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이 글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6년 10월 15일 더블린에서 시작한 RAISE 약정 사업을 읽는다. RAISE는 유럽 연구자가 쓸 AI 연산과 모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주겠다는 가상 연구소다. 이번에 더해진 것은 기업과 재단이 자기 자원을 내놓겠다고 적어 낸 약속 목록이다.

첫 약정자는 일곱 곳이다. 구글은 유럽 연구자 최대 200명에게 딥마인드 프런티어 모델 직접 접근과 클라우드 크레딧 300만 달러어치를 함께 주겠다고 했고, 노보노디스크재단은 AI 전용 슈퍼컴퓨터 제피온의 연산 능력을 열기로 했다. 집행위가 약정이 될 수 있다고 적어 둔 범주에는 연산과 모델만이 아니라 데이터셋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도 들어 있다. 그리고 이 약속은 해마다 다시 검토한다.

1절부터 4절까지는 집행위 공식 안내와 보도자료, 그리고 약정자들이 같은 주에 따로 낸 발표문에 적힌 내용을 따라간다. 연구용 데이터 접근권이 이렇게 갱신되는 약속 위에 올라앉았다는 점을 재현성 문제로 읽는 5절은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앞의 둘은 기업이 이번에 내놓은 자원의 크기를, 뒤의 둘은 그것이 올라앉은 공적 자금의 크기와 그 약속을 다시 따져 보는 주기를 말한다.

출처: 유럽집행위원회 RAISE 약정 안내 · 집행위 보도자료 IP/26/2175 · RAISE 자금 안내 (2026년 10월 15일)

300만 달러

구글이 내놓은 클라우드 크레딧

구글 자사 발표가 밝힌 대상은 유럽 연구자 최대 200명이다. 딥마인드 프런티어 모델 접근이 함께 간다

1,000건

프론티어스가 손질하기로 한 데이터셋

호라이즌 유럽 데이터셋을 AI로 큐레이션. 보조금 100건과 합쳐 160만 유로어치 서비스

1억 700만 유로

RAISE 파일럿 전용 공적 자금

호라이즌 유럽 2026~2027년 작업 프로그램 몫. 2025년 몫 3,300만 유로가 앞에 있고, 연산 접근에 쓸 6억 유로가 따로 있다

1년

약정 재검토 주기

보도자료가 지속성을 다룬 두 문장 가운데 하나다. 약정 기간이나 중단 절차는 공개된 문서에 적혀 있지 않다

1

더블린에서 적어 낸 일곱 곳의 약속

2026년 10월 15일 더블린에서 유럽 과학 속 AI 정상회의(European AI in Science Summit)가 열렸다. 집행위원회와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국인 아일랜드가 함께 연 자리다. 이 회의에서 집행위는 RAISE 약정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고, 기업과 재단 일곱 곳이 첫 약정자로 이름을 올렸다. 집행위 연구혁신총국이 운영하는 안내 페이지에 각자 무엇을 내놓는지가 한 줄씩 적혀 있다.

약속의 내용은 기관마다 다르다. 연산을 여는 곳이 있고, 모델을 푸는 곳이 있고, 출판사가 쥐고 있던 자료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쓰게 해 주는 곳이 있다. 같은 약정이라는 이름 아래 묶였지만 연구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것은 제각각이다.

