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이 글은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AI 규제를 비켜 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지은 설비를 바깥에서 알아낼 수 있는지를 계산한 연구를 본다. 9월 16일 arXiv에 올라온 논문이고 제임스 티그, 아슈미타 라지모한, 야닉 뮐하우저가 썼다. 프런티어 AI 개발을 제한하겠다는 국제 합의는 거의 예외 없이 검증 장치를 전제로 한다. 그 검증의 가장 어려운 고비는 신고되지 않은 연산 설비를 찾아내는 데 있다.

논문의 답은 갈린다. H100 10만 장에 맞먹는 학습을 물속에서 돌리는 일은 전기와 냉각에서 막히지 않는다. 막는 것은 스위치를 잇는 배선과, 학습이 도는 동안 사람 손으로 계속해야 하는 정비다. 메타가 라마 3 405B를 학습시킨 54일 사이 GPU 16,384장짜리 클러스터에서 예상 밖 중단이 419번 났고, 평균 세 시간에 한 번이었다. 봉인된 포드 안에서는 그 손을 쓸 수 없다. 탐지 쪽 결론도 한 방향으로 기운다. 돌고 있는 포드는 열로도 소리로도 잡아내기 어려운 반면, 짓고 고치는 시기에는 위성 레이더와 선박 위치 추적이 꽤 잘 듣는다.

4절까지는 논문에 적힌 계산과 그 논문이 인용한 자료를 따라간다. 신고된 값을 무엇으로 검증하느냐는 물음으로 이 연구를 옮겨 읽는 5절이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출처: Teague, Rajmohan & Muehlhaeuser, arXiv:2609.18824 (2026-09-16)

150~200MW

H100 10만 장급 학습의 전력

GPU만 약 70MW다. 서버 쪽 부대 장비와 스위치까지 합치면 150MW 선이 된다. 이후 3~5년의 더 촘촘한 하드웨어를 가정하면 200MW가 상한선이다

3%

나틱이 냉각에 쓴 전력 몫

육상 데이터센터는 공조에 전력의 25~40%를 써 왔다. 수심 11m에 잠긴 마이크로소프트 나틱은 시설 전력의 3%로 눌렀다. 냉각은 병목이 아니라 이점이다

419번

라마 3 학습 중 예상 밖 중단

54일, GPU 16,384장에서 나온 공개 기록이다. 복구는 대개 부품을 손으로 만져야 하는 작업이라, 봉인된 포드 안에서는 할 수 없다

0.17m/s

열 탐지를 벗어나는 최소 유속

200MW를 물에 버리면서 표면 수온 이상을 자연 변동폭 안에 묶어 두려면 물이 적어도 이만큼 흘러야 한다. 열린 연안은 보통 이보다 빠르다

1

서명 다음에 남는 문제

논문의 첫 문장은 조항이 아니라 장치를 말한다. 프런티어 AI 개발에 제한을 두려는 국제 합의안은 대부분 검증 장치를 함께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행을 감시할 만큼 튼튼한 장치여야 한다. 합의가 아예 없는 세계에서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논문은 덧붙인다. 상대의 연산 설비가 어디에 있는지 짚어낼 수 있어야 억지가 성립한다는 선행 연구를 그 근거로 든다.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할 수 없으면 약속으로 얻을 것도 없다.

그래서 남는 과제가 하나로 좁혀진다. 제한을 피하려고 국가가 몰래 돌리는 설비, 논문의 표현으로는 신고되지 않은 '암흑 연산(dark compute)' 설비를 찾아내는 일이다. 연산은 전기를 먹고 열을 내고 건물을 차지하니 원리상 흔적이 남는다. 문제는 그 흔적이 어디에서 어느 세기로 남느냐다.

바다가 후보로 거론된 지는 꽤 됐다. 물은 공짜 냉각재이고, 영해 안쪽 수심 30m 남짓한 자리는 위성 사진으로 들여다봐도 표면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들이 지적하는 공백이 여기다. 수중 데이터센터가 회피 경로로 언급되기는 했어도 프런티어 규모에서 실제로 가능한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탐지가 되는지는 진지하게 평가된 적이 없다. 이 논문이 그 평가를 자임한다.

평가의 기준선은 하나로 고정된다. H100 10만 장 규모의 학습 한 번을 물속에서 끝낼 수 있는가. 이 숫자를 잡아 둔 덕에 논의가 취향 문제에서 공학 문제로 내려온다. 전기가 몇 와트 필요하고, 케이블이 몇 미터까지 닿고, 사람 손이 몇 시간에 한 번 필요한지를 따지면 답이 나온다. 이 작업은 아카디아 임팩트가 운영하는 오라이온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의 일부로 진행됐다고 적혀 있다.

