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이 글은 행정안전부가 684개 기관을 대상으로 매긴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의 영역별 점수를 읽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상식 의원이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이 평가의 연도별 추이를 공개하면서 개방·활용 점수가 2년 연속 내려갔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같은 평가에서 다른 두 영역은 올랐다.

눈길이 가는 숫자는 37.8점이다. 2025년에 새로 들어간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지표가 받은 점수이고, 세 영역 점수 가운데 가장 낮은 개방·활용의 59.2점보다도 한참 아래다. 행안부가 보도자료에 적은 설명은 짧다. 데이터 비식별 처리처럼 전문기술이 요구되는 항목이라 점수가 낮았다는 것이다. 같은 해 관리체계 영역은 89.5점을 받았다.

본문에 옮긴 점수와 인용은 행정안전부가 2026년 3월 31일 공개한 평가결과 보도자료와 그 참고 자료, 그리고 이상식 의원실 분석을 전한 보도에서 가져왔다. 지표 단위 점수는 보도자료 본문이 아니라 뒤에 붙은 그래프에 실려 있다. 2절 끝에서 새 지표가 영역 점수에 끼친 영향을 따지는 대목, 그리고 '관리하고 있다'는 증명과 'AI가 바로 쓸 수 있다'는 증명을 서로 다른 일로 갈라 읽는 3절과 5절은 어느 당사자의 주장도 아니라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네 숫자를 뽑았다. 앞의 둘은 세 영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와 2025년에 처음 매겨진 항목의 점수이고, 뒤의 둘은 개방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가리킨다.

출처: 행정안전부 보도자료(2026-03-31), 데일리안(2026-10-06).

89.5점

관리체계 영역 점수

세 영역 가운데 가장 높다. 2023년에는 59.4점이었다

37.8점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지표

2025년에 새로 들어갔고, 가점을 뺀 아홉 개 지표 가운데 가장 낮다

9.0점

2년 동안 내려간 개방·활용 점수

2023년 68.2점에서 2025년 59.2점으로 두 해 내리 내려갔다

2,219건

1년 넘게 갱신되지 않은 파일데이터

절반이 넘는 1,129건이 지방자치단체 몫이다

1

세 영역 점수 아래에 더 낮은 칸이 있다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는 행정안전부가 해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평가다. 2025년 평가 대상은 684개 기관이었고, 개방·활용과 품질과 관리체계 세 영역에 걸쳐 열 개 지표를 점검했다. 결과는 2026년 3월 31일 국무회의 보고와 함께 공개됐다.

전체 그림만 보면 좋은 해였다. '우수' 이상 등급을 받은 기관이 348곳으로 전체의 50.9%였고, 이 비중은 2023년 36.2%, 2024년 40.9%에서 꾸준히 올라왔다. 기초자치단체는 지난해 '미흡'에서 올해 '보통'으로 한 등급 올라섰다.

영역별로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관리체계가 89.5점, 품질이 72.5점, 개방·활용이 59.2점이다. 맨 위와 맨 아래의 차이가 30.3점이다. 그리고 2025년에는 개방·활용 영역에 새 지표 둘이 들어왔다.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과 '가명정보 제공 및 합성데이터 개방 실적'이고, 뒤의 것은 가점으로 붙었다. 앞의 것이 받은 점수가 37.8점이다.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 — 영역별 점수 맨 아래 주황 막대는 영역이 아니라 개방·활용 안에 들어간 지표 하나다 관리체계 89.5 품질 72.5 개방·활용 59.2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37.8 2025년 신설 지표 0 50 100점 평가 대상 684개 기관 · 3개 영역 10개 지표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출처: 행정안전부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결과」 재구성

이 지표가 왜 생겼는지는 보도자료에 적혀 있다. "AI 시대에 부합하는 고품질·고가치 공공데이터 개방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 도입해 중점적으로 점검했다는 것이다. 취지대로라면 AI가 바로 끌어다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내놓았는지를 묻는 칸이다. 첫해 성적이 37.8점이었다.

보도자료 본문에 점수가 숫자로 적힌 지표는 이 하나뿐이다. 다만 같은 자료의 참고 자료를 펴면 열 개 지표의 점수가 모두 막대그래프로 실려 있다. 관리체계는 교육 참여 93.8점, 추진기반 83.2점이다. 품질은 데이터 값 관리 76.5점, 진단결과 조치 71.9점, 품질관리 체계 68.5점이다. 개방·활용은 이용자 지원 87.3점, 개방계획 수립 및 이행률 63.1점, 활용 지원 성과 52.5점, 그리고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37.8점이다. 가점으로 붙은 '가명정보 제공 및 합성데이터 개방 실적'은 6.4점인데, 684개 기관 가운데 점수를 받은 곳이 62곳뿐이라 나온 평균이다. 정리하면 37.8점은 가점을 뺀 아홉 개 지표에서 가장 낮은 값이고, 가점까지 넣으면 6.4점이 그 아래에 있다. 둘 다 2025년에 처음 생긴 항목이다.

