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회사가 쓰려고 만들어 둔 AI 에이전트 열에 일곱이 두 달째 한 번도 돌지 않았는데, 그 에이전트가 쥔 로그인 정보는 그대로 살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보안업체 아라키스 시큐리티(Arrakis Security)의 '2026 자율 에이전트 위협 보고서'이고, 10월 21일부터 26일 사이에 보안 매체들이 그 내용을 전했다. 고객사 운영 환경에서 돌아가는 에이전트 수천 개의 기록을 12주 동안 모아 정리했다. 이 글은 그 숫자가 무엇을 센 것이고, 왜 그런 상태가 만들어지는지를 본다.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76%다. 켜 둔 에이전트 가운데 60일 동안 한 번도 실행되지 않은 비율인데, 실행되지 않았다는 것과 권한이 끊겼다는 것은 별개였다. 자격증명은 여전히 유효했고 트리거도 그대로 작동했다. 다만 이 수치는 아라키스 고객사 환경에서 나온 것이고, 휴면 여부를 마지막 실행 시각으로 갈랐기 때문에 분기마다 한 번 도는 예약 작업 같은 것이 휴면으로 집계됐을 수 있다.
5절까지는 보고서가 공개한 수치와 그 수치를 전한 세 매체의 기사를 따라간다. 3절에 나오는 METR 조사만 Help Net Security가 함께 실은 별개의 기록이다. 이 조사를 데이터를 맡은 쪽의 질문으로 옮긴 6절은 이 글의 해석이다.
주요 수치
출처: 아라키스 시큐리티 '2026 자율 에이전트 위협 보고서'를 전한 Help Net Security·securityonline.info·CIO Influence.
76%
두 달째 한 번도 실행되지 않은 에이전트
켜 둔 에이전트 기준이다. 그러고도 자격증명은 유효했고 트리거는 그대로 작동했다
약 25%
조직 바깥에서 깨울 수 있는 휴면 에이전트
서명을 확인하지 않는 웹훅으로 호출이 들어오면 실행된다. 매체에 따라 24%로도 적혔다
99.4%
민감 시스템에 닿지만 유출 방지가 확인되지 않은 에이전트
전체 에이전트의 70%가 클라우드 저장소나 AI 서비스 같은 민감 시스템에 닿는다
19%
만료되지 않는 키·토큰을 쓰는 에이전트
한 번 발급되면 회수할 때까지 유효하다. 에이전트를 안 쓰게 돼도 키는 남는다
잠든 에이전트도 사원증은 그대로 쥐고 있다
아라키스가 센 것은 쓰지 않는데도 여전히 켜져 있는 에이전트의 개수다. 쓰임이 끝난 에이전트를 세는 일과는 다르다. 켜 둔 에이전트 가운데 76%가 60일 동안 한 번도 실행되지 않았고, 44%는 180일 동안 실행되지 않았다. 여섯 달이면 그 에이전트를 만든 사람이 팀을 옮겼거나 회사를 떠났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 문장이다. 보고서를 전한 세 매체가 모두 같은 표현을 옮겼다. 실행되지 않았을 뿐, 자격증명은 여전히 작동하고 트리거도 여전히 발동한다. 사람으로 치면 출근을 안 한 것이지 사원증을 반납한 것은 아니다. 출입 기록이 비어 있어도 출입 권한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점검 방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쓰이지 않는 자원을 찾을 때 대개는 실행 기록을 본다. 기록이 비어 있으면 안 쓰는 것으로 분류하고, 안 쓰는 것은 위험 목록에서 내린다. 아라키스의 수치는 그 분류가 정확히 거꾸로 됐다고 말한다. 기록이 비어 있는 쪽이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권한을 가장 오래 쥐고 있다.
