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이 글은 2026년 10월 8일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오픈AI 매출 보도를 숫자 쪽에서 읽는다. 투자자에게 돌린 자료 기준으로 오픈AI의 1년치 환산 매출은 500억 달러에 가깝다. 9월 말부터 여러 매체가 전하던 수는 700억 달러에 가까웠다.
두 수의 간격은 200억 달러다. 수요가 꺾여서 생긴 간격이 아니다. 앤트로픽은 AWS나 구글 클라우드 같은 파트너를 거쳐 팔린 경우에도 고객이 낸 금액 전부를 매출로 적고, 오픈AI는 그 가운데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만 적는다. 두 회사를 한 줄에 놓고 비교하려던 투자자들이 오픈AI의 수를 앤트로픽 쪽 방식으로 고쳐 잡았고, 그렇게 나온 값이 700억 달러로 돌아다녔다. 보도가 나온 날 엔비디아와 오라클, 코어위브가 함께 내렸다.
1절부터 4절까지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와 그것을 받은 매체들의 정리, 그리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공시 서류에 적힌 사실이다. 5절은 그 사실을 사내 지표를 설계하는 쪽의 눈으로 다시 본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네 숫자를 뽑았다. 첫째와 둘째는 이번에 바로잡힌 오픈AI의 수와, 그 수가 앞서 돌던 값에서 떨어진 거리다. 셋째는 비교 대상으로 자주 놓이는 앤트로픽의 수인데, 센 기준이 다르다. 마지막 하나는 그 혼선이 장 안에서 얼마나 빠르게 값으로 바뀌었는지 보여 준다.
출처: TechCrunch (2026-10-08), SiliconANGLE (2026-10-08).
500억 달러
오픈AI의 1년치 환산 매출
파트너를 거친 판매에서 자기 몫만 센 값이다
200억 달러
앞서 돌던 수와의 간격
수요가 아니라 세는 방식이 만든 거리다
650억 달러
앤트로픽이 적은 같은 이름의 수
파트너를 거친 판매를 전액으로 센 값. 7월 말 기준으로 전해졌다
8%
보도 당일 코어위브 하락폭
같은 날 오라클 5.5%, 엔비디아 2.9%가 함께 내렸다
하루 사이에 200억 달러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10월 8일 파이낸셜타임스가 오픈AI의 1년치 환산 매출이 500억 달러에 가깝다고 전했다. 회사가 공식으로 발표한 수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돌린 자료에 적힌 값이다. 비상장사라 분기마다 공시되는 재무제표가 없으니, 밖에서 이 회사의 매출을 가늠할 때 쓰이는 수는 대체로 이런 경로로 나온다.
문제는 그 전까지 시장이 들고 있던 수였다. 9월 29일부터 여러 매체가 오픈AI의 1년치 환산 매출이 700억 달러에 다가섰다고 전했고, 열흘 가까이 그 수가 기준선처럼 쓰였다. 야후 파이낸스에 실린 정리는 그 수를 680억 달러로 적으면서 악시오스와 로이터 보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어느 쪽으로 적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값보다 200억 달러쯤 크다.
시장은 그날 바로 반응했다. 나스닥 지수가 1.25% 내리며 8월 중순 이후 가장 나쁜 하루를 보냈고 S&P 500은 0.5% 내렸다. 개별 종목의 낙폭은 더 컸다. 엔비디아가 2.9%, 오라클이 5.5%, 코어위브가 8% 내렸고 인텔 5.3%, AMD와 브로드컴이 각각 4%가량 밀렸다. 오픈AI의 매출을 미래 수요의 대리 지표로 삼아 설비와 칩에 값을 매겨 온 종목들이다.
먼저 못 박아 둘 것이 있다. 이 보도는 누군가 숫자를 틀리게 적었다는 폭로가 아니다. 500억 달러도 700억 달러도 각자의 기준 안에서는 계산이 맞는 값이다. 어긋난 것은 두 값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면서 같은 잣대로 잰 것처럼 나란히 놓은 자리다.
700억 달러는 오픈AI가 낸 수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 수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함께 적었다. 테크크런치가 옮긴 대목에 따르면 700억 달러는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과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만들려는 오픈AI 투자자들 자신의 시도"에서 나왔다. 회사가 발표한 값이 아니라 투자자 쪽에서 만든 재계산이라는 뜻이다.