이 연구가 던지는 물음은 "바다에 지을 수 있느냐"가 아니다. 지었을 때 그것이 바깥에서 셀 수 있는 무엇을 남기느냐다. 조약의 실효는 조문의 문장이 아니라 그 셈의 정확도에 달려 있다.

2

이미 바다에서 돌아가는 설비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나틱이다. 1단계는 2015년 8월부터 12월까지 캘리포니아 연안 수심 11m에 랙 하나, 서버 스물네 대쯤을 내려 보낸 실험이었다. 2단계는 규모가 달랐다. 서버 864대를 담은 모듈을 2018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스코틀랜드 오크니 해저 36m에 두고 240kW로 돌렸다.

2년 동안의 성적은 오히려 물 쪽이 좋았다. 서버 고장률이 1%에 못 미쳐 같은 급 육상 시설의 여덟 분의 일 수준이었다. 공은 낮은 수온이 아니라 두 가지에 돌아갔다. 캡슐 안을 마른 질소로 채워 부식을 부르는 산소와 습기를 없앤 것, 그리고 사람이 드나들며 케이블을 잘못 당기거나 정비 중 실수하는 사고가 아예 없었던 것이다. 다만 같은 봉인이 반대로도 작동한다. 육상이라면 몇 시간 안에 수리를 끝내고 몇 분 안에 학습을 이어 붙일 고장이, 물속에서는 포드를 건져 올릴 때까지 꺼진 채로 남는다. 배치가 2년을 넘기면 이런 고장이 쌓여 장기 성능이 같은 사양의 육상 클러스터보다 점점 뒤처진다. 그런데도 나틱은 2024년에 공식적으로 접혔다. 이유로 널리 지목된 것은 봉인된 하드웨어를 고치고 바꾸고 올리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프로젝트를 이끈 쪽이 한때 일축했던 걱정이다. 뒤에 나올 병목의 예고편이 여기 있다.

지금 실제로 돌아가는 상용 설비는 중국 쪽에 있다. 하이랜더는 2021년 시험 배치와 2023년 첫 상용 모듈에 이어, 2025년 2월 하이난 앞바다에 두 번째 상용 모듈을 넣어 서버 400대가량을 더했다. 이로써 하이난 클러스터는 포드 두 개에 포드당 400대씩 서버 800대 규모가 됐고, 수심은 35m쯤이다. 한 걸음씩 늘려 모듈 100개를 채우는 것이 이 클러스터의 장기 목표다. 상하이 시설은 규모가 한 단계 위다. 2025년 10월에 1단계 건설을 마치고 2026년 5월 가동에 들어갔는데, 전력의 95% 이상을 해상풍력에서 직접 받는 첫 수중 설비다. 1단계는 2.3MW로 돌고 완전히 지어지면 24MW까지 잡아 둔 설계이며, 랙 192개를 담은 구조물의 무게는 1,950톤이다. 다만 이 시설은 완전히 잠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후 분석 대상에서는 빠진다.

스타트업 쪽 수치는 다루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 섭시 클라우드가 워싱턴주 포트앤젤레스 근해에 발표한 시범 포드 쥘 베른은 랙 16개에 서버 800대 남짓을 수심 9m에서 1MW쯤으로 돌린다고 알려져 있고, 회사는 가벼운 압력 평형식 포드를 4~16시간에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논문은 이 숫자에 단서를 겹겹이 달아 둔다. 검증되지 않은 벤더 수치이고, 2022년 발표 시점의 것이며, 현장까지 오가는 시간을 포함한 값인데 규모 있게 실증된 바가 없다. 그에 앞서 이 회사가 운영 중인 설비 자체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저자들은 적어 두었다. 네트워크오션은 0.5~1MW 시험 캡슐을 계획하며 H100 2,048장을 언급했고, 바지선으로 200MW 이상까지 키우겠다는 구상을 함께 내놨다. 그 첫 단계는 샌프란시스코만 수면 아래 몇 미터에 캡슐을 한 시간 담그는 시험인데, 캘리포니아 두 기관이 필요한 허가가 없다고 지적해 멈춰 섰다.

