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클라우데라가 9월 17일 에너지·유틸리티 업종의 데이터 준비도 조사 결과를 냈다. 응답자의 86%가 자사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고, 79%는 형식이나 위치와 상관없이 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글은 그 비율들이 무엇을 재서 나온 값인지, 그리고 같은 조사의 다른 문서와 나란히 놓았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본다.

가장 눈에 걸리는 것은 65%다. 보도자료에서 이 값은 데이터의 전부 또는 거의 전부가 거버넌스 아래 있다고 답한 비율이다. 그런데 클라우데라가 같은 조사를 두고 4월에 직접 쓴 글을 보면, 기준을 전부로만 좁혔을 때 20%를 넘긴 업종은 통신과 소프트웨어·기술 둘뿐이다. 에너지·유틸리티는 그 둘에 들지 않는다. 65%와 20% 미만을 가른 것은 거의라는 낱말 하나다.

3절까지는 클라우데라가 같은 조사를 두고 내놓은 문서들, 곧 4월과 9월의 보도자료와 업종별 발췌 발표, 자사 블로그, 포브스에 올린 자사 명의의 글, 통신 업종 보고서 안내 페이지를 차례로 따라간다. 4절부터는 준비됐다는 대답을 무엇으로 대체할지 다룬다. 그 부분은 문서들에 없는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출처: 클라우데라 에너지·유틸리티 보도자료 (2026-09-17) · 글로벌 원본 보도자료 (2026-04-14)

65%

거의 전부가 거버넌스된다는 응답

에너지·유틸리티 응답자 기준. 같은 조사에서 기준을 전부로 좁히면 통신 33%·소프트웨어 26% 외에 20%를 넘긴 업종이 없다

84% ↔ 18%

자기 확신과 전부 거버넌스의 간격

전체 표본에서 자사 데이터에 확신한다는 응답이 84%, 데이터가 전부 거버넌스된다는 응답이 18%다

54% ↔ 89%

같은 지수가 통신 업종에 낸 두 값

데이터 위치 파악 비율이 4월 보도자료에는 54%, 통신 업종 안내 페이지에는 89%다. 업종별 발췌판 네 건은 82~89%에 모여 있다

25%

성과 부진의 1위 이유로 비용 초과

에너지·유틸리티에서만 비용 초과가 1위다. 전체 표본에서는 데이터 품질이 22%로 1위였고 비용 초과는 16%였다

1

9월 17일에 공개된 것, 그리고 빠진 것

보도자료의 제목은 이렇다. 에너지·유틸리티 업계가 AI 도입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세우는 쪽을 보고 있다. 본문이 근거로 내세운 비율은 셋이다. 86%가 자사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79%가 형식이나 위치에 상관없이 조직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65%가 데이터의 전부 또는 거의 전부가 거버넌스 아래 있다고 응답했다. 클라우데라는 마지막 항목을 데이터 관리와 현대화에 계속 투자한 결과로 읽는다.

그다음 단락에서 논조가 꺾인다. AI와 분석 투자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 25%가 비용 초과를 꼽았다. 인력 쪽 문제도 함께 언급된다. 데이터 문해력과 교육이 데이터를 제대로 쓰는 데 걸림돌이라는 대목이다. 여기에는 비율이 붙어 있지 않다. 업종 비교를 시도한 문장도 있다. 조사에 포함된 다른 업종에 비하면 에너지·유틸리티는 인프라 성능 때문에 생긴 운영 차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이 문장에도 숫자는 없다.

이 보도자료 한 장만 놓고 보면 방법론을 알 수 없다. 응답자가 몇 명인지,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문항을 뭐라고 물었는지, 답변 척도가 몇 단계였는지가 적혀 있지 않다. 보고서 본문으로 가는 링크 대신 클라우데라 홈페이지를 방문하라는 안내가 있다.

다만 방법론이 어디에도 없다고 말하면 그건 틀린 말이다. 이 발표는 4월 14일에 처음 공개된 데이터 준비도 지수 2026의 업종별 발췌판이고, 원본 보도자료에는 방법론이 적혀 있다. 직원 1,000명 이상 기업의 IT 리더 1,270명을 대상으로 리서치스케이프가 시행했고, 조사 기간은 1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이며, 지역은 미주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을 포함하고, 결과는 조사국의 국내총생산 비중에 맞춰 가중됐다.

