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2026년 6월 2일, 15개 대학 수학자 16명이 라이덴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첫날 130명이 서명했고 24시간 만에 1,000명을 넘겼습니다. 필즈상 수상자 페터 숄체, 국제수학연맹(IMU)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 학문이 AI를 두고 이렇게 빠르고 또렷하게 입장을 모은 일은 드뭅니다.

오해하기 쉬운 지점부터 짚겠습니다. 이 선언은 수학에서 AI를 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선언이 반대한 것은 세 가지 관행입니다. 동의 없이 논문을 학습 데이터로 삼는 것, 동료검토를 건너뛰고 보도자료로 결과를 먼저 터뜨리는 것, 그리고 누구의 작업에 빚졌는지 밝히지 않는 것. 도구가 아니라 절차의 문제였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에게 이 선언은 익숙한 질문으로 번역됩니다. 출처가 추적되고, 사용에 동의가 있었고, 결과가 독립적으로 검증되는가. 수학자들은 이 세 가지를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신뢰의 본질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글은 선언이 무엇에 반대했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AI 학습 데이터 문제에 어떻게 닿는지를 봅니다.

주요 수치

사건의 윤곽은 몇 개의 숫자에 담깁니다. 발표 하루 만에 천 명이 넘는 수학자가 이름을 올렸고, 정작 그 불씨가 된 80년 난제의 반박은 검증 자료가 한 건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유럽에서 법적 의무가 됩니다.

출처: Scientific American, Leiden Declaration

1,000+

24시간 내 서명

발표 하루 만에 모인 수학자들의 동의

80년

AI가 반박을 주장한 난제의 나이

동료검토 없이 보도자료로만 공개된 결과

0건

공개된 검증 자료

독점 모델이라 방법론·학습 데이터·연산 기록 비공개

2026.8.2

EU AI Act 제53조 집행

학습 데이터 공개·opt-out이 법적 의무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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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난제와 선언의 불씨

2026년 5월, OpenAI는 AI가 80년 묵은 수학 난제를 반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평면 위 점들 사이의 단위 거리를 다루는 에르되스의 오래된 추측이 대상이었습니다. 수학자들이 수십 년 매달렸던 문제를 기계가 풀었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놀라웠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였습니다.

폴 에르되스(Paul Erdős) 초상 — 그의 80년 묵은 단위 거리 추측이 라이덴 선언의 불씨가 됐다
▲ 폴 에르되스(1913–1996), 헝가리 수학자. 그의 평면 단위 거리 추측이 80년 만에 AI의 도전을 받았다. | Source: Wikimedia Commons (CC BY 3.0)

발표는 학술지가 아니라 보도자료로 나왔습니다. 사용된 모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독점 모델이었고, 방법론도 학습 데이터도 연산 자원도 검증할 길이 없었습니다. 수학에서 증명은 결론만 맞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왜 그 결론이 성립하는지를 누구나 따라가 확인할 수 있어야 증명입니다. 그런데 따라갈 길이 처음부터 막혀 있었습니다. 학계의 반응은 자연스러웠습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신뢰하라는 말인가.

사실 이 발표는 도화선이었을 뿐, 불씨는 이미 9개월 전부터 타고 있었습니다. 2025년 9월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로렌츠 센터에 10개국 60여 명의 수학자가 모여 AI가 수학에 들어오면서 생기는 문제를 토론했습니다. 그 논의가 16명의 집필로 이어졌고, 2026년 6월 2일 11페이지짜리 선언으로 공개됐습니다. 첫날 130명이던 서명자는 하루 만에 1,000명을 넘었고, 국제수학연맹이 공식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필즈상 수상자 페터 숄체, 형식 증명 도구로 유명한 케빈 버저드, 대중 수학 저술가 스티븐 스트로가츠가 나란히 서명했습니다.

핵심: 검증할 수 없는 결과가 보도자료로 먼저 세상에 나온 순간, 수학자들은 결과의 진위보다 더 근본적인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검증의 절차 자체가 무너지면 무엇을 믿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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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이 반대한 건 AI가 아니었다

선언문은 AI가 수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명히 인정합니다. 국제수학연맹 출판위원회 위원장 일카 아그리콜라는 AI가 "대단히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같은 입에서 지금의 방식이 "거대한 혼란"을 부른다는 말이 나옵니다. 선언이 겨냥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세 가지 구체적인 관행입니다.

선언이 반대한 관행 → 선언이 요구한 조건 ✕ 동의 없는 학습 라이선스 악용 · 저작권 위반 수집 ✓ 동의 (Consent) 학습 전 저자 동의 · 옵트아웃 보장 ✕ 검증 우회 보도자료로 먼저 · 동료검토 생략 ✓ 동료검증 (Peer Review) 학술지·학회 검토 · 인간 논거 직접 설명 ✕ 귀속 실패 인용 없음 · 방법론·데이터 비공개 ✓ 귀속 (Attribution) 선행 연구 적극 인용 · AI 도구 공개
▲ 라이덴 선언이 반대한 세 관행과 요구한 세 조건 | 페블러스 원본 도식

2.1동의 없는 학습

첫째는 동의 없이 논문을 학습 데이터로 쓰는 일입니다. arXiv에 올라온 프리프린트와 공개된 논문이 저자의 동의 없이 AI 학습에 흘러들어 갑니다. 라이덴대 인류학자 호드리구 오치가미는 이렇게 짚습니다. 자신의 작업이 AI 개발에 쓰이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수학자들의 결과물이, 동의 없이 바로 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언은 이를 두고 "AI가 등장하기 전에 설계된 라이선스를 악용하거나 저작권 보호를 위반하는" 수집이라고 표현합니다.