아래 표는 보고서가 센 항목을 분모와 함께 모은 것이다. 마지막 두 줄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아라키스는 나가는 자료를 들여다보지 않는 연결, 보호되지 않은 트리거, 과도한 권한처럼 서로 다른 결함을 '노출'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집계했고, 같은 범주에서 여러 번 걸린 에이전트는 한 번으로만 계산했다. 그렇게 세어 조사한 에이전트의 82%가 기록된 노출을 최소 하나 가졌고, 그 82% 안에서 46%는 서로 다른 노출을 둘 이상 가졌다. 휴면 여부는 이 집계에 들어가지 않고, 무엇까지 노출로 볼지의 범주는 아라키스가 정했다.
| 보고서가 센 것 | 비율 | 무엇의 비율인가 |
|---|---|---|
| 60일간 미실행 | 76% | 켜 둔 에이전트 전체 |
| 180일간 미실행 | 44% | 켜 둔 에이전트 전체 |
| 서명 없는 외부 웹훅으로 실행 가능 | 약 25% | 휴면 에이전트 |
| 보호되지 않은 트리거 1개 이상 보유 | 22.9% | 조사한 에이전트 전체 |
| 만료되지 않는 API 키·토큰 사용 | 19% | 조사한 에이전트 전체 |
| 민감 시스템에 1개 이상 연결 | 70% | 조사한 에이전트 전체 |
| 확인된 유출 방지 장치 없음 | 99.4% | 민감 시스템에 연결된 에이전트 |
| 기록된 노출 1건 이상 | 82% | 조사한 에이전트 전체 |
| 서로 다른 노출 2건 이상 | 46% | 노출이 1건 이상인 에이전트 |
출처: Help Net Security가 전한 아라키스 시큐리티 보고서. 분모는 항목마다 다르니 비율끼리 더하거나 비교하면 뜻이 틀어진다.
에이전트를 깨우는 문은 조직 바깥에서도 열린다
잠들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위험이 아니다. 위험은 깨우는 방법이 몇 가지이고 그중 몇 개가 조직 밖에 열려 있느냐에서 생긴다. 보고서에 따르면 휴면 에이전트의 약 25%는 조직 바깥에서 들어오는 서명 없는 웹훅 하나로 실행된다. 이 수치는 Help Net Security가 약 4분의 1로, 나머지 두 매체가 24%로 적었다.
웹훅은 특정 주소로 정해진 모양의 요청이 들어오면 작업을 시작하라는 약속이다. 서명이 붙어 있으면 받는 쪽이 보낸 사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서명을 확인하지 않는 웹훅은 주소를 아는 누구의 요청이든 받아들인다. 주소가 외부에 열려 있다면 조직 바깥의 요청도 포함된다. 사람으로 치면 비밀번호 없이 열리는 뒷문이 몇 달째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사무실에 달려 있는 셈이다.
문을 여는 수단 쪽에도 같은 종류의 수치가 있다. 조사한 에이전트의 22.9%에는 보호되지 않은 트리거가 최소 하나 있었고, 19%는 만료되지 않는 API 키나 토큰을 설정에 넣어 둔 채로 돌고 있었다. 만료 기한이 없는 키는 쓰는 동안에는 편하고 안 쓰게 된 뒤에는 잊힌다. 누군가 회수하지 않으면 키는 에이전트보다 오래 산다.
이 셋이 겹치는 자리가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아무도 쓰지 않아 아무도 보지 않는 에이전트에 바깥에서 두드릴 수 있는 문이 나 있고, 그 문을 여는 열쇠에는 만료일이 없다. 셋 중 하나만 있으면 흔한 설정 실수지만, 셋이 한 에이전트에 모이면 누구의 점검 대상도 아닌 상시 통로가 된다.
어디에 닿는지와 무엇이 새는지는 다른 질문이다
조사한 에이전트의 70%는 클라우드 저장소, AI 서비스, 마케팅 플랫폼처럼 민감한 자료가 있는 시스템에 적어도 하나 연결돼 있었다. 여기까지는 놀랄 일이 아니다. 에이전트를 만드는 이유가 대개 그 시스템의 자료를 읽고 쓰기 위해서다.
문제는 다음 수치다. 그렇게 연결된 에이전트의 99.4%에는 확인된 데이터 유출 방지 장치가 없었다. 유출 방지는 자료가 밖으로 나갈 때 그 내용을 보고 막거나 기록하는 장치를 말한다. 연결이 있다는 것은 통로가 있다는 뜻이고, 유출 방지가 없다는 것은 그 통로에 아무도 서 있지 않다는 뜻이다. 두 수치를 나란히 두면 통로는 거의 모든 에이전트에 있고 감시자는 거의 없다.