빠진 것은 그 1,270명을 업종별로 나눈 수다. 이 조사에서 에너지·유틸리티 응답자가 몇 명인지는 9월 보도자료에도 4월 보도자료에도 없다. 국가 분포도 업종 단위로는 공개되지 않는다. 즉 전체 조사의 신뢰구간은 가늠할 수 있지만, 이번에 인용된 86%와 79%, 65%가 몇 명의 응답에서 나온 값인지는 독자가 확인할 길이 없다. 100명에서 나온 65%와 30명에서 나온 65%는 다른 숫자이고, 그 둘을 구별할 단서가 이 발표에는 빠져 있다.

업종별 발췌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클라우데라는 같은 조사에서 통신 업종을 따로 뽑아 보고서 안내 페이지를 열었고, 6월 24일에는 헬스케어 결과를, 9월 8일에는 제조 결과를 발표했다. 에너지·유틸리티는 그 뒤를 이은 9월 17일이다. 네 건 모두 같은 1,270명에서 업종만 떼어 낸 발췌인데, 자기 업종 응답자가 몇 명인지 적어 둔 문서는 넷 중 하나도 없다.

같은 1,270명에서 네 번 떼어 낸 업종별 발췌 전체 표본 IT 리더 1,270명 4/14 전체 결과 (방법론 공개) 6/24 헬스케어 9/8 제조 9/17 에너지·유틸리티 n 미공개 n 미공개 n 미공개 네 발췌판 모두 같은 1,270명에서 업종만 떼어 낸 것이다. 업종별 응답자 수를 밝힌 문서는 넷 중 하나도 없다 — 100명에서 나온 값과 30명에서 나온 값을 가릴 수 없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같은 조사에서 네 차례 이어진 업종별 발췌와 미공개 표본 규모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는 편이 좋다. 이 조사는 감사가 아니다. 누군가 각 회사의 데이터 카탈로그와 접근 로그를 열어 확인한 결과가 아니라, IT 리더가 자기 조직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다. 86%는 데이터 위치가 파악됐다는 사실이 아니라,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다.

2

65%는 어떤 문항의 답인가

65%가 답한 문항을 보도자료는 전부 또는 거의 전부가 거버넌스된다는 것으로 적어 두었다. 두 기준을 하나로 묶은 표현이다. 이 묶음이 얼마나 큰 차이를 덮는지는 클라우데라 자신이 4월 14일 포브스 브랜드보이스에 올린 글에 나와 있다. 이 글은 클라우데라가 자사 명의로 쓴 스폰서 콘텐츠이므로, 아래 수치는 비판자의 재계산이 아니라 조사를 의뢰한 쪽의 서술이다.

전부 또는 거의 전부라는 넓은 기준에서는 공공부문이 72%로 가장 높고, 헬스케어 66%, 에너지·유틸리티 65%, 소프트웨어·기술 63%가 뒤를 따른다. 그런데 전부라고 답한 사람만 따로 세면 순위와 크기가 함께 바뀐다. 가장 높은 곳이 통신 33%이고 소프트웨어·기술이 26%이며, 그 밖의 어느 업종도 20%를 넘지 않는다. 에너지·유틸리티는 통신도 소프트웨어·기술도 아니므로, 이 업종에서 데이터가 전부 거버넌스된다고 답한 비율은 20% 밑에 있다.

같은 수치는 스폰서 콘텐츠 밖에서도 나온다. 클라우데라의 통신 업종 보고서 안내 페이지도 통신 조직의 33%만 데이터가 전부 거버넌스된다고 답했다고 밝힌다. 브랜드보이스 글이 전부 기준의 최고값으로 제시한 33%와 같은 값이다. 전부라는 기준에서 가장 높은 업종이 33%에 머문다는 서술은 이렇게 클라우데라의 서로 다른 두 문서에 걸쳐 있다.

전체 표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4월 원본 보도자료를 보면 데이터가 전부 거버넌스된다는 응답은 다섯 명 중 한 명이 안 되는 18%다. 대부분이 거버넌스된다는 문항으로 바꾸면 71%가 된다. 그리고 자사 데이터의 정확성과 완전성, 정합성에 확신한다고 답한 사람은 84%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설문 안에서 84%의 확신과 18%의 전부 거버넌스를 동시에 말한 셈이다.