노보노디스크재단의 AI 전용 슈퍼컴퓨터 제피온(Gefion) 가동식 — 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덴마크 프레데리크 10세 국왕이 함께한 무대
▲ 노보노디스크재단이 RAISE에 내놓기로 한 연산 능력의 실체, AI 전용 슈퍼컴퓨터 제피온 | Source: Novo Nordisk Foundation
약정자 내놓기로 한 것
구글 유럽 연구자가 쓸 구글 클라우드 크레딧과 토큰 300만 달러어치, 구글 딥마인드의 프런티어 과학 모델 접근
노보노디스크재단 AI 전용 슈퍼컴퓨터 제피온(Gefion)의 연산 능력, 안전하고 주권적인 인프라 위에서 제공
엔비디아 공개된 과학용 AI 소프트웨어와 모델, 실습 교육, 기술 전문성, 연산과 연구 지원으로 이어지는 통로. 집행위가 이 약정의 목표로 든 것에는 재현 가능한 AI 워크플로 채택이 함께 들어 있다
엘스비어 LeapSpace 라이선스 무상 제공과 유럽 전역 경진 대회, 박사·박사후 연구자 공동연구 지원, 의료 분야 ClinicalKey AI 라이선스, Complete Anatomy 라이선스, 엘스비어가 쌓아 둔 과학 콘텐츠와 데이터 접근
프론티어스 호라이즌 유럽 데이터셋 1,000건 AI 큐레이션과 FAIR² 데이터 출판 보조금 100건, 합쳐 160만 유로가 넘는 서비스를 무상으로. Frontiers Data 우선 접근과, 기관·저장소가 가져다 쓸 FAIR² 공개 규격
미스트랄 오픈웨이트 모델과 API 크레딧, 연구자용 좌석, 박사과정 인턴십과 파트타임 연구직, 대학 협력
사노피 Future4Care를 통해 AI 기반 의료 혁신을 위한 유럽 생태계 구축

표는 집행위 RAISE 약정 안내 페이지에 적힌 내용을 옮긴 것이다. 집행위가 금액을 밝히지 않은 약정도 있다.

집행위 페이지에 적힌 것이 전부는 아니다. 약정자 가운데 셋은 자기 발표문을 따로 냈고, 거기에는 집행위가 옮기지 않은 숫자가 있다. 구글은 이 약정의 대상을 유럽 연구자 최대 200명으로 못 박고, 열어 주는 모델로 알파폴드3과 알파지놈, 웨더넥스트 같은 이름을 들었다. 엘스비어는 무상 라이선스를 네 제품에 1,000개씩 모두 4,000개로 세고, 한 해에 100만 유로어치쯤의 현물과 자금을 들이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미 공개해 둔 모델 250여 종과 데이터셋 250여 종, 오픈소스 프로젝트 1,400여 개를 약정의 출발점으로 들었다.

목록 밖에서 따로 발표된 건도 하나 있다. 집행위 발표문에 따르면 미스트랄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이 사업의 일부로 새 협력을 시작했고,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큰 기반 모델이 될 것을 함께 만들기로 했다. CERN 쪽 발표문은 같은 건을 조금 다르게 전한다. 둘이 서명한 것은 장기 협력을 맺겠다는 의향서이고, 만들려는 거대 물리 모델은 대형강입자충돌기에서 모의로 생성한 양성자 충돌 수십억 건으로 학습시킬 계획이며, CERN 발표문에는 RAISE라는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약정 목록에 적힌 크레딧과 라이선스가 자원을 빌려주는 쪽이라면, 이 건은 연구 기관과 모델 회사가 결과물을 같이 만들어 보자는 쪽이다.

2

공적 자금이 이미 있는데 왜 기업 약속까지 필요한가

RAISE는 Resource for AI Science in Europe을 줄인 이름이다. 2025년 10월 집행위가 발표한 유럽 AI 과학 전략의 중심 사업이고, 건물을 새로 한 채 짓는 대신 유럽 곳곳에 이미 있는 인프라를 잇는 가상 연구소로 설계됐다. 집행위는 연산과 데이터, 인재, 연구 자금을 한데 모아 유럽 연구자에게 열어 주겠다는 구상이다.

이 설계는 2024년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재선 운동에서 약속한 'AI를 위한 CERN'을 구현하는 장치로 설명된다. 다만 CERN처럼 한자리에 모인 시설은 아니다. 유럽 전역에 흩어진 채로 기존 인프라를 연결하는 쪽을 택했고, 분야별 수월성 네트워크를 두고 중앙 사무국이 그 사이를 잇게 설계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대형강입자충돌기 터널 내부 — 'AI를 위한 CERN'이라는 비유의 원본이 된 한자리 집중형 시설
▲ RAISE가 구현한다는 'AI를 위한 CERN'의 원형 — 실제 CERN은 한자리에 모인 시설이라 RAISE의 분산형 설계와 대비된다 | Source: Wikimedia Commons

공적 자금도 이미 붙어 있다. 집행위 안내에 따르면 호라이즌 유럽 2025년 작업 프로그램에 3,300만 유로, 2026~2027년 작업 프로그램에 1억 700만 유로가 배정됐다. 파일럿은 2025년 11월 3일과 4일 코펜하겐에서 먼저 출범했다. 그러니 이번 더블린 발표는 공적 예산을 기업 돈으로 갈아 끼운 것이 아니라, 이미 굴러가던 공공 사업 위에 민간의 현물 기여를 한 층 얹은 것이다.