설계는 나틱처럼 봉인하는 캡슐과 압력을 주변 바다와 맞추는 포드로 갈린다. 그래도 지금까지 놓인 설비에 공통된 조건이 하나 있다. 모두 수심 9~36m, 계절에 따라 섞이는 표층에 있다. 깊은 바다 냉각이 기대는 100m 아래의 차갑고 안정된 물이 아니다. 더 내려가면 더 좋은 열 흡수원을 얻지만 구조와 설치 부담이 함께 올라간다. 이 맞바꿈이 뒤에서 탐지 논의와 정면으로 얽힌다.

지금 돌아가는 규모와 요구되는 규모 사이 나틱 2단계 (2018–20) 0.24MW 시험 포드 (미검증) ~1MW 상하이 1단계 (가동 중) 2.3MW 상하이 완공 설계치 24MW 프런티어 학습 요구치 150 150~200MW 1MW 10MW 100MW arXiv:2609.18824 §2·§3 및 공개 발표 수치 재구성 (가로축 로그 스케일)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가로축이 로그 스케일이다. 지금 가동 중인 최대 설비와 프런티어 학습 요구치는 자릿수가 다르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정리하면 수중 데이터센터는 공상이 아니다. 다만 지금 돌아가는 규모는 메가와트 단위이고, H100 10만 장급 학습이 요구하는 150~200MW와는 두 자리 가까이 벌어져 있다. 연산 쪽 간격은 더 크다. 서버 864대를 넣은 나틱 2단계조차 제온 CPU와 FPGA를 실었을 뿐 GPU가 없었고, 표에 적힌 연산량은 수백 테라플롭스 급이다. 하이난과 상하이의 가속기 구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공개된 제원 상당수가 벤더 발표에 기대고 있어, 검증을 이야기하는 글이 그 수치를 검증 없이 받아 쓰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3

전기는 닿는데 손이 닿지 않는다

전력부터 보자. H100 10만 장은 GPU만으로 약 70MW를 당긴다. 여기에 CPU와 네트워크 카드와 전원장치 같은 서버 쪽 부대 소모와 스위치 페브릭을 더하면 150MW 쪽으로 올라가고, 앞으로 3~5년의 프런티어 클러스터가 H200이나 B200처럼 더 촘촘한 하드웨어를 쓸 것을 감안하면 200MW가 그럴듯한 상한이 된다. 큰 숫자지만 바다에 전기를 보내는 일 자체는 새 기술이 아니다. 해저 고압직류 케이블은 기가와트급 부하를 일상적으로 나른다. 전용 케이블로 150~200MW를 보내는 일은 이미 입증된 공학의 범위 안이라고 논문은 판단한다.

냉각은 오히려 유리한 쪽이다. 육상 시설이 공조에 쓰는 전력은 역사적으로 전체의 25~40%였다. 수심 11m의 나틱은 냉각에 들어가는 몫을 시설 전력의 3%까지 낮췄다. 바닷물이 끝없는 열 흡수원 노릇을 하니, 이쪽이 수중 설비를 막는 벽이 될 가능성은 낮다. 그 3%는 심해의 찬물에서 나온 값이 아니다. 계절에 따라 섞이는 얕은 표층에서, 냉동기와 냉각탑과 공조 장치를 통째로 없앤 것만으로 나온 결과다.

3.1배선은 3m와 50m 안에서 끝난다

벽은 다른 데 있다. 대규모 학습 클러스터는 GPU를 촘촘하고 정확하게 이어야 성립한다. 저자들이 예로 든 8,192장 기준 설계에서 리프 스위치 256개가 전용 랙에 담긴 스파인 스위치 36개로 모인다. 스위치마다 전력을 먹으니 공급 부담이 늘어난다. 배선 자체에 들어가는 공학 부담은 그보다 더 무겁다. 구리 직결 케이블은 3m쯤에서 한계에 닿고, 능동 광 케이블이나 멀티모드 파이버를 써도 리프 계층에서 50m 정도가 현실적인 거리다. 그러니까 장비를 극도로 밀집시켜 정밀하게 배치해야 한다. 설계 공수와 고장 위험이 그만큼 함께 올라간다.