2

평균은 올랐는데 개방·활용만 내려갔다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이상식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는 이 평가의 연도별 추이를 담고 있다. 한 해 결과만 봐서는 보이지 않던 방향이 여기서 드러난다.

영역 2023년 2024년 2025년 2년간 변화
개방·활용 68.2점 60.4점 59.2점 −9.0점
관리체계 59.4점 공개되지 않음 89.5점 +30.1점
품질 58.1점 공개되지 않음 72.5점 +14.4점
전체 평균 63.1점 공개되지 않음 67.6점 +4.5점

▲ 이상식 의원실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아 공개한 연도별 영역 점수 | 출처: 데일리안(2026-10-06). 2024년은 영역별 점수 가운데 개방·활용만 공개됐다. 전체 평균 63.1점에는 단서가 하나 붙는다. 이 보도는 63.1점을 2023년 값으로 적었지만,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참고 자료의 기관 유형별 그래프는 같은 63.1점을 2024년 전체 평균으로 표시한다. 두 자료의 연도 표기가 어긋나 있어 표에는 보도 쪽 표기를 따랐다.

관리체계는 두 해 만에 30.1점이 올랐고 품질은 14.4점이 올랐다. 전체 평균도 63.1점에서 67.6점으로 4.5점 올랐다. 그 사이 개방·활용만 68.2점에서 59.2점으로 9.0점 내려갔다. 평균을 끌어올린 힘과 개방 점수를 끌어내린 힘이 같은 평가 안에서 동시에 작동한 셈이다.

다만 하락 폭을 읽을 때 한 가지를 함께 봐야 한다. 두 해에 걸친 9.0점 가운데 7.8점은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 생겼고,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의 낙폭은 1.2점이다. 그리고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지표가 개방·활용 영역에 들어온 해가 바로 2025년이다. 같은 해 '가명정보 제공 및 합성데이터 개방 실적'도 함께 들어왔지만 이쪽은 가점이라 점수를 더하기만 하고 깎지는 않는다. 영역 점수를 끌어내릴 수 있는 쪽은 37.8점짜리 항목이고, 그 항목이 새로 합류한 해의 영역 점수와 그 전해의 영역 점수는 같은 지표 묶음으로 잰 값이 아니다. 이것은 이 글의 해석이고, 행안부나 의원실이 그렇게 설명한 것은 아니다.

뒤집어 보면 함의는 더 선명해진다. 행안부 설명대로 이 지표가 영역 점수를 끌어내렸다면, 그 영향을 빼고 본 2025년 개방·활용 점수는 59.2점보다 높았을 것이다. 평가표에 칸을 하나 새로 그었더니 그동안 재지 않던 공백이 숫자로 떠오른 것이고, 그 숫자가 영역 전체의 성적을 끌어내렸다. 점수가 나빠진 것과 더 정확히 재게 된 것은 다른 일이다.

3

관리한다는 증명과 AI가 쓸 수 있다는 증명

관리체계 89.5점이 무엇을 재서 나온 점수인지는 보도자료가 한 줄로 설명한다. "대부분의 기관이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관련 교육에 참여하는 등 안정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으며"가 그 문장이다. 담당 조직이 있는가, 책임자가 지정돼 있는가, 교육을 받았는가, 계획과 절차가 문서로 남아 있는가. 이런 물음에 기관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답을 만들 수 있다. 관리체계를 이루는 두 지표의 점수가 그 결과다. 추진기반이 83.2점이고, 교육 참여는 93.8점으로 열 개 지표를 통틀어 가장 높다.

AI가 바로 쓸 수 있는 상태인가는 성격이 다른 물음이다. 행안부가 개방·활용 영역의 낮은 점수를 설명하며 적은 문장이 그 차이를 보여 준다. "개방·활용 영역은 데이터 비식별 처리 등 전문기술이 요구되는 'AI 고가치 데이터 개방'(37.8점)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여기서 핵심 낱말은 전문기술이다.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섞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내놓으려면 어느 항목을 어느 수준으로 가려야 하는지 판단해야 하고, 가린 뒤에도 쓸모가 남는지 확인해야 하며, 잘못 가렸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는지가 정해져 있어야 한다. 조직도를 그리거나 교육 이수증을 모으는 일과는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후속 대책이 "역량이 다소 부족한 기관에는 전문가의 1대1 맞춤형 교육과 문제 진단·실행방안 컨설팅을 제공"하는 쪽인 것도 같은 진단에서 나온다.

