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2026년 7월 15일, 중국의 새 규제가 발효된다. 바이트댄스 더우바오와 알리바바 큐원은 이용자가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 기능을 종료하고, 그 에이전트가 쌓아 온 대화 기록을 삭제한다. 큐원은 즉시 영구 삭제이고 이관 경로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글은 이 사건을 콘텐츠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 소유권 문제로 읽는다.
사라지는 것은 서비스가 아니라 기억이다. 에이전트의 값어치는 이용자와 오래 주고받으며 쌓인 관계 데이터에 있는데, 규제가 바로 그 데이터를 삭제 대상으로 만들었다. 규제가 직접 삭제를 명령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준수 비용보다 종료가 싸다고 판단했고, 기억은 그 판단의 부산물로 지워진다.
AI 데이터 소유권 논쟁은 대개 학습 데이터에 머문다. 그러나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데이터는 운영 중 누적되는 기억이다. 데이터 수명주기와 이관 가능성을 처음부터 설계하지 않은 에이전트는, 규제 한 줄에 통째로 증발한다.
규제가 이용자 데이터에 남긴 자국은 네 개의 숫자로 압축된다. 언제 발효되는지, 이관 경로가 얼마나 열려 있는지, 이미 얼마가 지워졌는지, 그리고 이용자에게 남은 권리의 경계가 어디인지다.
7.15
규제 발효
더우바오·큐원 에이전트 기능 종료
0건
큐원 이관 경로
즉시 영구 삭제, 마이그레이션 없음
1.4만+
선제 삭제 에이전트
상하이 당국, 발효 한 달 전
복사·삭제 O
이관 X
Article 16이 준 권리와 뺀 권리
7월 15일, 무엇이 사라지는가
더우바오는 7월 15일 이용자 맞춤 에이전트 기능을 닫는다. 지금까지 이용자가 만든 에이전트와 나눈 대화는 10월 15일까지 읽기 전용으로 남았다가, 그 뒤 회사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라 처리되고 영구 삭제된다. 큐원은 더 빠르다. 7월 10일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15일에 완전히 종료하며, 데이터는 즉시 영구 삭제한다. 두 회사 모두 대화 기록을 구조화된 형태로 내보낼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화면을 캡처하거나 텍스트를 복사하는 정도다.
이건 두 회사만의 일이 아니다. 텐센트 위안바오는 6월에 이미 유사 기능을 정리했고, 상하이 당국은 규제 발효 한 달 전에 규정을 지키지 않은 AI 에이전트 1만 4천 개 이상을 선제적으로 지웠다. 규제가 그은 선 하나에 맞춰, 산업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더우바오 이용자들이 남긴 불만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대화 기록을 쉽게 내보낼 방법이 없다." 이들이 잃는 것은 몇 번의 대화가 아니라, 성격과 말투와 전문 지식을 직접 설정해 키운 페르소나 전체다. 그리고 그 페르소나가 이용자를 이해하며 쌓아 온 기억까지 함께 사라진다.
규제가 지목한 것
규제의 정식 이름은 「인공지능 의인화 상호작용 서비스 관리 잠정 방법」이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을 비롯한 5개 부처가 4월 10일 공포했고 7월 15일 발효한다. 규제 대상은 인간의 성격과 사고방식, 대화 방식을 흉내 내 이용자와 지속적인 정서 관계를 맺는 서비스다. 고객 상담 봇이나 지식 Q&A, 업무 어시스턴트는 그런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한 대상에서 빠진다.
중요한 점은 규제가 "기억을 지워라"라고 직접 명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규제는 중독 방지 시스템, 사용 시간 알림,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이탈 장치를 의무화했다. 그런데 이용자를 오래 기억하며 정서적으로 붙잡아 두는 설계와, 이용자가 쉽게 떠나도록 마찰을 만드는 설계는 한 서비스 안에서 동시에 성립하기 어렵다. 플랫폼은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비용과 기능을 닫는 비용을 저울질했고, 종료를 택했다. 기억은 그 선택의 결과로 지워진다.
규제의 Article 16은 이용자에게 상호작용 데이터를 복사하고 삭제하고 관리할 권리를 준다. 민감한 상호작용 데이터를 별도 동의 없이 모델 학습에 쓰는 것도 금지한다. 그러나 그 목록에 이관(portability) 권리는 없다. 내 데이터를 지울 권리는 있어도, 다른 곳으로 옮겨 이어 쓸 권리는 명시되지 않았다.
여기에 이 사건의 역설이 있다. 이용자에게 복사와 삭제 권리를 주면서도, 정작 그 데이터가 통째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옮겨 갈 곳을 마련해 주지는 않았다. 복사한 텍스트 뭉치는 다른 에이전트가 이어받아 이용자를 기억하게 만들지 못한다. 권리의 형식은 있으나, 관계를 지킬 수단은 비어 있다.