배선이 끝나는 자리: 3m와 50m 스파인 스위치 36개 · 전용 랙 ≤50m 광케이블 / 멀티모드 파이버 리프 스위치 256개 ≤3m 구리 다이렉트 어태치(DAC) GPU 랙 고밀도 · 정밀 배치 필수 arXiv:2609.18824 §3.1의 8,192-GPU 기준 설계(리프 256개→스파인 36개) 재구성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구리 DAC는 3m, 광케이블은 50m에서 한계에 닿는다 — 8,192-GPU 기준 설계는 그 안에 촘촘히 들어가야 한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3.2세 시간마다 필요한 손

결정적인 것은 정비다. 논문이 가장 자세한 공개 자료로 든 것은 메타의 라마 3 405B 학습이다. GPU 16,384장으로 54일을 돌리는 동안 예상 밖 중단이 419번 일어났다. 평균 세 시간에 한 번이다. 그런데 이때 하는 조치가 문제다. 인피니밴드 트랜시버를 뽑아 다시 꽂는 일 같은, 근본적으로 사람 손이 가야 하는 작업이 흔하다.

지금 세대 수중 데이터센터에서는 GPU 하나가 죽거나 네트워크 스위치 하나가 나가도 포드를 통째로 끌어올리기 전에는 고칠 수 없다. 남은 노드로 작업을 다시 나눠 붙이고, 죽은 하드웨어는 회수할 때까지 꺼진 채로 둔다. 잠수사를 내려보내는 일에는 수심과 안전과 비용이 걸린다. 원격조종 장비는 좁은 데서 커넥터를 다루는 정밀 작업에 약하다. 나틱을 접은 이유로 지목된 것과 같은 문제가 규모만 키워서 되돌아오는 셈이다.

봉인의 이점이 여기까지는 닿지 않는다는 지적도 붙는다. 마른 질소가 칩의 고장을 줄여 주기는 한다. 그러나 신뢰성 문제에서 가장 심한 쪽으로 꼽히는 광학 부품 고장은 부식이 덜한 분위기로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남는 길이 둘뿐이다. 물속에서 매우 어려운 정비를 해내거나, 고장 지점을 우회할 만큼 링크를 겹쳐 깔고 예비 용량을 넘치게 두는 것이다. 자본으로 접근성을 대신하는 두 번째 길도 일정에서는 큰 벌금을 문다. 여기에 교체 주기가 하나 더 걸린다. GPU 세대는 12~18개월마다 바뀐다. 봉인 포드는 3~5년 배치를 전제로 설계되니 주기 중간의 업그레이드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논문의 결론 문장은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자원을 넉넉히 쓸 수 있는 국가라면 비용과 일정에서 상당한 웃돈을 물고 이 장애를 넘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렇게 지은 설비는 전략적으로 비경제적이다. 값이나 성능이 아니라 은폐가 첫 목표일 때만 앞뒤가 맞는 선택이 된다.

4

열과 소리보다 조선소와 배를 본다

이제 탐지 차례다. 열, 소리, 광학, 합성개구레이더(SAR) 넷을 차례로 재는데 결과가 고르지 않다. 돌고 있는 설비를 겨냥한 수단은 약하고, 짓거나 고치는 시기를 겨냥한 수단이 세다.

수단 겨누는 시점 논문의 평가 걸리는 대목
운영 중 열린 연안에서는 대체로 어렵다 유속이 0.17m/s를 넘으면 표면 수온 이상이 자연 변동폭(±0.3~0.5°C) 아래로 묻힌다
음향 운영 중 열보다는 낫지만 귀속이 막힌다 5~20km 안에 센서를 놓아야 하고, 100·120Hz 대역은 배와 풍력과 펌프장도 함께 낸다
광학·SAR 건설·정비 네 수단 가운데 가장 유력하다 압력용기를 만들 조선소와 전력 케이블을 깔 배가 좁은 병목이고, 그 배들은 위치를 송신한다
능동 소나 운영 중 확인에는 쓰이나 대가가 있다 접촉을 데이터센터로 특정하려면 결국 필요하지만, 쏘는 쪽이 노출된다

각 행은 논문 본문과 부록의 자릿수 계산에 적힌 것이다. 저자들은 부록의 계산이 정밀 모델링이 아니라 크기의 자릿수를 가두려는 추정이라고 스스로 밝혀 두었다.

4.1열은 물이 흐르는 만큼 묻힌다

150~200MW짜리 설비는 그 전력에 해당하는 폐열을 계속 물에 버린다. 그런데 프런티어 규모라면 포드가 차지하는 면적이 1.7~9헥타르 정도로 넓게 퍼지고, 상용 설비의 수심인 35m쯤에서 나온 열은 연안 수층을 타고 올라오는 사이 희석된다. 열린 연안의 유속은 보통 0.17m/s를 넉넉히 넘기고, 그러면 표면 수온의 변화가 자연 변동폭인 ±0.3~0.5°C 아래로 들어간다. 탐지 신호가 바다의 평소 기분에 묻히는 것이다.