집행위가 내세운 이유도 그쪽이다. 보도자료는 이 사업의 목적을 '공적 자금만으로 댈 수 있는 것을 넘어서' 민간과 자선 기관의 지원을 끌어오는 일로 규정한다. RAISE 자금 안내를 보면 파일럿이 출발할 때 자금은 호라이즌 유럽에서만 나왔다. 공적 자금 쪽에는 연구용 연산을 넓히는 데 쓸 6억 유로가 따로 걸려 있고, 집행위는 이 돈으로 유럽 연구자와 스타트업에게 AI 기가팩토리 전용 접근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업 약정은 그 돈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선다.

문제는 두 층의 성격이 다르다는 데 있다. 아래층인 공적 자금은 몇 해에 얼마인지가 작업 프로그램에 박혀 있다. 위층인 기업 약정에는 그런 것이 없다. 무엇을 얼마나 내놓는지는 기관이 스스로 정하고, 그 약속을 다음 해에도 이어 갈지는 그때 다시 본다.

연구자가 쓰는 자원이 두 층에서 온다 위층 · 기업과 재단의 자발적 약정 연산 · 모델 · 데이터셋 ·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 교육 기간과 중단 절차 없음, 해마다 다시 검토 아래층 · 호라이즌 유럽 공적 자금 RAISE 전용 2025년 3,300만 유로 + 2026~2027년 1억 700만 유로 작업 프로그램에 연도와 금액이 적혀 있음 유럽 연구자
▲ 같은 창구로 내려오지만 위층과 아래층은 약속의 수명이 다르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집행위 안내 재구성)

발표하는 쪽은 이 설계를 전환점으로 내세웠다. 에카테리나 자하리에바 스타트업·연구·혁신 담당 집행위원은 보도자료에서 "과학 분야 AI에 대한 우리의 포부는 연구 공동체와 산업계, 다른 파트너들의 힘을 한데 모아야만 현실이 된다"며 "약정 캠페인은 이제 그 포부를, 연구자에게 필요한 도구와 전문성과 자원을 쥐여 주는 구체적인 약속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에 대한 회의론은 공공 트랙이 공개될 때부터 나왔다. 유럽대학협회(EUA)의 토마스 예르겐센 정책조정·전망 디렉터는 사이언스비즈니스 보도에서 "RAISE는 아직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단계다. 구조가 아니라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유럽 차원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더 나은 데이터가 급한 분야와 연산이 급한 분야와 인재가 급한 분야가 서로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3

약정 목록에 데이터셋과 라이선스가 들어 있다

집행위는 어떤 것이 약정이 될 수 있는지를 범주로 묶어 뒀다. 발표문에 적힌 목록은 재정 지원, 연산 인프라 접근, AI 모델, 데이터셋,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장학금, 펠로십, 교육 프로그램이다. 아홉 가지가 한 줄에 나란히 놓여 있다.

이 목록에서 데이터셋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는 나머지와 성격이 다르다. 연산 크레딧은 받아서 다 쓰고 나면 결과물이 손에 남는다. 장학금도 마찬가지다. 받은 해에 공부가 끝나고 학위가 남는다. 그런데 데이터는 결과가 나온 뒤에도 계속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논문에 적힌 수치를 누군가 다시 확인하려면 그 데이터를 다시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선스로 걸린 분석 도구도 같다. 도구가 잠기면 그 도구로만 돌아가는 절차는 거기서 멈춘다.

범주에 적힌 말이 추상적인 선언만은 아니다. 프론티어스는 호라이즌 유럽 데이터셋 1,000건을 AI로 큐레이션하고 초기 연구자에게 FAIR² 데이터 출판 보조금 100건을 걸었다. 둘을 합치면 160만 유로가 넘는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셈이라고 집행위 안내는 적었다. 엘스비어의 LeapSpace와 ClinicalKey AI, Complete Anatomy는 모두 라이선스다. 연구자가 쓰게 되는 것은 파일이 아니라 접근 권한이다.