에이전트의 가치는 쌓인 기억에 있다
왜 기억이 그렇게 중요한가. 2026년 현재 에이전트 메모리는 곁다리 기능이 아니라 일급 아키텍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전용 벤치마크가 생겼고, 연구 분야가 독립했으며, 이를 다루는 도구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메모리는 벡터 데이터베이스와 그래프 관계, 키-값 저장소를 엮어 구성되고, 세션이 시작될 때마다 관련 기억을 찾아 컨텍스트에 주입한다.
핵심은 이 기억이 단순한 대화 로그가 아니라는 데 있다.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쌓이는 구조화된 이해다. 에이전트는 각 기억에 스코프를 붙인다. 세션 안에서만 쓰는 것, 조직이 공유하는 것, 그리고 특정 이용자에게 묶여 세션을 넘어 지속되는 것. 이 가운데 이용자에게 묶인 기억이 바로 관계 데이터다. 에이전트가 나를 "안다"고 느껴지는 이유,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이 흐름은 이미 인프라 층으로 내려왔다. AWS Bedrock, 구글 Vertex AI, 클라우드플레어가 저마다 에이전트 메모리를 관리형 서비스로 내놓았다. 대화에서 정보를 뽑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되살리는 일이, 직접 만드는 기능에서 클라우드가 파는 서비스로 옮겨 가는 중이다. 기억은 그만큼 값나가는 자산이 됐다.
그렇다면 규제가 삭제 대상으로 만든 것은 에이전트의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다. 이용자와 에이전트가 함께 만든 관계 데이터, 즉 에이전트를 그 사람만의 것으로 만들어 준 바로 그 층이 사라진다. 서비스는 다시 만들 수 있어도, 그 관계는 다시 쌓아야 한다.
데이터 수명주기 없는 에이전트는 없는 셈이다
AI 데이터 소유권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주로 학습 데이터를 떠올린다. 어떤 텍스트로 모델을 훈련했는가, 그 데이터의 저작권과 동의는 어떻게 되는가. 그러나 에이전트가 실제로 일하기 시작하면, 소유권 질문은 훈련 이전이 아니라 운영 이후로 옮겨 간다. 매일 쌓이는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 서비스가 문을 닫으면 그 기억은 어디로 가는가.
기존 규제 틀에도 빈자리가 보인다. GDPR Article 20은 데이터 이동권을 명시하지만, 에이전트의 메모리 그래프를 어떤 형식으로 옮길지에 대한 표준은 없다. EU AI Act는 투명성과 로깅을 요구하되 이용자 기억의 감사는 다루지 않는다. 이번 중국 규제는 복사와 삭제 권리를 주면서 이관은 비워 뒀다. 어느 틀도 "운영 중 쌓인 기억을 이용자가 들고 나갈 수 있는가"에는 답하지 못한다.
데이터 거버넌스를 오래 다뤄 온 쪽에서는 이미 답의 방향을 안다. 기억이 쌓이기 시작하기 전에 보존과 삭제 정책을 정하고, 이용자가 자신의 기억을 들여다보고 고치고 지울 수 있는 도구를 출시 시점부터 마련하며, 기억을 JSON 같은 범용 포맷으로 내보낼 수 있게 하고, 원본 텍스트와 벡터를 함께 저장해 이전의 여지를 남긴다. 문제는 이 관행을 실제로 채택한 플랫폼이 소수라는 점이다. 더우바오도 큐원도 그러지 못했다.
큐원의 "이관 경로 없음"은 그래서 단순한 안내 문구가 아니다. 그것은 이용자 관계 데이터가 완전히 증발한다는 선언이다. 데이터 수명주기와 이관 가능성을 설계에 넣지 않은 에이전트는, 평소에는 멀쩡히 돌아가다가 규제나 사업 종료 같은 외부 충격 한 번에 자신이 쌓은 가치를 통째로 잃는다. 그런 에이전트는, 기억의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규제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는 에이전트는 성능이 가장 좋은 에이전트가 아니라, 데이터 수명주기를 처음부터 몸에 지닌 에이전트다. 기억을 어떻게 쌓고, 어떻게 이용자 손에 돌려주고, 어떻게 다른 곳으로 옮길지가 설계도에 들어 있어야 한다. 이건 규정 준수의 문제이기 이전에, 에이전트가 만든 가치를 지키는 문제다.
