하거나 당국이 밖에서 지켜보는 곳에서만 나타난다. 그런데 자력 입법으로 상류 구속 의무를 만든 유일한 관할권인 한국의 기본법은 파국적 영역을 하나도 이름 붙이지 않는다. 교차 위험과 핵심 인프라, 공중보건, 기본권, 금융안정으로 코딩됐다. 상류에 닿는 사슬을 지어 놓고, 그 사슬로 무엇을 잡을지는 다른 어휘로 적어 둔 셈이다.

지역 단위로 묶어 보면 한국의 자리가 한 번 더 분명해진다. 일본·싱가포르·인도는 정부가 직접 수행하거나 발간하는 평가에 기대고, 제공자를 구속하는 평가 의무도 모델 평가 의무도 갖고 있지 않다. 대만은 수평 입법 대신 분야별 하드로를 범용 AI에 맞춰 고쳐 쓰고, 호주는 유럽연합 밖에서 가장 큰 소프트로 평가 자료와 전적으로 분야별인 구속 조항을 함께 갖는다. 논문의 표현으로 한국은 이 지역의 예외다. 국제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이 한 블록처럼 다뤄지지만 실제로는 공통 모델로 수렴하고 있지 않고, 한국의 기본법 방식과 일본·싱가포르의 자발적 도구 사이의 거리는 그 둘과 유럽연합 사이의 거리만큼 멀다.

반대 방향으로 묶이는 무리도 있다. 케냐·나이지리아·브라질·칠레는 강제 의무와 구체적 거버넌스 기구를 함께 담은 포괄 수평 법안을 썼다. 유럽연합 밖에서 제공자를 구속하는 평가·위험평가·사고 보고 의무를 한꺼번에 부과할 문서는 이 넷뿐인데, 넷 다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중 셋은 이 연구의 종합점수 하위 절반에 있다. 규제 야심과 자국 AI 산업의 존재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가. 논문은 이 매핑이 제기하지만 답할 수는 없는 질문이라고 적고 후속 비교연구 과제로 남긴다.

6.1사슬의 네 번째 칸이 비어 있다

그다음이 공백이다. 기본법과 시행령 어느 쪽도 중대사고 보고 채널을 만들지 않는다. 논문이 코딩한 한국의 유일한 보고 조항은 AI 법제 바깥에 있다. 2026년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으로, 금융회사가 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수 있는 AI 사고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감독당국에 즉시 보고하도록 한다. 보고는 AI 전용 채널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있던 금융 사고 보고 체계를 탄다. 금융감독자가 자기 인가 대상을 위해 쓴 의무이고, 한 분야에만 닿는다. 게다가 그 가이드라인은 자율 규범이라 불이행에 결과를 붙이지 않는다.

앞 섹션의 네 요소 판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수신자와 트리거는 있고 기한과 결과는 없다. 논문은 여기에 단서를 하나 붙여 두었다. 연산량 문턱을 넘는 고성능 AI 사업자에게 적용될 기본법 하위 고시안이 원고 집필 시점에 의견 수렴 중이었고, 그것이 공백의 일부를 메울 수 있다. 표본 전체에서 가장 정교하게 상류를 규율한 나라가 하류에서는 다른 제도를 빌려 쓰고 있다는 사실은, 앞에서 되풀이해 본 그 패턴이 예외 없이 한국에도 적용된다는 뜻이다.

시계도 아직이다. 정부 설명 기준으로 현재 연산량 문턱을 충족하는 국내 모델은 없고, 과태료 계도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다. 가장 정교하게 사슬을 입법한 나라에서, 지금 그 사슬에 걸리는 국내 기업은 없다. 이걸 비판으로 읽을 필요는 없다. 프런티어 개발사를 자국에 두지 않은 나라가 모델 층을 규율하려 할 때 생기는 구조적 결과이고, 그래서 이 표본 스무 곳 전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의 고영향 AI 규율 설계를 별도로 다룬 기본법 거버넌스 보고서가 그 세부를 담고 있다.

6.2그러면 우리가 낼 문서는 누구에게 가는가

여기서부터는 규제 뉴스가 아니라 실무 질문이다. 이 연구가 끝까지 세고 있는 것은 결국 무엇을 만들어 누구에게 내는가이고, 발견은 그 "누구"가 대체로 비어 있거나 비어 있지 않아도 되물을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 사실이 데이터 실무자에게 만드는 결과는 네 갈래다.