같은 조사 안에서 기준을 바꿀 때 움직이는 비율 0% 50% 100% 전체 표본 데이터에 확신한다 84% 에너지·유틸리티 거의 전부 거버넌스 65% 에너지·유틸리티 전부 거버넌스 값 미공개 · 20% 미만 통신 전부 거버넌스 33% 소프트웨어·기술 전부 거버넌스 26% 전체 표본 전부 거버넌스 18% 주황 막대는 9월 보도자료가 인용한 값이고, 점선 칸은 같은 조사에서 기준을 전부로 좁혔을 때 이 업종이 놓이는 구간이다. 통신과 소프트웨어·기술만 20%를 넘었으므로 에너지·유틸리티는 그 아래에 있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 수치 출처: 클라우데라 에너지·유틸리티 보도자료, 4월 원본 보도자료, 클라우데라 브랜드보이스

이 간격을 조직의 미숙함으로 읽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 조사를 다룬 몇몇 보도는 확신이 통제보다 앞서 있다는 식으로 정리했다. 그 독법도 가능하다. 다만 다른 독법도 있다. 자기 조직을 스스로 평가한 답에서는 문항이 조금만 후해져도 비율이 크게 올라간다. 거의 전부라는 낱말은 응답자가 자기 조직의 미완성 영역을 눈감아 줄 수 있게 해 주고, 전부는 그 여지를 걷어 낸다. 65%와 20% 미만 사이의 거리가 그 여지의 크기다.

65%가 틀린 숫자라는 말이 아니다. 문항에 충실한 값이다. 그 값이 답하는 질문과, 독자가 이 값을 보며 떠올리는 질문은 다르다. 독자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회사가 열에 여섯 반쯤 된다고 읽는다. 하지만 조사가 물은 것은 전부 또는 거의 전부에 해당한다고 응답자가 스스로 판단했는지였다.

3

같은 항목인데 눈금이 다르다

9월 보도자료의 86%는 데이터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응답의 비율이다. 그러면 다른 업종은 어땠을까. 4월 원본 보도자료에 같은 주제의 수치가 있다. 통신 응답자의 54%가 자사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데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금융은 30%, 공공부문은 31%가 같은 답을 했다. 데이터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는 항목에서는 통신 51%, 금융 24%, 공공부문 16%였다.

4월 문장에는 에너지·유틸리티에 없는 조건이 둘 붙어 있다.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응답 척도에서 가장 강한 칸만 센 값이라는 뜻이다. 9월 문장에는 그런 한정이 없다. 두 수치를 한 줄에 세우려면 86%가 어느 칸까지 합산한 값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보도자료는 그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9월 보도자료는 이 업종이 다른 곳보다 나은 상태라는 문장을 함께 실었다.

같은 지수 안에서 눈금이 또 한 번 갈린다. 클라우데라의 통신 업종 보고서 안내 페이지는 통신 응답자의 89%가 자사 데이터 생태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4월 보도자료의 같은 업종, 같은 주제 수치는 54%였다. 클라우데라가 4월 22일 자사 블로그에 업종별 결과를 다시 정리하면서도 이 값은 54%였으니, 한 번의 오기로 보기도 어렵다. 인프라 성능이 운영을 방해한다는 항목도 4월에는 60%, 통신 보고서 페이지에는 90%다. 전부 거버넌스 33%처럼 두 문서가 일치하는 항목도 있으니, 통째로 다른 조사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덧붙이면 그 안내 페이지 한 장 안에서도 89%가 데이터 생태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60%는 필요한 데이터 전부에 접근하지 못해 AI 사업이 막혔다고 답한다.

항목 4월 원본 보도자료 통신 업종 보고서 페이지
데이터 위치를 완전히 파악 54% (매우 그렇다) 89%
인프라 성능이 운영을 방해 60% 90%
데이터가 전부 거버넌스됨 33% 33%

통신 업종 한 곳을 두고 클라우데라가 낸 두 문서의 값이다. 같은 이름의 조사에서 나온 수치인데 두 항목이 크게 어긋난다. 어느 쪽 문서도 그 차이를 설명하지 않는다.