편집자의 노트. 페블러스는 데이터가 AI에 쓰일 준비를 갖추는 과정(AI-Ready Data)을 다뤄 왔다. 이번 사건은 그 준비의 범위가 학습 데이터에서 운영 중 쌓이는 기억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에이전트 기억도 품질과 수명주기, 이관 가능성이 관리되어야 비로소 AI-Ready라 부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중국의 AI 의인화 상호작용 서비스 규제란 무엇인가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을 포함한 5개 부처가 2026년 4월 10일 공포하고 7월 15일 발효하는 규제입니다. 인간의 성격·사고방식·대화 방식을 모방해 이용자와 지속적인 정서 관계를 맺는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며, 중독 방지 시스템과 이탈 장치를 의무화합니다.
더우바오 에이전트 기능이 종료되면 내 대화 기록은 어떻게 되나요?
더우바오는 7월 15일 기능을 종료하고, 기존 대화를 10월 15일까지 읽기 전용으로 유지한 뒤 회사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라 영구 삭제합니다. 구조화된 내보내기는 제공되지 않으며, 화면 캡처나 텍스트 복사 정도만 가능합니다.
큐원 에이전트는 왜 데이터 이관이 안 되나요?
알리바바 큐원은 7월 15일 완전 종료와 함께 데이터를 즉시 영구 삭제하며, 공식적으로 이관(마이그레이션)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규제가 복사·삭제 권리는 부여했지만 이관 권리는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용자가 기억을 다른 서비스로 옮길 제도적 경로 자체가 없습니다.
AI 에이전트의 기억이 왜 단순 로그 이상의 가치를 갖나요?
에이전트 기억은 대화의 단순 기록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복리로 쌓이는 구조화된 이해입니다. 이용자에게 묶인 기억은 에이전트를 그 사람만의 것으로 만드는 관계 데이터이며, 개인화·신뢰·효용이 여기서 나옵니다. 2026년 기준 에이전트 메모리는 클라우드가 관리형 서비스로 파는 일급 자산이 됐습니다.
에이전트 기억 데이터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나요?
현재로서는 사실상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이용자는 복사·삭제를 요구할 수 있지만, 기억을 원래 맥락 그대로 다른 곳으로 옮길 표준이 없어 플랫폼이 사라지면 기억도 함께 사라집니다. 이 글은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실질적으로 돌려주려면 이관 가능성이 설계에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규제가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나요?
규제의 형식은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AI 컴패니언·에이전트를 둘러싼 정서 관계와 데이터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 관심사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삭제 요청 제도를 운영하고, EU는 데이터 이동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규제의 방향이 달라도 "운영 중 쌓인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질문은 공통으로 남습니다.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 데이터 수명주기를 어떻게 고려해야 하나요?
기억이 쌓이기 전에 보존·삭제 정책을 정하고, 이용자가 자신의 기억을 조회·수정·삭제할 수 있는 도구를 출시 시점부터 제공하며, 기억을 JSON 같은 범용 포맷으로 내보낼 수 있게 하고, 원본 텍스트와 벡터를 함께 저장해 이전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 관행을 갖춘 에이전트가 규제와 사업 변동을 견딥니다.
중국 규제와 유럽 GDPR의 AI 에이전트 데이터 권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GDPR Article 20은 데이터 이동권을 명시하지만 에이전트 메모리 그래프를 옮길 구체적 표준은 없습니다. 이번 중국 규제는 복사·삭제 권리를 부여하되 이관 권리는 비워 뒀습니다. 두 틀 모두 삭제나 이동의 원칙은 언급하지만, 운영 중 누적된 에이전트 기억을 어떻게 이관할지에 대한 실무 표준은 어느 쪽에도 아직 없습니다.
참고문헌
뉴스·언론 보도
- 1.TechNode. (2026, July 6). ByteDance's Doubao and Alibaba's Qwen to Shut Down AI Agent Features on July 15. TechNode.
- 2.TechTimes. (2026, July 4). China AI Companion Law Arrives July 15, Doubao Qwen Agent Data Will Be Deleted. TechTimes.
- 3.Artificial Intelligence News. (2026). China's AI companion rules — what Beijing is really going after. Artificial Intelligence News.
- 4.전자신문. (2026, 7월 6일). 인간형 AI 사상까지 통제?…中, 빅테크 AI 에이전트 서비스 중단. 전자신문.
법률·정책 분석
- 5.Bird & Bird. (2026). China's New Regulations on AI Anthropomorphic Interactive Services. Bird & Bird Insights.
- 6.GeopolitEchs. (2026). China Rolls Out Interim Regulations on AI Human-Like Interaction Services. GeopolitEc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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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논문
- 10.arXiv:2508.05867. (2025, August). The Memory Wars: AI Memory, Network Effects, and the Geopolitics of Cognitive Sovereignty. arXiv pre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