하나, 증빙의 수신자가 옮겨 간다. 규제기관이 문서를 읽고 되물을 권한을 갖지 않으면 문서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수신자가 바뀐다. 고객 실사, 조달 심사, 감사, 파트너 계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앞 섹션에서 본 METR과 아폴로 리서치의 배포 전 평가가 정확히 이 구조다. 법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개발사와의 자발적 접근 합의 위에서 돌아가고, 그래서 접근 조건과 소요 시간을 평가자가 정하지 못한다. 일본에서 조달이 준수를 만들어 낸 것도 같은 원리다. 수신자가 규제기관이 아닐 때 문서의 설계 기준은 규제 서식이 아니라 상대방의 검토 절차가 된다.

조달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논문이 인용하는 한 분석은 조달 조건을 두 종류로 가른다. 공급자가 무엇을 증거로 내야 하는지를 적는 쪽은 모델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에 중립적이고, 일본의 2026년 조달 가이드라인이 그 예다. 국내 공급자를 우대하는 쪽은 보호주의의 첫 걸음으로 분류되는데, 이 표본에는 그 형태를 취한 도구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 가장 앞선 모델은 두 관할권에서 만들어지지만 구매되고 배포되는 곳은 스무 곳 전부다. 규모 있는 경제권 몇이 시장에 들어오는 시스템에 요구할 증거를 서로 맞추면, 개발사가 어디에 앉아 있든 그 인센티브가 움직인다. 규제 권한이 없는 나라가 쥔 지렛대는 여기다.

결과를 빌려 오는 경로도 있다. 자국에 결과를 붙일 수단이 없는 관할권이 2025년 범용 AI 실천규약이 쓰는 피해 범주에 맞춰 중대사고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운영하면, 그것을 유럽 AI 사무국과 공유할 수 있다. 사무국은 제공자에게 정보를 요구하고, 자체 모델 평가를 수행하고, 완화 조치나 시장 철수를 요구할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논문은 같은 문단에서 두 가지 단서를 단다. 이런 양자 협정은 자원이 많은 쪽이 의제와 방법을 정하는 비대칭을 재생산하고, 사무국 자체도 맡은 위임에 비해 자원이 모자라 실천규약의 이행을 사무국이 아니라 제공자들이 주도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은 인용 문헌을 경유한 지적이라 그렇게 읽어야 한다.

둘, "시험하라"는 요구는 측정 지표 없이 도착한다. 열여섯 종의 평가 메커니즘이 이름 붙여졌는데 대다수 조항이 문턱과 벤치마크와 실패 조건을 비워 둔다. 지표 없는 품질 요구는 감사에서 버티지 못한다. 여기에 정의 쪽 문제가 겹친다. 다수 정의가 모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출력하는지로 범위를 잡기 때문에, 출력 기준으로 짜인 규제는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구성에 아무 요구도 걸지 못한다. 통과 기준이 오지 않는다면 그 기준을 스스로 정의하고 근거를 남기는 쪽이 나중에 싸게 먹힌다.

셋, 컴플라이언스 패키지를 몇 벌 만들 것인가. 서술 매칭으로 범위를 잡는 15개 관할권에서는 시장마다 매번 판단해야 하고, 문턱과 지정으로 잡는 유럽연합과 한국에서는 숫자 하나로 결정되는데 그 숫자가 서로 어긋나 있고 성격도 다르다. 논문이 인용하는 한 문헌은 시행 지침이 비어 있을 때 기업이 자기 해석으로 임시 컴플라이언스 패키지를 짓고 그것이 관할권별 시스템으로 굳어져 나중에 통합 비용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이 지적은 원문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논문을 경유해 옮긴 것이니 그렇게 읽어 달라. 실무적 함의는 분명하다. 굳기 전에 증적 스키마를 공통으로 잡아 두는 편이 싸다.