재계산의 재료는 둘이었다. 하나는 8월에 알려진 약 400억 달러라는 기준선이고, 다른 하나는 오픈AI가 밝힌 성장률이다. 3분기 매출 런레이트는 77%, 기업 부문은 107% 늘었다고 전해졌다. 400억 달러에 70%대 성장률을 얹으면 680억에서 710억 달러 사이가 나온다. 시장에 돌던 수와 맞아떨어진다.
곱셈 자체는 맞았다. 틀린 것은 곱하는 두 수의 단위였다. 400억 달러는 오픈AI가 자기 몫만 센 값인데, 투자자들은 거기에 성장률을 얹으면서 앤트로픽 쪽 셈법을 함께 적용했다. 한 매체는 그 과정을, 오픈AI의 순액 수치를 앤트로픽의 총액 수치와 비교할 수 있게 만들려고 성장률을 외삽할 때 앤트로픽의 방식을 적용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길이를 센티미터로 재 놓고 늘어난 양은 인치로 더한 셈이다.
아래 표는 두 수가 각각 언제, 어떤 자리에서 나왔는지를 날짜 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 시점 | 나온 수 | 어디서 나왔나 |
|---|---|---|
| 7월 말 | 앤트로픽 650억 달러 | 앤트로픽의 1년치 환산 매출. 파트너를 거친 판매를 전액으로 센 값 |
| 8월 | 오픈AI 약 400억 달러 | 오픈AI의 1년치 환산 매출. 자기 몫만 센 값 |
| 9월 29일 | 오픈AI 680억~700억 달러 | 투자자들이 400억 달러에 성장률을 얹어 만든 값. 보도로 퍼짐 |
| 10월 8일 | 오픈AI 약 500억 달러 | 파이낸셜타임스가 투자자 자료를 근거로 전한 값 |
표를 세로로 읽으면 한 회사의 매출이 두 달 만에 400억에서 700억으로 뛰었다가 500억으로 주저앉은 것처럼 보인다. 가로로 읽으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400억과 500억은 같은 잣대로 잰 두 시점이고, 700억은 그 사이에 끼어든 다른 잣대다.
전액을 세느냐, 자기 몫만 세느냐
두 회사가 무엇을 다르게 세는지는 한 문장으로 줄어든다. 고객이 클라우드 사업자를 거쳐 모델을 쓰고 1달러를 냈다고 하자. 앤트로픽은 그 1달러 전부를 자기 매출로 적고,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매출원가로 따로 뺀다. 오픈AI는 애초에 자기에게 들어오는 몫만 매출로 적는다. 전자를 총액 기준, 후자를 순액 기준이라 부른다.
이 경로는 가정이 아니다. 앤트로픽의 모델은 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거쳐 팔리고, 오픈AI의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거쳐 팔린다. 이번 200억 달러의 간격도 결국 이 경로에 적힌 금액을 어느 쪽 기준으로 세느냐에서 벌어졌다.
둘 중 하나가 분식인 것은 아니다. 수익을 인식할 때 자기가 거래의 주체인지 중개자인지에 따라 전액으로 적을지 수수료만 적을지가 갈리고, 회계 기준은 그 판단에 여지를 남겨 둔다.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계약 구조가 다르면 다른 쪽이 맞을 수 있다. 다만 그 판단이 달라진 두 회사의 수를 같은 칸에 올려 놓으면, 사업의 크기 차이와 적는 방식의 차이가 한 숫자 안에서 섞인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집계 방식 설명은 TechCrunch (2026-10-08), 앤트로픽 수치는 SiliconANGLE (2026-10-08).
파트너를 거친 1달러 가운데 오픈AI 몫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밖에서 알 수 없다. 한 매체가 20센트쯤으로 추정한 분석을 실었지만 회사가 확인한 수는 아니고, 계약마다 다를 여지도 크다. 비율을 모른다는 점이 오히려 핵심이다. 비율을 모르면 한쪽 기준으로 잰 값을 다른 쪽 기준으로 환산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정정이 나온 뒤에도 비교는 여전히 성립하지 않는다. 오픈AI의 500억 달러는 순액 기준이고, 앤트로픽이 7월 말에 적은 650억 달러는 총액 기준이다. 두 수를 빼서 "앤트로픽이 150억 달러 앞선다"고 말하는 문장은 10월 8일 이전이든 이후든 똑같이 틀린다. 이번에 바로잡힌 것은 오픈AI 쪽 수치였지 두 수를 맞대는 행위 자체가 아니었다.