조건이 바뀌면 열도 드러난다. 논문이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경우는 담수의 열용량을 적용한, 바람으로만 물이 도는 0.005m/s짜리 수역이다. 여기서 150MW를 버리면 표면이 0.68°C 오르고, 여름철 성층으로 섞이는 층이 10m로 얕아지면 2.4°C까지 간다. 둘 다 자연 변동폭을 넘는 값이어서, 이런 잔잔하고 얕은 물이라면 열로도 잡힌다. 탐지 가능성을 가르는 변수는 셋이라고 논문은 정리한다. 깊이, 분산, 위치다.

신호가 약한 것과 별개로, 재는 장비 쪽에도 한계가 있다. 열적외선을 찍는 랜드샛 8호의 해상도는 100m로 수중 설비가 남길 열 흔적에 비해 거칠고 구름이 끼면 관측이 끊긴다. 위성 열적외선이 온배수를 따라간 사례가 없지는 않다. 2006년 연구는 노아 AVHRR과 랜드샛으로 5,900MW급 영광 원전의 온배수 플룸을 배출구에서 100km 밖까지 추적했다. 다만 그 물은 수면의 한 점에서 쏟아져 나오고, 수중 설비의 폐열은 그보다 적은 양이 깊은 데서 넓게 퍼져 올라온다. 최근 나온 더 선명한 열 위성도 이 간격을 메우지 못한다. 샛뷰의 핫샛 2호는 낮밤 모두 3.5m 해상도로 찍지만 관측 밴드가 중적외선 3.7~5μm이다. 절대 해수면 온도를 뽑아내려면 11μm과 12μm 부근의 짝지은 열적외선 채널이 필요하다. 두 채널의 밝기 온도 차이로 대기 중 수증기가 먹는 몫을 보정하는 방식이다. 그 일을 하는 VIIRS와 MODIS와 센티넬 3호 SLSTR은 해상도가 훨씬 거칠다. 해상도가 올라가도 밴드가 다르면 셀 수 없다.

깊이와 분산과 위치를 숨기는 쪽에서 읽으면 설계 지침이 된다. 구조와 비용이 허락하는 만큼 깊이 내려가고, 배선이 허락하는 만큼 넓게 흩고, 선체가 버티는 만큼 물살이 센 데를 고르는 것이다. 그러면 숨기기 쉬워 보이는 자리가 오히려 배제된다. 조용한 만이나 좁은 내만, 호수 같은 잔잔한 물은 몰래 짓고 돌리기에 편해 보이지만 열 신호가 그대로 올라온다. 넓게 흩자는 요구는 3m와 50m로 끝나는 배선 한계와 곧바로 부딪힌다. 면적 추정에 붙은 단서도 같은 방향이다. 1.7~9헥타르는 포드 하나가 2MW를 담는다는 가정에서 나온 값인데, 독립적으로 검증된 배치 가운데 그만한 것은 없다. 포드당 1MW로 잡으면 면적이 3.4~18헥타르로 늘어난다.

4.2소리는 들려도 누구 것인지 모른다

음향은 사정이 조금 낫다. 전압을 현장에서 낮추는 변압기가 전원 주파수의 두 배인 100Hz나 120Hz에 고조파를 얹은 안정된 톤을 낸다. 자릿수 추정으로 전체 신호 세기는 1m 거리 기준 127~147dB(re 1μPa) 정도다. 이 값은 포드 하나가 아니라 75~100개가 함께 내는 소리를 더한 것이고, 오차를 ±15dB로 잡은 추정이다. 견줄 자리를 하나 두면 해상풍력 터빈 한 기의 세기가 1m 기준 156dB쯤이다. 프런티어 규모 클러스터가 터빈 한 대보다 조용하다는 뜻이다. 잠수함처럼 움직이며 소리를 줄이는 표적도 아니다. 한자리에 붙어 계속 돌아가는 산업 설비다. 전통적인 음향 감시로 잡기에는 오히려 쉬운 표적일 수 있다고 논문은 본다.