넷, 순서에 관한 주장. 논문이 스스로 꼽는 세 번째 기여가 이것이다. 국제 논의는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에 몰려 있지만, AI 중견국에게 더 급한 질문은 무엇을 검증할 수 있는가일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평가가 수행되는 것과 평가가 결과를 갖는 것 사이의 거리가, 이 나라들이 이미 가진 거버넌스와 실제로 의무 이행자를 구속하는 거버넌스 사이의 가장 짧은 구간이라는 것. 이 표본은 그 주장을 데이터로 받친다. 스무 곳은 그것을 쓸 법보다 평가 역량을 더 많이 지었다.

6.3남아공은 왜 백지로 남았나

섹션 1에서 미뤄 둔 이야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 표본에서 범위 안 조항이 하나도 없는 유일한 관할권이고, 그 공백을 메우려던 유일한 시도가 국가 AI 정책 초안이었다. 그 초안은 2026년 4월 채택 전에 철회됐다. 철회된 이유는 논문 본문에 없고, 데이터셋과 함께 공개된 부록에 한 줄로 적혀 있다. Zenodo에 공개된 부록에 따르면, 참고문헌 목록에서 지어낸 인용문이 발견되어 철회됐다.

이 한 줄은 부록 출처임을 밝혀서 써야 한다. 부록 스스로 일부 행은 발행 전 재확인을 권고한다고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 그 단서를 붙이고 나서도 남는 것이 있다. 규제 공백을 메우려는 문서가 검증되지 않은 산출물 때문에 무너지면, 공백은 메워지지 않고 하나 더 생긴다. 이 보고서가 처음부터 따라온 질문이 한 바퀴 돈다. 문서를 읽고 되물을 권한을 가진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 인용문들은 발행 전에 걸렸을 것이다.

같은 질문이 이 연구 자신에게도 향한다. 논문은 조항 587건 중 116건을 수작업으로, 373건을 모델 보조로 추출했다고 밝힌다. 정의 52건 중 31건도 모델 보조다. 아랍어·독일어·히브리어·한국어는 팀에 해당 언어 능력이 없어 서로 다른 두 모델 사이의 왕복 역번역으로 검증했고, 중대한 불일치는 전문가 검토로 해소했다. 조항 원문은 원어 그대로 병기되어 모든 코딩 결정이 원본과 대조 가능하며, 레코드마다 신뢰도 플래그가 붙고 낮은 신뢰도에는 2인 검증이 요구됐다. 코드북 초안도 모델 보조로 시작해 열네 차례 대개정을 거쳤다. AI 거버넌스를 매핑한 데이터셋이 스스로 계보와 검증 설계를 갖춰야 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관찰할 가치가 있다.

6.4이 보고서를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인용하기 전에 붙여야 할 단서가 다섯이다. 하나, 원자료는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working paper다. 둘, 데이터는 2026년 7월 30일 스냅숏이고 저자들 스스로 몇 달이면 낡는다고 적었다. 셋, 스무 곳은 무작위 표본이 아니라 목적 표집이라 전 세계로 일반화할 수 없다. 넷, 네 개 거버넌스 영역 밖은 판단 대상이 아니다. 저작권, 노동, 경쟁, 조달 일반은 이 지도에 없다.

다섯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저자들은 자기 분류 틀의 출신을 스스로 밝힌다. 정의를 가르는 여섯 차원과 네 개 영역 기준이 EU AI Act와 OECD와 G7 문서에서 왔으므로, "유럽연합이 가장 완전히 덮는다"는 결과에는 유럽연합이 실제로 더 많이 덮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분류 틀의 출신도 섞여 있다는 것이다. 결론을 약화시키는 고백이라기보다 결론을 어디까지 밀 수 있는지 밝혀 둔 것에 가깝다.

저자 쪽 정보도 한 줄 붙인다. 이 논문은 상설 연구소의 산출물이 아니라 아르카디아 임팩트의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라는 리서치 펠로십 코호트의 산출물이다. 공동저자 한 명이 소속된 더 퓨처 소사이어티는 국제 AI 레드라인 캠페인의 공동 주최 기관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논문의 세 번째 기여가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검증할 수 있는가"가 더 급하다는 순서에 관한 주장이라는 점이다. 자기 캠페인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상대화한 서술이니, 이해관계 고지는 약점이 아니라 신뢰도를 올리는 맥락으로 읽는 것이 맞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것들을 적어 둔다. 나이지리아와 칠레 법안의 2026년 8월 현재 진행 상황, 아랍에미리트 연방 AI·데이터청의 실제 운영 실태, 유럽 AI 사무국의 인력과 예산, 한국의 안전신뢰 문서 제출 실적은 확인하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시행 초기라 공개 통계 자체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없음을 없음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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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차 출처