이 지표에는 표준 정의가 없다
1년치 환산 매출은 회계 기준이 정의한 지표가 아니다. 보통 가장 최근 한 달이나 한 분기의 매출에 12나 4를 곱해 만든다. 무엇을 그 한 달 매출에 넣을지, 일회성 계약은 빼는지, 환율은 어느 시점으로 고정하는지가 전부 회사가 정하는 몫이다. 같은 이름 아래 서로 다른 계산식이 들어앉을 자리가 넓다는 뜻이다.
상장사들은 이 사정을 보고서에 적어 둔다. 업랜드 소프트웨어가 2025 회계연도 연차보고서에서 ARR을 정의한 대목이 전형적이다. 업랜드가 세는 것은 구독처럼 되풀이되는 매출뿐이라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수와 똑같은 지표는 아니지만, 최근 실적에 12를 곱해 1년치로 늘려 잡는다는 점에서 한 계열에 놓인다. 12월 31일 기준 월 반복 매출에 12를 곱한 값이라고 식을 밝힌 다음, 이렇게 덧붙인다.
"ARR does not have any standardized meaning and may not be comparable to similarly titled measures presented by other companies."
— Upland Software, Inc., 2025 회계연도 Form 10-K (표준화된 뜻이 없고, 다른 회사가 제시하는 같은 이름의 지표와 비교할 수 없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수사가 아니라 공시 서류의 고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내는 서류에서 회계 기준 밖의 지표를 쓰려면 정의를 밝히고 한계를 적어야 한다. 같은 문구가 들어간 10-K가 여러 회사에 걸쳐 수십 건 올라와 있다. 표준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공시의 대상이 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경고를 붙여야 하는 쪽은 공시 의무가 있는 상장사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둘 다 비상장이라 그런 문장을 붙일 서류 자체가 없다. 두 회사의 수는 투자자 자료와 보도를 거쳐 정의 없이 숫자만 흘러나온다. 받는 쪽에서 "이건 무엇을 센 값인가"를 묻지 않으면 물어볼 자리가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혼선은 사고라기보다 예정된 일에 가깝다. 표준 정의가 없는 지표, 정의를 적어 둘 의무가 없는 두 회사, 그리고 둘을 한 표에 올려 비교하고 싶어 하는 시장이 한자리에 있었다. 틀린 수가 열흘 동안 살아남은 것은 그 수를 받은 어느 단계에서도 정의를 되물을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페블러스가 이 숫자를 주목하는 이유
데이터 품질을 이야기할 때 대개 값부터 본다. 빠진 칸이 있는지, 중복이 있는지, 형식이 어긋나는지. 이번 사례에서는 값이 빠지지도 중복되지도 않았다. 500억 달러도 650억 달러도 각자의 정의 위에서 정확한 값이다. 그런데도 그 둘을 나란히 놓으려고 한쪽을 다른 쪽 기준에 맞춰 고쳐 잡는 순간, 200억 달러짜리 오독이 생겼다. 틀린 자리는 값이 아니라 그 위층, 값이 무엇을 세는지 적어 두는 정의 계층이었다.
이 계층은 늘 뒤로 밀린다. 눈에 보이지 않고, 틀려도 바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치 오류는 합계가 안 맞거나 그래프가 튀면서 드러나지만, 정의 불일치는 숫자가 멀쩡해 보이는 채로 결론까지 실려 간다. 이번 건이 열흘 만에 잡힌 것은 파이낸셜타임스가 그 자리를 들여다봤기 때문이고, 그런 기자가 붙지 않는 숫자가 훨씬 많다.