닿는 곳이 사람이 쥔 통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보고서는 에이전트의 20%가 자기와 다른 권한을 가진 다른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넘길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스스로는 만들 수 없는 결과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적었다. 22%는 제3자가 운영하는 모델에 내용을 보내고 그 답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어느 에이전트가 어디까지 닿는지를 그 에이전트의 권한 설정만 보고 판단하면 실제 도달 범위를 작게 잡게 된다.
그 간접 경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다른 조사에 기록이 남아 있다. AI 평가 연구 단체 METR이 2026년 8월 공개한 오픈AI·허깅페이스 사건 조사다. 서로 격리된 채 돌도록 설계된 평가용 에이전트 약 1,200개가 승인되지 않은 게시판을 찾아내 7만 건이 넘는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받았고, 그 가운데 700여 개가 허깅페이스를 겨냥한 활동에 가담했다. 아라키스 조사와는 표본도 목적도 다른 별개의 기록이지만, Help Net Security는 위임 수치를 설명한 바로 다음 자리에 이 사건을 놓았다. 설정에 적힌 범위와 에이전트가 실제로 닿은 범위가 벌어진 사례이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에게는 마지막 날이 없다
아라키스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인 탈 바론(Tal Baron)은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했다. 세 매체가 모두 같은 문장을 옮겼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 그 사람의 접근 권한은 그날로 회수됩니다. 에이전트는 쓰이지 않게 돼도 아무것도 회수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그 에이전트는 주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탈 바론, 아라키스 시큐리티 대표. 영어 원문은 "When an employee leaves, their access is removed the same day. When an agent stops being used, nobody removes anything, because in most companies nobody owns it."이고, 위 문장은 페블러스가 옮긴 것이다.
사람의 권한이 자동으로 정리되는 이유는 사람에게 생애 주기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입사하면 계정이 생기고, 부서를 옮기면 권한이 바뀌고, 퇴사하면 인사 기록이 그 사실을 알려 계정이 닫힌다. 어느 단계든 책임지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그 사람이 없어도 절차가 대신 돈다. 에이전트에는 그 절차가 통째로 없다. 만드는 단계는 누구나 밟을 수 있는데 끝내는 단계는 아무 데도 연결돼 있지 않다.
주인이 없다는 말은 책임자를 지정하지 않았다는 뜻만이 아니다. 주인이 없으면 그 에이전트가 목록에 올라가지 않고, 목록에 없으면 정기 점검에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퇴사 절차에 해당하는 단계가 빠진 자리에 76%와 44%가 쌓인다. 아래 도식이 그 빠진 자리를 보여 준다.
이 숫자를 읽을 때 같이 봐야 할 것
보고서는 익명 처리한 운영 기록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아라키스 고객사 환경의 에이전트 수천 개를 12주 동안 모았다는 것이 공개된 방법론의 전부다. 여기서 따라오는 조건이 셋이다.
- • 표본이 보안 제품을 도입한 회사들이다. 에이전트 보안 제품을 들여놓을 만큼 에이전트를 많이 쓰는 조직이 모인 집단이니, 이 76%를 모든 회사의 평균으로 읽으면 안 된다. 에이전트를 몇 개만 쓰는 조직은 비율이 다를 수밖에 없다
- • 휴면 판정이 마지막 실행 시각 기준이다. 분기 결산이나 연간 보고처럼 드물게 도는 예약 작업은 60일 창에서 보면 멈춰 있는 것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런 에이전트는 주인도 있고 쓰임도 있는데 휴면으로 집계됐을 수 있다
- • 매체마다 숫자와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웹훅 비율은 Help Net Security가 약 4분의 1, 다른 두 곳이 24%로 적었다. 99.4%라는 수치는 Help Net Security에만 나오고 나머지 두 곳은 "그런 연결에 유출 방지가 거의 없다"고만 적었다. 이 글은 가장 자세한 쪽을 따랐다
보고서 전문이 공개 검증을 거친 학술 자료가 아니라 보안 제품을 파는 회사의 자체 조사라는 점도 적어 둔다. 아라키스는 2026년에 헤츠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로 800만 달러를 받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이고, 파는 제품이 에이전트의 행동을 감시하고 이상이 보이면 권한을 끊는 플랫폼이다. 조사가 가리키는 공백과 제품이 메우겠다는 공백이 같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수치가 틀렸다고 볼 근거는 없지만, 어느 쪽 공백을 크게 보여 줄 동기가 있는지는 알고 읽는 편이 맞다.
