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ecutive Summary

AI가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믿음은 노동시장 전반에 퍼져 있다. 인디드 플렉스가 미국과 영국 노동자 약 2,000명에게 물었더니 62%가 그렇게 답했다. 그런데 자기 분야에서 그 변화를 직접 겪었다는 사람은 31%에 그쳤다. 믿음이 경험의 정확히 두 배다.

그렇다고 위축이 허구인 것도 아니다. 스탠퍼드가 미국 최대 급여 처리 업체의 데이터를 분석하니,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에서 22~25세 초년차 고용이 13~16% 줄어 있었다. 설문은 사람들이 느끼는 바를 재고, 급여 대장은 실제로 몇 명이 채용됐는지를 잰다. 두 계측기가 다른 숫자를 내놓을 때, 정책과 채용을 먼저 움직이는 쪽은 대개 더 크고 자극적인 느낌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감정 데이터와 실측 데이터를 나란히 놓고 읽는 일이다. 같은 AI가 왜 어떤 자리에서는 신입을 줄이고 다른 자리에서는 늘리는지, 그 갈림은 자동화와 증강이라는 축에서 드러난다.

62%

줄어든다고 믿는 노동자

인디드 플렉스 설문(미·영 2,000명)

31%

실제로 겪은 노동자

믿음의 절반 수준

13~16%

AI 노출 직무 청년 고용 감소

스탠퍼드 급여 데이터(22~25세)

65%

올해 신입을 같거나 더 뽑겠다는 기업

채용 계획은 여전히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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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와 31%, 같은 설문 안의 두 숫자

2026년 7월, 인력 플랫폼 인디드 플렉스가 미국과 영국 노동자 약 2,000명에게 AI가 채용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물었다(PR Newswire). 62%가 "AI가 루틴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정작 자기 분야에서 그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한 사람은 31%였다. 믿는 사람이 겪은 사람의 두 배다.

같은 설문의 다른 숫자들도 흥미롭다. 구직 시장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응답자들은 여전히 급여(30%)와 경쟁(25%)을 꼽았고, AI는 그보다 아래였다. AI 때문에 "오늘날 노동시장에서 경쟁할 자신감이 줄었다"는 응답은 34%였다. 이 수치들이 말해 주는 것은 실제 채용 대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불안의 온도다. 설문이 재는 것은 느낌이고, 두려움은 대개 통계보다 앞서 간다.

느낌을 재는 설문과 실제 채용을 재는 급여 대장을 나란히 놓으면 격차가 눈에 들어온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방금 본 설문의 인식이고, 오른쪽은 뒤에서 살펴볼 급여 대장의 실측이다. 같은 'AI와 신입 채용'이라는 현상을 두 자료가 얼마나 다르게 말하는지 먼저 보자.

같은 현상, 다른 계측기 감정 데이터 (설문·인식) 62% 줄어든다고 믿음 31% 실제로 겪음 인디드 플렉스 설문 미·영 노동자 약 2,000명 실측 데이터 (급여 대장) −13~16% 22~25세 고용 안정 경력자 스탠퍼드 · ADP 급여 데이터 AI 노출도 높은 직무
▲ 설문은 사람들의 느낌을 재고, 급여 대장은 실제 채용 수를 잰다. 두 계측기의 값은 같은 현상을 다르게 말한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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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조금 다르다

기업 쪽 설문도 들여다보면 결이 또 다르다. 채용담당자 1,000명을 조사한 리줌템플릿과 코그니전트·피어슨 공동 연구를 HR Dive가 정리했는데, 48%가 신입 대졸자를 채용·훈련하기보다 AI 도구에 투자하는 쪽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55%는 신입 채용 예산의 일부를 이미 AI 도구로 옮겼다.

더 흥미로운 건 같은 담당자들이 품은 낙관이다. 이 조사에서 HR 리더의 94%는 앞으로 5년 안에 AI가 새로운 신입 직무를 만들어 낼 것이라 답했고, 96%는 신입의 역할이 AI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쪽으로 옮겨 갈 것이라 내다봤다. 지금 예산을 AI로 옮기는 손과 나중에 신입 자리를 다시 늘리겠다는 입이 한 조직 안에 공존하는 셈이다.

졸업 가운을 입은 대졸자들이 학위수여식장에 모여 있는 모습 — AI가 신입 채용을 줄이는지를 둘러싼 논쟁의 당사자인 청년 구직자들
▲ 학위수여식장을 가득 채운 대졸자들. 기업의 예산은 AI 쪽으로 옮겨 가지만, 채용 계획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이들의 취업 전선과 맞닿아 있다 | Source: Wikimedia Commons (CC BY 2.0)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65%는 올해 작년과 같거나 더 많은 신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AI로 옮겨 가는데 채용 문은 닫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신입에게 품는 가장 큰 불만은 AI가 아니라 기본기 쪽이었다. 업무 윤리, 기본 문서 이해력, 전문적인 이메일 작성 능력 같은 항목이 AI보다 자주 지적됐다. 기업의 목소리조차 "AI가 신입을 없앤다"는 단순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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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급여 데이터는 실제로 움직였다

여기까지는 모두 설문, 곧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계획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 채용 대장은 뭐라고 말할까.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의 브린욜프슨과 동료들이 미국 최대 급여 처리 업체 ADP의 개인 단위 데이터를 분석했다. 논문 제목이 "탄광 속 카나리아"다.