문제는 그 소리를 어디서 듣느냐다. 미 해군의 잠수함 탐지 기반인 SOSUS는 중위도에서 수심 600~1,200m에 놓인 음향 통로를 활용하는 수중 청음기 배열이다. 1와트에 못 미치는 음향 출력도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 수동으로 잡아낼 만큼 예민하지만, 그 성능은 소리가 깊은 도파관에 실릴 때의 이야기다. 지금 수중 데이터센터가 놓인 30~35m는 얕은 연안이라 전파 손실이 크고 바닥 반향이 가까운 표적을 덮는다. 8시간까지 버티며 무선으로 자료를 보내는 AN/SSQ-53 계열 소노부이는 변압기 주파수대를 다루고 방향까지 잡아 주어 두 개면 위치를 삼각측량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클러스터에서 5~20km 안에 놓여야 한다. 이 거리도 그냥 나온 값이 아니다. 얕은 물의 확산 모형을 그대로 적용하면 3~60km가 계산되는데, 수심 35m의 도파관에서 멀리 갈수록 손실이 모형보다 커진다는 이유로 5~20km를 더 방어할 수 있는 값으로 좁혀 적었다. 실무적으로는 감시 센서를 상대 국가의 12해리(22km) 영해 안에 들이밀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센서를 몰래 들이미는 일에는 위험이 따른다. 설비를 숨긴 국가라면 접근 경로에서 잠수함과 수상한 물체를 살피고, 위성 AIS와 해안 레이더로 이상한 선박 움직임을 추적할 것이기 때문이다. 탐지에 쓰이는 도구가 반대쪽에서도 똑같이 쓰인다.

거리를 해결해도 남는 벽이 귀속이다. 100Hz와 120Hz는 연안에서 교류를 쓰는 모든 설비가 내는 소리다. 배의 발전기, 해상 플랫폼, 풍력발전기, 양수장이 같은 좁은 대역에 에너지를 쏟는다. 그 주파수에서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고조파의 구조, 신호가 한자리에 머무는지, 그 위치에 신고된 설비가 없다는 점을 함께 봐야 구분이 된다. 접촉을 평범한 해양 시설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라고 확정하려면 결국 능동 소나를 써야 할 것이라고 논문은 적는다. 해저 조사에 쓰는 REMUS 600 같은 소형 자율 무인잠수정이면 측면주사 소나로 한 번 지날 때마다 바닥을 띠 모양으로 찍으니 몇 차례 왕복으로 클러스터가 덮이고, 추정된 접촉이 아니라 그림이 남는다. 대신 쏘는 소리와 기체 소음이 침입 탐지용 소나에 걸리고 넣고 빼는 동안 보내는 쪽이 노출된다. 소노부이든 무인잠수정이든 남의 영해에서 쓰려면 조약에 명시적 근거를 두어야 할 만큼 침습적이라는 결론이 여기서 나온다. 한편 감시를 막으려는 조치가 도리어 신호가 되기도 한다. 어선을 막거나 통제구역을 두거나 음향 기만기를 깔거나, 조약이 허용할 감시 방식을 까다롭게 제한할수록 그 조치 자체가 의심을 부른다.

논문 안에서 가정이 어긋나는 자리가 하나 있다. 전력을 다룬 대목이 근거로 든 것은 해저 고압직류 케이블이다. 음향을 다룬 대목은 교류로 전기를 받아 현장에서 변압기로 낮추는 설비를 가정한다. 변압기의 상용주파 톤은 교류에서 나오는 소리다. 직류로 받아 변환 설비를 다르게 꾸린 경우에 이 신호가 얼마나 남는지는 논문이 따로 셈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추정치만으로는 음향 탐지의 실효를 판단하기 어렵다.

4.3배는 자기 위치를 스스로 알린다

가장 쓸 만한 창은 물 밖에 있다. 잠긴 포드 자체는 광학으로도 레이더로도 잘 잡히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만들고 가져다 놓는 과정이 특이한 흔적을 남긴다. 실물 크기 잠수함을 설계하고 건조할 수 있는 나라는 지금 14~17개국 정도다. 압력용기 제작이 그 좁은 기반, 곧 이름이 알려진 큰 조선소 몇 곳에 몰려 있어 위성으로 들여다보기 쉽다. 케이블 쪽은 병목이 더 좁다. 해저 케이블을 깔 수 있는 배가 전 세계에 60척쯤인데, 그중 고압 전력 케이블을 실제로 부설할 수 있는 배는 20~30척에 그친다. 운용사도 프리즈미안, 서브컴, 넥상스, NEC, 글로벌 마린, 얀 데 눌, SBSS처럼 알려진 소수다.