그 전문기술이 실제로 돌아간 자리는 같은 보도자료 앞머리에 있다. 행정안전부가 2025년 추진 사례로 맨 앞에 둔 것은 국토교통부의 교통카드 이용 합성 데이터다. 실제 교통카드 이용 정보를 익명화하고 통계적으로 변형해 만든 가상 데이터이고, 원본을 그대로 내놓는 대신 통계적 성질만 남겨 내놓는 방식이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약 4만 건 이상 활용됐고, 2025년 3월 수도권 데이터를 먼저 연 뒤 12월에 비수도권을 더해 전국 단위가 됐다. 함께 소개된 나머지 두 사례는 규모 쪽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민간기업과 학계에 연 하천범람 지도는 파일 4,512개 분량이고, 해양수산부의 수산물 유통 데이터는 천여 개 어종과 230개국 수출입 현황을 담아 80여 개 기업이 쓰고 있다.

행정안전부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결과 보도자료에 실린 2025년도 공공데이터 개방·활용 추진 사례 — 국토교통부 교통카드 이용 합성 데이터, 기후에너지환경부 하천범람 지도, 해양수산부 수산물 유통 데이터
▲ 보도자료에 실린 2025년도 추진 사례 원문 — 교통카드 합성 데이터, 하천범람 지도, 수산물 유통 데이터 | 출처: 행정안전부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결과」 (공공누리 제1유형)

교통카드 사례가 보여 주는 것은 순서다.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가린 뒤에도 쓸모가 남게 만드는 작업이 먼저 있었고, 활용 실적은 그다음에 붙었다. 37.8점은 그 앞 단계에서 멈춘 기관이 아직 많다는 신호다.

두 항목은 나란히 놓고 보면 요구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 아래 표는 그 차이를 네 가지 물음으로 나눠 본 것이다.

  관리체계 (89.5점)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37.8점)
무엇을 묻나 데이터를 관리할 체계를 갖췄는가 수요와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실제로 내놓았는가
무엇으로 답하나 전담 조직, 책임자 지정, 교육 이수, 문서화된 절차 비식별 처리를 거친 개방 실적
무엇이 필요한가 행정 절차와 조직 설계 행안부 표현으로 "전문기술"
작은 기관이 혼자 할 수 있나 대체로 가능하다 전담 인력이 없으면 어렵다

▲ 페블러스 정리 — 공개된 점수와 행정안전부 설명을 바탕으로 두 축의 성격을 구분했다. 평가 지표의 세부 배점표가 공개된 것은 아니다.

두 항목의 점수 차이가 51.7점이라는 것은 한국의 공공기관들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일에는 상당히 익숙해졌고, 그 데이터를 AI에 바로 넣을 모양으로 바꾸는 일에는 아직 서툴다는 뜻으로 읽힌다. 전자는 거의 모든 기관이 통과한 관문이고, 후자는 대부분이 아직 넘지 못한 관문이다.

4

1년 넘게 손대지 않은 데이터 2,219건

이상식 의원실이 함께 공개한 자료에는 점수 바깥의 숫자도 있다. 최근 3년간 1년 이상 갱신되지 않은 파일데이터가 2,219건이다. 이 가운데 1,129건, 그러니까 절반이 넘는 몫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왔다. 공공기관이 735건, 중앙부처가 278건, 나머지가 77건이다.

데이터 제공을 거부한 건수도 같은 자료에 있다. 3년간 3,834건이고, 그중 절반인 1,918건이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왔다. 거부 사유로는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는 답이 2,320건(60.5%)으로 가장 많았고,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답이 767건(20.0%)으로 뒤를 이었다.

이 두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기관 유형별 점수와 겹친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이 92.5점, 중앙행정기관이 90.2점으로 90점대에 올라 있는 반면, 기초자치단체는 60.3점, 기타공공기관은 57.4점이다. 위와 아래가 35.1점 벌어져 있다. 군 단위 지자체는 82곳 가운데 55곳(67.1%)이 '미흡' 이하 등급을 받았다. 맨 아래에 있는 기타공공기관은 공공연구원과 공공재단법인, 공공협회 같은 기관을 묶은 유형이고, 지난해보다 4.3점 올랐지만 60점 미만인 '미흡' 등급에 머물러 있다.

기관 유형별 평균 점수 — 위와 아래가 35.1점 벌어져 있다 주황으로 표시한 두 유형이 1년 넘게 갱신되지 않은 데이터와 제공 거부가 몰린 쪽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 92.5 중앙행정기관 90.2 시도교육청 84.3 광역자치단체 82.3 지방공기업 74.6 기초자치단체 60.3 기타공공기관 57.4 0 50 100점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출처: 행정안전부 「2025년 공공데이터 제공 운영실태 평가결과」 재구성

점수가 낮은 쪽과 갱신이 멈춘 데이터가 몰린 쪽이 같다는 점이 중요하다. 비식별 처리를 할 사람을 따로 둘 수 있는 기관과 그럴 수 없는 기관 사이에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선은 기관의 의지보다 규모를 따라간다. 기초자치단체와 기타공공기관이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렵다는 조건은 평가가 끝난 뒤에도 그대로 남는다.