생성형 AI가 본격 확산된 2022년 말 이후,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직무에서 22~25세 초년차 근로자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13~16% 줄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만 놓고 보면 감소폭이 약 20%에 이른다. 반면 같은 직무의 경력자, 그리고 AI 노출이 낮은 직무의 고용은 안정적이었다. 조정은 임금을 깎는 방식이 아니라 채용을 덜 하는 방식으로 일어났다. 두려움이 앞서 달렸을 뿐, 근거가 없지는 않았던 셈이다.

스탠퍼드 대학 게이츠 컴퓨터 사이언스 빌딩 — 급여 데이터로 AI와 신입 고용의 관계를 분석한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의 소속 기관
▲ 스탠퍼드 대학 게이츠 컴퓨터 사이언스 빌딩. 이 글이 인용한 "탄광 속 카나리아" 연구는 스탠퍼드 디지털 이코노미 랩이 ADP의 급여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 Source: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다만 이 실측 데이터조차 인과관계는 논쟁 중이다. 일부 연구자는 청년층 고용 감소가 AI 탓이 아니라 경기 순환적 채용 둔화와 연령 코호트 효과가 겹친 착시일 수 있다고 본다. 실측이라고 해서 해석까지 자동으로 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이야말로 숫자를 갈라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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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AI가 정반대 결과를 내는 이유

그렇다면 왜 같은 AI가 어떤 기업에서는 신입을 줄이고 다른 기업에서는 늘릴까. 갈림길은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느냐, 보조하느냐에 있다. 대체(자동화)에 쓰이면 실행 업무에 필요한 신입의 수가 줄고, 보조(증강)에 쓰이면 신입이 더 빨리 제 몫을 하게 되어 채용이 유지되거나 늘어난다.

같은 AI, 두 갈래의 고용 결과 같은 AI 도구 자동화 (대체) 실행 업무를 AI가 대신 신입 채용 ↓ 스탠퍼드 · 이력서 데이터 증강 (보조) 신입의 판단을 AI가 보조 신입 채용 유지·↑ ECB 서베이 · IBM 사례 AI를 무엇에 쓰느냐가 신입 고용의 방향을 가른다
▲ 같은 AI라도 실행 업무를 대체하면 신입 채용이 줄고, 신입의 판단을 보조하면 채용이 유지되거나 늘어난다 — 페블러스 원본 도식

이 갈림길은 이론에만 있지 않다. 6,500만 명의 이력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의 신입 고용이 미도입 기업보다 줄었고, 그 감소가 AI 노출이 큰 직무에 집중됐다. 반대로 유럽중앙은행이 5,000개 기업을 조사했을 때는, AI를 성장과 연구개발 목적으로 집중 활용하는 기업이 오히려 채용을 4%p 더 늘렸다. 비용 절감을 위해 쓰는 기업은 덜 뽑고, 역량 확장을 위해 쓰는 기업은 더 뽑았다.

IBM은 이 축을 정면으로 보여 준 사례다. 2026년 초 IBM은 신입 채용을 세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코딩처럼 AI로 대체 가능한 업무의 비중을 줄이고 고객 응대와 복합 문제해결 중심으로 신입 직무를 다시 설계했다. 같은 AI를 두고 어떤 기업은 신입을 내보내는 이유로, 어떤 기업은 더 뽑는 이유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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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데이터와 실측 데이터를 갈라 읽는 법

이 주제의 데이터는 최소 세 층으로 나뉜다. 노동자가 느끼는 불안(설문), 기업이 밝히는 계획(설문), 그리고 실제로 몇 명이 채용됐는지(급여·공고 대장)다. 셋을 하나로 뭉치면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한 줄이 되지만, 갈라 놓으면 서로 다른 이야기가 드러난다. 실무에서 뉴스를 받아들일 때 쓸 수 있는 짧은 체크리스트를 제안한다.

  • 1. 라벨을 먼저 붙인다. 이 숫자가 사람들이 느끼는 값(설문)인지, 실제로 일어난 값(급여·공고)인지부터 구분한다. 62%는 느낌이고, 13~16%는 실측이다.
  • 2. 실측이면 자동화형인지 증강형인지 본다. 같은 감소·증가라도 AI가 사람을 대체한 결과인지 보조한 결과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 3. 두 트랙이 다른 결론이면 그 자체가 신호다. 느낌은 위축을 가리키는데 실측은 잔잔하다면 과잉 공포일 수 있고, 그 반대라면 아직 체감하지 못한 위험일 수 있다.

인식과 실측이 어긋나는 지점을 그냥 뭉개면, 정책도 채용도 더 크게 들리는 감정 쪽으로 끌려간다. 두 데이터를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무엇을 재는 계측기인지 확인하는 습관, 그것이 AI 시대의 노동시장 뉴스를 읽는 가장 실용적인 방어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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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차 보도

학술 연구

업계·시장 소스