  • 1.Schwab, J., Naidoo, N., Barazzutti, F., Lee, S., Machado, C., "Mapping General-Purpose AI Governance Across Twenty AI Middle-Power Jurisdictions," 2026-08-18 (working paper, 미동료심사, 데이터 스냅숏 2026-07-30). arXiv:2608.19278 — 본문의 조항·도구·기구·정의 수치 전부의 출처
  • 2.같은 저자들, 부속 데이터셋. Zenodo, v1.0.0, CC BY 4.0. DOI: 10.5281/zenodo.21978946 — 도구 101건·기구 144곳·정의 52건 테이블 및 범위 밖 도구 부록. 조항 단위 587건은 이 버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인접 학술 문헌

  • 3.Gomez, F., Ball, M., Harre, M., Preston, L., Schwab, J., Machado, C., "Designing Escalation Criteria for International AI Incident Response," 2026-04-25. arXiv:2604.23183 — 탐지 비대칭 개념의 출처. 저자 두 명이 1차 출처와 겹치고 제1저자가 1차 출처의 코드북 공동설계에 참여했으므로, 독립된 선행연구가 아니라 같은 팀의 앞선 작업으로 읽어야 한다
  • 4.Heim, L., Koessler, L., "Training Compute Thresholds: Features and Functions in AI Regulation," 2024-08-07. arXiv:2405.10799 — 학습 연산량이 현재로서는 규제 감독 대상을 걸러 내는 1차 필터로 가장 적합한 지표라는 주장. 문턱이 아무것도 촉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문헌의 주장이 아니라 1차 출처가 자기 표본에 대해 내린 발견이다
  • 5.Okolo, C. T., Raji, M., "The Global Majority in International AI Governance," 2026-01-23. arXiv:2601.17191 — 분야별 경로가 속도와 준수 압력을 얻는 대신 영속성을 잃는다는 관찰의 출처

법령·정책·통계

  • 6.Regulation (EU) 2026/1744 of 8 July 2026 (Digital Omnibus on AI), OJ L, 2026/1744, 2026-07-24 게재, 2026-07-27 발효. EUR-Lex — AI 사무국의 조사·현장검사·이행확약·과징금·이행강제금 권한 및 배타적 감독 범위 확대 조항의 출처 (2026-08-24 원문 확인)
  • 7.Regulation (EU) 2024/1689 (EU AI Act), OJ L, 2024/1689, 2024-07-12 — 제52조(반박 가능한 시스템 위험 추정), 제55조(1)(a)·(c), 제73조
  • 8.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2025) 및 같은 법 시행령(2026-01-22 시행) 제24조 제1항 — 연산량·최첨단 기술·중대 위험 3중 누적 요건
  • 9.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기본법 시행령 제정안 입법예고(2025-11-12) — 과태료 계도기간 최소 1년 이상 운영 및 통합안내지원센터 방침. 전자신문 2025-11-12 보도로 확인 (기사)
  • 10.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2026) — 논문이 코딩한 한국의 유일한 중대사고 보고 조항
  • 11.Brazil, PL 2338/2023 — 2024-12-10 상원 통과, 하원 특별위원회 계류 (2026-08 확인)
  • 12.Kenya, Artificial Intelligence Bill 2026 (Senate Bills No.4) — 2026-04-02 상원 1독회, ICT 상임위 회부, 2026년 8월 현재 미제정
  • 13.CNJ Resolução nº 615/2025 (브라질 사법부 생성형 AI 거버넌스) — 유해사건 72시간 보고 및 시정조치
  • 14.OECD, "Towards a Common Reporting Framework for AI Incidents," 2025 — 보고서가 담아야 할 기준 29개 제안
  • 15.Stanford HAI, "AI Index Report 2026" — AI 사고 데이터베이스 집계 2025년 362건 / 2024년 233건 (1차 출처를 경유해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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