사내 지표 대시보드에서는 같은 일이 더 조용히, 더 자주 일어난다. 활성 사용자가 한 번이라도 접속한 사람인지 핵심 기능을 쓴 사람인지, 전환율의 분모가 방문자인지 가입자인지, 모델 정확도가 전체 평균인지 가장 어려운 구간을 뺀 값인지. 팀마다 다르게 정해 놓고 한 화면에 나란히 띄우면, 보는 사람은 그 숫자들이 같은 기준으로 잰 값이라고 생각한다. 화면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깥 숫자든 안쪽 숫자든, 나란히 놓기 전에 따라붙어야 할 질문이 셋으로 정리된다.
- 이 지표의 정의가 어디에 글로 적혀 있는가. 사람의 기억이나 쿼리 안의 조건절에만 있다면 적혀 있지 않은 것이다.
- 맞대려는 두 숫자가 같은 정의를 쓰는가.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근거가 되지 않는다. 이번처럼 이름이 같아서 비교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 정의가 바뀌었을 때 누가 알게 되는가. 분모 하나를 바꾸는 일은 코드 한 줄이지만, 그 한 줄을 모르고 지난 분기와 비교한 보고서는 그대로 돌아다닌다.
세 질문 모두 데이터를 모으기 전에 답해야 하는 것들이다. 업랜드가 보고서에 정의와 한계를 적을 수 있는 것은 공시 의무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그 지표를 어떤 식으로 계산할지 문서에 고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적어 둔 정의는 사후에 복원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렇게 적기로 했을 때만 남는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글의 매출 수치와 집계 방식 설명은 테크크런치 보도와 인베스팅닷컴 정리에서, 비표준 지표 고지 문구는 업랜드 소프트웨어의 연차보고서에서 따로 확인했다. 여러분의 팀에서는 핵심 지표의 정의를 어디에 적어 두고 있는지 나눠 주시면 좋겠다.
참고문헌
공식 문서
- 1.Upland Software, Inc. (2026). "Form 10-K, 2025 회계연도."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 4절에 인용한 고지 문구의 1차 출처. 지표를 12월 31일 기준 월 반복 매출에 12를 곱한 값으로 정의한 뒤, 표준화된 뜻이 없고 다른 회사의 같은 이름 지표와 비교할 수 없을 수 있다고 적은 대목이 여기 있다.
업계·보도
- 2.Wiggers, K. (2026). "OpenAI's revenue is reportedly $20 billion less than previously projected." TechCrunch, 2026-10-08. —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받은 정리. 1년치 환산 매출이 500억 달러에 다가선다는 대목, 700억 달러가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과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만들려는 오픈AI 투자자들 자신의 시도"에서 나왔다는 서술, 앤트로픽이 클라우드 파트너를 거친 판매를 매출로 세고 오픈AI는 세지 않는다는 집계 차이가 모두 여기 있다.
- 3.Investing.com. (2026). "OpenAI annualized revenue at $50bn, far below reports - FT." 2026-10-08. — 8월 기준선 약 400억 달러, AWS·구글 클라우드 같은 파트너 경유 매출의 포함 여부, 해당 기간 70%를 넘는 성장률의 출처.
- 4.Deutscher, M. (2026). "AI stocks crumble on report that OpenAI's annualized revenue is much lower than previously believed." SiliconANGLE, 2026-10-08. — 보도 당일 주가 수치(나스닥 1.25%, S&P 500 0.5%, 엔비디아 2.9%, 오라클 5.5%, 코어위브 8%, 인텔 5.3%, AMD·브로드컴 4%)와 3분기 런레이트 성장률 77%·기업 부문 107%, 앤트로픽의 7월 말 650억 달러 수치의 출처.
- 5.Yahoo Finance. (2026). "OpenAI revenue appears $20 billion lower than reported." 2026-10-08. — 앞서 돌던 수를 680억 달러로 적고 9월 29일 보도가 악시오스·로이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힌 정리. 간격이 수요 부족이 아니라 측정 차이라는 서술도 여기 있다.
- 6.TechTimes. (2026). "Investors built $70B OpenAI revenue estimate using wrong method." 2026-10-09. — 400억 달러 기준선에 성장률을 얹을 때 앤트로픽 방식을 적용했다는 계산 경로의 출처. 3절에서 하나의 분석으로만 소개한 20센트 추정치도 이 매체의 서술이며 회사가 확인한 수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