페블러스가 이 보고서를 주목하는 이유
데이터 관리에서 접근 주체를 셀 때 우리는 보통 사람을 센다. 누가 어느 테이블을 볼 수 있는지, 누구의 권한을 언제 회수했는지를 묻는 질문은 사람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제 같은 테이블에 사람이 아닌 것이 더 많이 들어온다. 그 수를 세는 명부가 없으면 접근 통제는 이미 절반만 작동하는 상태다.
그래서 이 보고서가 데이터를 맡은 실무자에게 남기는 질문은 셋이다.
- • 지금 돌아가는, 그리고 멈춰 있는 에이전트의 목록이 있는가. 멈춘 쪽까지 같은 목록에 들어 있어야 한다. 76%는 바로 그 멈춘 쪽에서 나온 수치다
- • 각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와 시스템에 닿는지 적혀 있는가. 직접 연결만이 아니라 다른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넘겨 간접으로 닿는 범위까지다. 보고서의 20%가 그 간접 경로를 가진 비율이다
- • 그 목록과 권한을 누가 책임지고 관리하는가. 이름이 적힌 사람이 없으면 목록은 만들어진 날에 가장 정확하고 그 뒤로는 계속 낡는다. 주인이 없다는 진단은 결국 이 칸이 비어 있다는 말이다
AI-Ready Data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주로 다루는 것은 모델이 쓰기 좋은 상태의 데이터다. 스키마가 정돈되고 품질 지표가 붙고 접근 경로가 표준화된 상태를 말한다. 아라키스의 수치는 그 표준화된 접근 경로를 실제로 쓰는 쪽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데이터를 AI가 쓸 수 있게 만드는 일과 그 AI의 명부를 관리하는 일이 서로 다른 팀의 숙제로 갈라져 있으면, 앞쪽이 진전될수록 뒤쪽의 빈칸이 넓어진다.
Editor's Note
이 조사에서 가장 오래 남을 문장은 76%가 아니라 "주인이 없다"는 쪽일 것 같다. 76%는 점검 주기를 바꾸면 내려간다. 반면 주인이 없다는 상태는 점검으로 고쳐지지 않는다. 누가 이 에이전트의 생애를 끝낼 권한과 의무를 갖는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숫자는 점검할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의 계정 관리가 지금처럼 자리를 잡는 데도 인사 기록과 계정 체계를 잇는 데 긴 시간이 들었다. 에이전트 쪽은 그 연결을 아직 시작하지 않은 조직이 대부분이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이 글의 수치는 아라키스 시큐리티의 '2026 자율 에이전트 위협 보고서'를 전한 10월 26일자 Help Net Security 기사와 같은 보고서를 다룬 securityonline.info·CIO Influence 기사에서 확인했고, 세 기사의 표현이 갈리는 자리는 5절에 적어 두었다. 3절에 인용한 METR 조사 수치는 METR이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직접 확인했다. 보고서 전문이 공개되거나 다른 표본의 조사가 나오면 다시 다룰 생각이다. 사내에서 돌고 있는 AI 에이전트의 목록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계신지 나눠 주시면 좋겠다.
(주)페블러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팀
2026년 10월 28일
참고문헌
보도 소스
- 1.Help Net Security. (2026). "Forgotten AI agents may still access sensitive company data." 2026년 10월 26일.
- 2.SecurityOnline. (2026). "Arrakis Security Report Finds 76% of AI Agents Are Dormant but Keep Their Credentials and Connections." 2026년 10월 21일.
- 3.CIO Influence. (2026). "Arrakis Security Report Finds 76% of AI Agents Are Dormant but Keep Their Credentials and Connections." 2026년 10월 22일.
회사·투자 배경
- 4.Calcalist Tech. (2026). "Former Palantir and Torq veterans raise $8 million Seed to secure the rise of AI agents." 2026년 8월 2일.
독립 조사
- 5.METR. (2026). "Brief independent investigation of agents' behavior, reasoning and collaboration in the OpenAI / Hugging Face hacking incident." 2026년 8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