2.2검증 우회

둘째는 동료검토를 건너뛰는 일입니다. 학술지 게재나 학회 발표를 거치기 전에 보도자료와 블로그로 결과를 먼저 내놓습니다. 기업의 시장 타임라인이 학계의 검증 절차를 앞질러 갑니다. 그 결과 학술지 편집인들은 검증되지 않은 AI 생성 증명의 홍수에 떠밀립니다. 에르되스 추측 발표가 바로 이 관행의 전형이었습니다.

2.3귀속 실패

셋째는 누구에게 빚졌는지 밝히지 않는 일입니다. AI가 내놓은 결과는 그것을 떠받친 인간의 작업을 제대로 인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독점 모델은 방법론도 학습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으니, 어떤 선행 연구가 그 안에 녹아 있는지 추적할 길이 없습니다. 아인트호벤대 짐 포르테히스는 상업적 이해관계가 수학을 "닫힌 문" 뒤로 밀어 넣고 있다고 말합니다.

오해 정정: 선언은 AI 금지가 아닙니다. 동의 없는 학습, 검증 우회, 귀속 실패 — 출처와 책임을 흐리는 세 가지 관행을 거부한 것입니다. 같은 기준을 사람에게 요구해 왔으니 기계에도 요구하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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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를 넘어, 무엇을 지키라 했나

선언은 반대만 하지 않습니다.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가치를 명문화하고,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다섯 가치는 이렇습니다. 증명은 가장 높은 수준의 확실성을 부여한다는 것, 결과는 책임을 지는 특정한 인간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것, 논증은 투명해 독립적으로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것, 작업의 깊이와 중요성을 재는 공유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연구 방향은 전문가의 판단이 이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고, 선언문은 대상별로 행동을 지정합니다. 개별 수학자에게는 논문에 사용한 AI 도구를 공개하는 "도구 및 연산 자원 공개" 섹션을 새로 두라고 요구합니다. 정확성과 충분함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나 인간 저자에게 있으며, AI는 저자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결론에 이르게 한 선행 연구는 적극적으로 찾아 인용해야 합니다.

학술기관과 학술지에는 더 구체적인 요구가 향합니다. AI가 생성한 증명이라도 동료검토 표준을 유지하고, 중심 논증에 대해서는 인간이 설명하도록 요구하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습 데이터를 동의 없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마련하고, 저자가 자기 작업을 AI 학습에서 빠질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를 보장하라고 적었습니다. AI 기업에는 학계가 동료에게 기대하는 수준의 기준을 그대로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핵심: 다섯 가치를 관통하는 한 줄은 출처와 책임입니다. 누구의 작업에 빚졌는지, 누가 정확성을 책임지는지, 그리고 제3자가 그 과정을 따라가 확인할 수 있는지. 수학은 이 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결과를 증명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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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가능한 출처가 학문의 토대다

수학자들이 그은 세 가지 조건은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동의는 학습 데이터를 정당하게 수집했는가의 문제이고, 귀속은 그 데이터가 어디서 왔는지 추적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며, 동료검증은 결과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출처, 동의, 검증 가능성. AI가 그럴듯하지만 틀린 답을 쏟아낼 수 있는 시대에, 이 세 가지는 신뢰를 떠받치는 최소 조건입니다.

이 원칙은 곧 법의 언어로도 옮겨집니다. 2026년 8월 2일부터 EU AI Act 제53조는 AI 제공자에게 학습 데이터의 요약을 공개하고 EU 저작권법상의 옵트아웃을 존중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이탈리아는 이미 2025년 법률에서 AI 학습을 위한 텍스트·데이터 마이닝을 기존 저작권 보호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학습 데이터의 출처와 동의는 부수적인 사용이 아니라 별도로 협상해야 할 권리로 다뤄지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덴 선언이 학문의 언어로 말한 것을, 규제는 강제력의 언어로 받아 적고 있는 셈입니다.

선언에서 법으로 — 같은 원칙이 강제력을 얻다 2025.9 로렌츠 센터 10개국 60명 워크숍 2026.6.2 라이덴 선언 발표 24시간 내 1,000+ 서명 2026.8.2 EU AI Act 제53조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화
▲ 라이덴 선언에서 EU AI Act 제53조까지 — 학문의 원칙이 법적 강제력으로 | 페블러스 원본 도식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뀝니다. 우리가 AI에 먹이는 데이터는 출처가 추적되는가, 사용에 동의가 있었는가, 결과를 다시 검증할 수 있는가. 한 학문이 신뢰의 본질이라고 못 박은 세 가지는, 데이터 품질을 고민하는 모든 현장의 질문이기도 합니다. 검증 가능한 출처는 수학에서만 토대인 것이 아닙니다.

Editor's Note: 페블러스가 말하는 AI-Ready Data의 핵심도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추적 가능한 출처, 정당한 동의, 검증 가능한 품질. 라이덴 선언은 수학이 이 세 가지를 신뢰의 조건으로 공식화한 첫 사례이고, 같은 질문이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일에 똑같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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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공식 문서 & 선언

뉴스 보도

법규 &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