다만 목록이 한 종류는 아니다. 아예 넘겨주는 것과 빌려주기만 하는 것이 한 범주 안에 섞여 있다. 엔비디아가 약정의 출발점으로 든 공개 모델과 데이터셋은 이미 허깅페이스와 깃허브에 올라가 있고, 딥러닝 인스티튜트 강의 자료는 수강 신청도 기한도 없이 열린 라이선스로 배포된다. 미스트랄의 오픈웨이트 모델도, 프론티어스가 기관과 저장소더러 가져다 쓰라고 내놓은 FAIR² 공개 규격도 같은 쪽이다. 반대로 엘스비어의 라이선스 4,000개, 구글의 크레딧과 모델 접근, 제피온의 연산 자리는 모두 기간이 붙은 권한이다. 공급이 멈추면 앞의 것은 손에 남고 뒤의 것은 남지 않는다.

같은 목록 안에서도 주는 것과 빌려주는 것이 갈린다 주는 것 · 소유로 남는다 엔비디아 공개 모델·데이터셋 미스트랄 오픈웨이트 모델 프론티어스 FAIR² 공개 규격 공급이 멈춰도 손에 남는다 빌려주는 것 · 기간부 권한 엘스비어 라이선스 4,000개 구글 크레딧·모델 접근 제피온 연산 자리 공급이 멈추면 사라진다 범주 이름만 보고는 어느 쪽인지 가려지지 않는다
▲ 약정 범주는 아홉 가지로 같지만, 공급이 끊겼을 때 손에 남는 쪽과 남지 않는 쪽이 나뉜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집행위 안내 재구성)

공공 연구 인프라에서 데이터를 공급한다고 할 때 대개는 소유와 보존을 함께 떠안는다는 뜻이었다. 약정으로 공급한다는 것은 그 가운데 접근 권한만 빌려주는 경우가 섞인다는 뜻이다. 둘은 평상시에 똑같아 보인다. 차이는 공급이 끊긴 다음 날 드러난다.

4

이 약속이 몇 해짜리인지는 공개된 문서에 없다

집행위 보도자료가 지속성에 관해 적은 문장은 둘이다. 하나는 참가 조건이다. 참여하려면 "자사의 직접적인 상업적 이해를 넘어서는 지속적 지원"을 보이는 구체적 약정을 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검토 주기다. 이 사업은 해마다 검토하며, 약정과 진척 상황은 다음 유럽 과학 속 AI 정상회의에서 발표한다. 두 문장 모두 햇수에는 숫자를 붙이지 않았다. 약정이 몇 년짜리인지, 중간에 거두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거뒀을 때 연구자에게 무엇을 보장해야 하는지는 보도자료에도 안내 페이지에도 적혀 있지 않다.

해마다 도는 고리는 있는데, 멈추는 법은 안 적혀 있다 해마다 검토 정상회의에서 발표 약정 기간 · 중단 절차 중단 시 보장 공개된 안내에 숫자 없음 반복되는 평가 고리만 있고, 그 고리가 멈추는 조건은 비어 있다
▲ 지속을 다루는 문장은 참가 조건과 검토 주기, 이 둘뿐이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집행위 보도자료 재구성)

참여 문턱도 서류보다는 대화에 가깝다. 집행위는 기여를 원하는 민간·자선 기관에 전용 메일 주소 하나를 열어 두고, 자원이든 기술이든 역량이든 전문성이든 들고 오라고 적었다. 약정자가 동의하는 것은 네 가지 원칙이다. 과학적 수월성, 책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AI, 협력, 그리고 적용되는 법적·윤리적 기준의 존중이다. 어느 것도 공급을 몇 년 유지하라는 요구는 아니다.