네 건의 발췌판을 한자리에 모아 보면 눈금이 어디서 갈렸는지가 더 분명해진다. 데이터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비율은 통신 안내 페이지 89%, 헬스케어 발표 87%, 에너지·유틸리티 발표 86%, 제조 발표 82%다. 네 값이 82%에서 89% 사이에 모여 있다. 반면 4월 원본 보도자료가 같은 주제로 내놓은 값은 통신 54%, 공공부문 31%, 금융 30%이고, 여기에는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데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는 한정이 붙는다. 통신은 양쪽에 다 나오는데 54%와 89%로 갈린다. 그러니 86%는 4월 문서의 30%대에서 50%대에 걸친 값들과 같은 줄에 있지 않고, 업종별 발표끼리 모여 있는 80%대 값 가운데 하나다.

9월 보도자료가 숫자 없이 붙여 둔 업종 비교 문장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앞서 본 인프라 차질 문장인데, 비교 대상이 될 값이 문서마다 다르다. 4월 원본 보도자료는 전체 응답자의 73%가 성능 제약 때문에 운영 계획에 차질을 겪었다고 쓰고, 같은 문서의 통신 수치는 60%다. 통신 안내 페이지는 90%, 헬스케어 발표는 28%다. 문장도 늘 방해한다와 방해한 적이 있다 사이에서 조금씩 다르다. 9월 문장이 이 가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정리하면 이렇다. 업종별 수치를 서로 견주려면 세 가지가 같아야 한다. 문항의 문구, 합산한 응답 칸의 범위, 그리고 표본이다. 이 조사의 업종별 발췌판은 셋 가운데 어느 것도 문서로 확인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86%는 에너지·유틸리티가 다른 업종보다 낫다는 근거로 쓸 수 없고, 65%는 헬스케어의 66%보다 한 칸 낮다는 식으로 읽을 수도 없다.

이 조사에서 업종 사이의 차이가 정말로 드러난 곳은 오히려 실패 쪽이다. 에너지·유틸리티에서 AI와 분석 투자가 기대 성과를 내지 못한 1위 이유는 비용 초과로 25%였다. 전체 표본에서 1위는 데이터 품질 22%였고 비용 초과는 16%로 그 아래였다. 헬스케어와 제조, 금융에서는 업무 흐름에 제대로 붙지 못한 문제가 20%로 앞자리에 있었다. 이 대비는 앞의 86%보다 읽기가 쉽다. 문항 문구가 같은 한 설문 안에서 업종끼리 비교된 값이기 때문이다.

이 25%를 읽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이 업종의 데이터 기반이 실제로 잘 갖춰져 있고 남은 병목이 돈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 쪽 문제가 비용 항목으로 옮겨 적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준비가 덜 된 데이터로 모델을 돌리면 정비와 재작업, 중복 저장과 재학습에 예산이 더 들고, 그 초과분은 회계상 데이터 품질 문제가 아니라 비용 초과로 기록된다. 어느 쪽이 맞는지를 이 조사만으로 판정할 수는 없지만, 84%의 확신과 18%의 전부 거버넌스가 같은 표본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두 번째 해석 쪽에 무게를 얹는다.

4

무엇을 세면 준비됐다가 증거가 되나

여기서부터는 보도자료를 떠나, 같은 질문을 자기 조직에 던질 때 무엇을 재면 되는지를 본다. 벤더 조사의 문항은 설문이라는 형식 때문에 자기 판단을 물을 수밖에 없다. 조직 안에서는 판단 대신 기록을 셀 수 있다. 준비됐다는 대답을 증거로 바꾸는 일은 대개 다섯 가지를 세는 데서 시작한다.

  • 우리 보고서의 기준 낱말이 전부인지 거의 전부인지. 이것부터 정하지 않으면 뒤의 모든 비율이 해석에 열려 있다.
  • 거버넌스 정책이 실제로 적용된 데이터셋의 비율. 정책 문서가 열거한 대상 목록이 아니라, 정책 엔진과 접근 로그에 그 적용이 남아 있는 자산만 센 값이다.
  • 접근 요청이 들어와 승인되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위수와, 거절된 요청의 사유 분포. 접근할 수 있다는 응답과 실제로 접근한 기록 사이의 거리가 여기서 드러난다.
  • 계보가 원천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자산의 비율.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과 어디서 왔는지 아는 것은 다른 질문이다.
  • 같은 지표를 다른 팀이 다시 계산했을 때 같은 값이 나오는지. 재현되지 않는 준비도 점수는 한 사람의 인상이다.