이상식 의원이 내놓은 제언도 그 지점을 향한다. "데이터책임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실무자가 안심하고 데이터를 개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면책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가 섞인 데이터를 내놓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이 책임을 진다는 구조에서는, 기술 역량이 있어도 결정을 미루는 쪽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거부 사유 2위가 '비공개 대상 정보'였다는 숫자도 이 구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같은 국정감사 자료를 전한 보도는 포털 전체 규모도 함께 적었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오픈API가 1만 1,960개이고 활용 신청은 425만 건이 넘는다. 보도는 이 두 숫자를 적은 바로 다음 문장에 'AI 친화·고가치 데이터 개방' 지표의 37.8점을 붙였다. 내놓은 창구의 수와 가져다 쓰겠다는 신청은 이미 그만한 규모인데, 그 데이터가 AI가 바로 쓸 수 있는 상태인지를 따로 재 본 결과가 37.8점이다. 다만 두 숫자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된 값인지는 보도에 적혀 있지 않다.

1년 넘게 손대지 않은 데이터 2,219건은 개방 건수에는 그대로 잡힌다. 포털에 올라가 있고 내려받을 수 있으니 '개방된 데이터'다. 다만 그 데이터를 학습이나 예측에 쓰려는 쪽에서 보면 사정이 다르다. 언제 기준의 값인지 알 수 없으면 바로 투입하기 어렵다. 개방 건수를 세는 잣대와 쓸 수 있는 상태를 재는 잣대가 다르다는 것을 이 2,219건이 보여 준다.

5

페블러스가 이 평가를 주목하는 이유

이 평가 결과를 사람들은 보통 어느 공공기관이 잘했고 못했는지 가리는 자료로 읽는다. 데이터를 다루는 자리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다른 쪽이다. 해마다 돌아가던 정부 평가에 'AI가 쓸 수 있는가'를 묻는 항목이 처음 생겼고, 그 첫해 성적이 37.8점으로 나왔다. 684개 기관을 한꺼번에 재서 AI-Ready 데이터의 현재 수준을 숫자 하나로 받아 본 셈이다.

이 간격은 공공 영역만의 일이 아니다. 데이터 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이 AI 과제를 시작하면서 자기 데이터가 바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흔하다. 관리 체계는 데이터가 어디에 있고 누가 책임지는지를 답하지만, 그 데이터가 모델에 들어갈 수 있는 모양인지는 묻지 않는다. 개인정보가 섞여 있는지, 갱신이 멈춰 있는지, 값이 비어 있거나 라벨이 어긋나 있는지는 별도로 재야 나온다.

데이터를 열어 주는 쪽이든 받아 쓰는 쪽이든 지금 확인해 볼 것은 세 가지다. 우리가 내놓거나 들여온 데이터가 마지막으로 갱신된 때가 언제인가. 개인정보 처리를 거친 뒤에도 쓸모가 남아 있는지 누가 확인했는가. 그리고 개방 건수나 보유 건수 말고, 쓸 수 있는 상태인지를 가리키는 지표가 우리 보고서에 한 줄이라도 들어 있는가. 세 번째 물음에 답이 없다면, 그 조직의 보고서에는 37.8점짜리 칸이 아직 없다.

부처가 이 평가를 어디에 놓고 보는지는 보도자료 끝의 장관 발언에 드러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공공데이터는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공공데이터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도록 공공데이터 TOP 100을 본격 개방하고, 공공부문 데이터 활용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도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 나오는 공공데이터 TOP 100은 개방 일정을 1년 앞당기기로 한 중점 데이터 묶음이고, 그 이용 조건은 앞선 글에서 따로 정리한 적이 있다. TOP 100이 앞으로 무엇을 더 열겠다는 목록이라면, 이번 평가의 37.8점은 여는 쪽의 역량이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리키는 숫자다.

행정안전부는 수요와 가치가 높은 데이터를 더 찾아 개방할 수 있도록 평가 지표를 계속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가 항목을 새로 만드는 일이 절반이고, 그 항목을 채울 역량을 어디까지 기관 각자에게 맡길지를 정하는 일이 나머지 절반이다. 전담 인력을 둘 수 없는 기관에서는 비식별 처리나 품질 점검이 사람의 손이 아니라 도구로 돌아가야 숫자가 움직인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평가 결과 원문은 행정안전부 보도자료에서, 연도별 추이를 전한 국정감사 보도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 받은 데이터를 실제 작업에 넣어 본 경험이 있다면, 어느 대목에서 멈췄는지 나눠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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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