좁아지는 두 병목이 만나는 자리 잠수함 건조 가능 14–17개국 압력용기 조선소 (대형 야드 소수) 해저 케이블 부설선 ~60척 고압 케이블 부설 가능 20–30척 SAR 선박식별 × 위성 AIS 대조 건설·정비 단계 배치 감시 arXiv:2609.18824 §4.3의 조선소·부설선 추정치 재구성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운영 중인 포드는 잘 안 잡히지만, 그것을 만들고 나르는 좁은 두 병목은 위성으로 보인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저자들은 그 조선소의 수를 전 세계 20~30곳으로 가정한다. 실명으로 꼽힌 야드는 중국의 CSSC·CSIC, 프랑스 나발 그룹, 일본 미쓰비시와 가와사키,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 스웨덴 사브 코쿰스이고,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도 그 목록에 있다. 조선소 20~30곳과 부설선 20~30척은 범위가 겹치지만 서로 다른 것을 센 값이니 섞어 읽지 않는 편이 좋다. 위성으로 조선소 활동을 보고 건조 진척을 따라가며 생산 속도를 추정하는 일 자체는 공개정보 분석에서 이미 하던 작업이다.

이 배들이 상업 선박이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SAR로 선박의 종류를 식별해 분류하고 그것을 위성 AIS 자료와 겹쳐 보면, 위치 송신기를 끄거나 조작한 배를 골라낼 수 있다. 제재 집행과 어업 감시에서 이미 쓰는 방식이다. 다만 여기에는 시점의 한계가 붙는다. 검증 체제가 발효되기 전에 케이블 설치가 끝났거나, 다른 상업 활동과 구별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 구별할 신호가 남지 않는다. 위성 관측은 감시를 시작한 다음의 활동만 남긴다. 그래도 감시가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연중 학습을 돌리는 설비라면 정비 때문에 표면에서 벌어지는 활동이 운영 기간 내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건설이 끝났어도 고치러 나가는 배가 계속 기회를 만든다.

권고는 이 비대칭을 그대로 따른다. 배치 단계를 감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경로다. 압력용기를 만드는 좁은 제작 기반, 그리고 AIS로 추적되는 전력 케이블 부설선단이 그 대상이다. 여기에 조약 당사국이 수중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만한 수역에 작은 수중 청음기와 자율 무인잠수정을 서로 받아들이게 하는 조항을 더하자고 제안한다. 이 제안의 설계가 영리하다. 해저 청음기망을 상호 배치하거나 정기 무인잠수정 조사를 받으라는 조항을 어느 나라가 거부한다면, 그 거부 자체가 은폐를 의심할 근거가 된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규약이 작동하는 방식과 같다. 국가 정보기관이 이 분야를 계속 지켜보며 탐지 방법을 연구해 두어야 한다는 권고도 함께 붙는다.

어느 한 수단도 이 경로를 혼자 막지 못한다. 한 층의 약점을 다른 층이 메우게 겹쳐 두라는 것이 권고의 요지다. 결론 절에는 함의가 한 줄 더 있다. 상업 목적으로 지은 수중 데이터센터와 회피 목적으로 지은 수중 데이터센터는 공학적 흔적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열 신호를 줄이려 깊고 넓게 흩어지고 물살 센 데를 고르는 선택, 정비를 못 하는 대신 링크를 과하게 겹쳐 까는 선택이 그렇다. 값과 성능을 좇는 설비라면 치를 까닭이 없는 웃돈이다. 찾아야 할 것이 수중 데이터센터의 존재가 아니라 그 설계의 모양이라는 뜻이 된다.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위험의 크기를 다른 회피 경로와 견준다. 광산이나 굴착한 공동에 숨긴 지하 데이터센터는 외부 전력망을 쓰지 않고 건설을 토목이나 채굴 공사로 위장할 수 있으며, 하드웨어를 손보기도 훨씬 쉽다. 평범한 산업 건물로 위장하는 쪽은 문턱이 더 낮다. 장비가 일반 화물로 들어오고 사람이 오가는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대안들은 다 지은 뒤에 찾아내기가 수중 설비보다 쉬울 수 있지만, 수중 설비의 건설을 숨기는 일이 그만큼 더 어렵다는 점이 그 차이를 메운다. 그래서 수중 설비는 대안들에 비해 조약을 회피하기에 오히려 더 어려운 길이라는 것이 결론이다. 다만 잔존 위험이 0은 아니니 여기서 다룬 탐지 수단을 실제로 운영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둘 가치가 있다고 덧붙인다. 논문이 스스로 달아 둔 단서도 하나 더 있다. 압력용기 제작이 몇몇 조선소에 몰려 있다는 지금의 병목은 영구적이지 않을 수 있다. 제작 규모를 키우는 투자가 들어와 캡슐이 여러 야드에서 양산되는 공장 제품이 되면, 비용의 웃돈과 감시의 이점이 함께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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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러스가 이 연구를 주목하는 이유

여기서부터는 논문을 떠나, 데이터를 다루는 눈으로 이 연구를 다시 읽는다. 앞의 네 절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이 논문이 실제로 따진 것은 조약의 조문이 아니라 관측 가능성이다. 무엇을 열로 셀 수 있고 소리로 셀 수 있고 레이더로 셀 수 있는지가 곧 그 조약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규제는 약속으로 작동하지 않고 측정으로 작동한다.