약정자가 함께 서명하는 헌장은 이 원칙들을 적은 뒤, 개별 기관이 이 약속을 따로 정하는 구체적 약정으로 옮긴다고 밝힌다. 다 같이 서명하는 문서와 실제 조건이 적히는 문서가 처음부터 분리돼 있는 셈이다. 헌장은 기여를 RAISE를 통해 또는 RAISE에 맞춰 내놓는 일도 "관련이 있는 경우에" "노력하겠다"는 수준에 머문다. 엘스비어는 자사 발표문에서 약정의 세부를 정상회의 뒤 몇 주에 걸쳐 집행위와 계속 다듬겠다고 예고했다. 발표된 날 확정돼 있던 것은 약정의 윤곽이다.

여기에 1절에서 본 비균일성이 겹친다. 어느 연구실은 제피온의 연산 능력으로 모델을 돌리고, 어느 연구실은 프론티어스가 손질한 데이터셋으로 분석하고, 어느 병원 연구팀은 엘스비어 라이선스로 임상 자료를 읽는다. 약정 하나가 갱신되지 않으면 모든 연구가 똑같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에 기댄 연구만 골라서 멈춘다. 중단은 전면적이지 않고 얼룩덜룩하게 온다. 그래서 어디가 멈췄는지 밖에서 세기도 어렵다.

질문은 여기서 나온다. 2026년에 받은 데이터셋으로 낸 결과를 2029년에 다시 확인하려는 사람이 나올 때, 그 데이터셋이 아직 열려 있을 것이라고 무엇이 보장하는가. 지금 문서로 확인되는 답은 지속적 지원을 보이라는 참가 조건과, 한 해에 한 번 다시 본다는 검토 주기다. 둘 다 몇 해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5

페블러스가 이 약정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말에는 두 가지가 섞여 있다. 그 데이터가 쓸 만하게 손질돼 있다는 뜻이 하나이고, 지금 내가 그것을 열 수 있다는 뜻이 다른 하나다. 데이터 품질 작업은 대개 앞쪽을 다룬다. 이번 사업이 드러내는 것은 뒤쪽이다. 아무리 잘 손질된 데이터라도 열 권한이 1년짜리면, 그 데이터로 낸 결과의 수명도 그 권한을 따라간다.

그래서 외부에서 받은 데이터로 일한다면 데이터 자체만큼이나 받아 온 조건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최소한 세 가지는 자료 옆에 적혀 있어야 나중에 되짚을 수 있다.

  • 누구의 어떤 약정으로 받은 자원인지. 제공자 이름과 받은 날짜가 없으면 조건이 바뀌었을 때 무엇이 바뀐 것인지 알 수 없다
  • 받은 것이 파일인지 접근 권한인지. 사본이 남아 있으면 공급이 끊겨도 그대로 다시 열 수 있지만, 권한만 받았다면 끊긴 날로 끝난다
  • 그 자원이 끊겼을 때 같은 결과를 다시 낼 다른 길이 있는지. 길이 없다면 그 사실 자체가 결과에 붙어 다녀야 할 조건이다

집행위를 탓할 일은 아니다. 공적 예산만으로 연산과 모델을 다 사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가진 것을 끌어오는 설계는 현실적인 선택이고, 그렇게 열린 자원으로 실제 연구가 돌아간다. 다만 그 자원으로 만든 결과를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가 더 필요하다. 이 결과가 어떤 조건 위에서 만들어졌고 그 조건이 언제까지 유효한지를 함께 보는 일이다.

Editor's Note

이 사업에서 오래 남을 숫자는 300만 달러가 아닐 것이다. 금액은 다음 해 목록에서 바뀐다. 바뀌지 않는 것은 구조다. 연구 인프라의 한 층이 해마다 갱신되는 약속으로 채워지면, 그 위에서 나온 결과의 재현 가능성도 같은 주기를 탄다. 데이터를 받아 쓰는 조직이 다음에 물어야 할 것은 이 데이터가 좋은가가 아니라, 이 데이터를 몇 년이나 열 수 있는가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글의 수치와 약정 내용은 유럽집행위원회 공식 안내 페이지와 발표문 재게재본에서 직접 확인했다. 여러분이 쓰는 외부 데이터 가운데 권한이 끊기면 결과를 다시 낼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실이 어디에 적혀 있는지 들려주시면 좋겠다.

(주)페블러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팀
2026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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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유럽집행위원회 공식 발표

보도·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