다섯 가지 모두 감사 로그와 카탈로그에서 뽑을 수 있고, 뽑는 사람이 자기 조직을 후하게 보든 박하게 보든 값이 달라지지 않는다. 자기 보고와 다른 점은 거기에 있다. 준비됐다는 응답은 응답자를 바꾸면 움직이지만, 정책이 적용된 데이터셋 수는 그렇지 않다.

벤더 조사를 계속 읽어야 하는 처지라면 물음은 세 개로 줄어든다. 이 업종 수치는 몇 명의 응답인가, 문항을 뭐라고 물었는가, 몇 번째 칸까지 합산했는가. 셋 중 하나라도 문서에 없으면 그 비율은 업종 간 비교에 쓸 수 없고, 사내 보고서의 벤치마크로 삼기에도 위험하다.

5

페블러스가 이 소식을 주목하는 이유

페블러스가 오래 붙들어 온 물음은 어떤 값이 어디서 와서 무엇을 거쳐 지금 모습이 됐는가다. 데이터 준비도라는 말이 지금 쓰이는 방식은 그 물음이 비켜 간 자리에 있다. 이 조사에서 준비도는 관측된 상태가 아니라 응답으로 만들어진 값이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함께 따라다녀야 하는데, 보도자료에 남는 것은 결과 비율뿐이다.

이 구조가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순간은 분명하다. 준비도를 스스로 넉넉히 매긴 조직은 AI 성과가 안 나올 때 원인을 데이터 밖에서 찾는다. 예산이 더 들었으니 비용 초과라 부르고, 사람이 못 따라오니 교육 문제로 돌린다. 데이터 자체는 이미 준비됐다고 답해 두었기 때문에 후보 목록에서 빠져 있다. 에너지·유틸리티에서 비용 초과가 1위로 올라온 자리에 그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이 글의 해석이고, 조사 문서에 그런 인과는 없다.

벤더 조사를 두고 벤더의 이해관계를 지적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그것만으로는 얻는 게 적다. 클라우데라는 거버넌스와 하이브리드 데이터 플랫폼을 파는 회사이니 거버넌스 공백을 진단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더 눈여겨볼 것은 그 방향이 아니다. 응답자가 자기 조직에 좋은 점수를 주게 하는 문항 설계는 오히려 벤더에게 불리하다. 다들 준비됐다고 답하면 살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조사의 86%와 65%는 판매 논리의 산물이라기보다, 자기 보고라는 방법이 남기는 흔적에 가깝다. 자문자답으로 재면 무엇이 보이지 않게 되는가라는 물음이 여기서 남는다.

AI 프로젝트 앞에 데이터 준비도 점검을 놓아 둔 팀이라면 다음 네 가지를 한 번 확인해 볼 만하다.

  • 우리 준비도 점수를 누가 답했는가. 데이터를 관리하는 팀이 스스로 답했다면 그 점수는 자기 평가다.
  • 그 점수 안에 거의라는 낱말이 몇 개 들어 있는가. 거의 전부, 대체로, 대부분이 붙은 항목은 전부 기준으로 다시 세어 볼 값이다.
  • 지난 분기의 AI 성과 부진 원인 목록에 데이터가 있는가. 없다면 준비됐다는 응답 때문에 목록에서 빠진 것인지 확인할 만하다.
  • 외부 조사 수치를 사내 목표로 옮겨 적은 적이 있는가. 그 수치의 문항과 표본을 우리 문항과 표본에 맞춰 본 적이 있는지도 함께 본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글이 인용한 비율과 방법론은 9월 17일 에너지·유틸리티 보도자료4월 14일 원본 보도자료에서 누구나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데이터가 준비됐다는 말을 어떤 기록으로 뒷받침하고 계신지 나눠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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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클라우데라 공식 발표·보도자료

업종별 캠페인 페이지·스폰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