데이터 품질 실무가 오래 붙들어 온 문제와 모양이 같다. 신고된 값을 어떻게 검증하는가. 출처가 적히지 않은 값, 다시 재 볼 수 없는 값, 누가 언제 어떤 장비로 얻었는지 남지 않은 값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데이터셋 하나를 놓고 묻는 이 물음을 국가와 와트 단위로 키운 것이 이 논문이다. 셀 수 있는 만큼만 믿을 수 있다는 명제는 양쪽에서 같다.

논문에서 데이터 실무로 그대로 옮겨 올 만한 지점이 셋 있다. 첫째는 관측 창이다. 이 연구가 찾아낸 가장 센 탐지 수단은 설비가 돌아가는 동안이 아니라 짓고 고치는 동안에 붙어 있었다. 그 수단에 붙은 한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감시를 시작하기 전에 끝난 공사에는 남는 신호가 없다. 데이터에서도 검증이 가장 값싸고 정확한 시점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손질되는 순간이다. 다 쌓인 뒤에 되짚으려 하면 열 배 힘들고, 어떤 항목은 그마저 불가능해진다.

둘째는 귀속이다. 음향 탐지를 막은 것은 신호가 약해서가 아니었다. 같은 주파수를 배도 내고 풍력발전기도 내기 때문이었다. 데이터 품질에서도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과 그 이상이 어디서 왔는지 짚는 일은 난이도가 다르다. 계측값 하나가 튀었을 때 그것이 센서 고장인지 공정 변화인지 수집 파이프라인의 버그인지 가려내지 못하면, 경보는 쌓이되 조치는 나가지 않는다. 신호 세기를 올리는 투자보다 계보를 남기는 투자가 먼저다.

셋째는 검사를 거부하는 일 자체가 정보가 되는 설계다. 저자들은 상호 청음기 배치나 정기 조사를 조약 조항으로 두자고 제안하면서, 그 조항을 거부하는 행동이 곧 의심의 근거가 된다는 점을 들었다. 데이터 계약에서도 같은 장치를 쓸 수 있다. 감사 로그 접근이나 표본 재측정을 애초에 조건으로 걸어 두면, 그 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공급자가 스스로 걸러진다. 품질을 사후에 채점하지 않고 검증 가능성을 조건으로 먼저 적어 둔다.

남는 물음도 적어 둘 만하다. 이 논문의 계산은 자릿수를 가두는 추정이고, 저자들도 그렇게 밝힌다. 압력용기 병목은 양산이 들어오면 약해질 수 있다. 음향 신호 추정은 교류 급전을 가정한 값이라 급전 방식이 바뀌면 다시 재야 한다. 검증 기술을 다루는 글이 스스로의 추정에 이런 단서를 달아 두는 태도가, 사실 이 논문에서 가장 배울 만한 부분이다.

신고된 데이터를 받아 쓰는 팀이라면 다음 넷을 확인해 볼 만하다.

  • 우리가 받는 값 가운데 다시 재 볼 수 있는 것은 몇 퍼센트인가. 재 볼 수 없는 값은 신고서일 뿐이고, 신고서는 데이터가 아니다.
  • 검증을 어느 시점에 걸고 있는가. 적재가 끝난 뒤인가, 값이 만들어지는 자리인가.
  • 이상을 알아차리는 데서 멈추는가, 어디서 왔는지까지 짚을 수 있는가. 계보가 없으면 귀속도 없다.
  • 공급 계약에 감사 접근과 재측정 조건이 적혀 있는가. 적혀 있지 않다면 나중에 요구할 근거도 없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글이 인용한 계산과 수치는 arXiv:2609.18824 원문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여러분의 팀에서는 신고된 값을 무엇으로 되짚고 계신지 나눠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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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1.Teague, J., Rajmohan, A., & Muehlhaeuser, Y. (2026-09-16). Could Underwater Data Centers Pose a Risk to AI Treaty Verification? arXiv preprint. arXiv:2609.18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